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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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봄에 발표된 이 작품은 1960년대 이후의 고도성장정책으로 인해 심화되는 빈부격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중의 편에 서서 고민하던 지식인들에게 큰 영감을 준 황석영의 「객지」이다. 작품 발표 한 해 전인 1970년에는 평화시장의 노동자였던 전태일이 부당하고 비인간적인 노동 조건에 저항하는 의미에서 분신했을 정도로 당시 한국의 노동 조건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사회의 한편에는 고도성장 덕택에 점점 더 부유해져만 가는 사람들이 있었던 반면, 또 다른 이면에서는 하루를 먹고 살기에도 힘겨운 가난한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당대의 지식인들은 이와 같은 시대상을 두고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불렀는데 1970년대 한국문학의 고전, 「객지」 역시 이런 맥락 위에서 발표된 소설이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간척지 공사장의 노동 환경은 열악하다. 법으로 정해진 임금 150원이 규정 대로 지급되지 않고, 임금 명목으로 발급되는 130원짜리 전표 역시 회사 서기와 십장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공모에 의해 대부분 가로채인다. 공사장에서 일을 하면 일을 할수록 오히려 빚을 지고 마는 임금 착취 구조와 ‘감독조’에 의해 자행되는 인권 탄압 속에서 날품 노동자들은 하루하루를 희망 없이 살아가고 있다. 회사 측은 일부의 주체적인 노동자들이 파업을 일으킬 것을 대비하여 몇몇 노동자들을 매수하여 거짓 파업을 선동한 뒤, 여기에 참여한 사람을 미리 해고해버리는 술책까지 꾸민다. 이와 같은 노동 환경을 가진 공사장에 ‘동혁’이 신참으로 들어오게 된다. 부당한 노동 조건을 알게 된 ‘동혁’은 ‘대위’와 함께 새로운 파업을 준비한다. 그러던 어느날, 부당한 현실에 분노한 벙어리 ‘오가’가 화를 참지 못하고 감독조의 일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오가’는 감독조에 의해 몰매를 맞고, 분노한 노동자들은 동혁의 주도로 파업을 벌인다. 때마침 며칠 뒤면 국회의원이 간석지 공사장에 시찰을 올 예정이므로 사측의 입장에서는 노동자들의 파업을 빨리 무마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현장소장은 노동자들의 요구조건을 모두 들어줄 것처럼 거짓말을 하지만, 여기에 속은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거짓말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동혁’과 ‘대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파업을 멈추고 공사장으로 돌아가면서 소설은 마무리된다.

1960-70년대 산업화 시기의 암울한 노동현실과 정치적 억압 속에서 대안을 고민하던 지식인들의 입장에서 이 작품의 발표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사건이었다. 당대의 많은 지식인들은 암울한 현실을 잘 이해함으로써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는 소망을 갖고 있었는데, 소설가들과 문학 평론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문학이 현실을 구체적으로 반영함으로써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문학자들 사이에서 좋은 문학 작품의 기준으로 ‘리얼리즘’이라는 문예사조가 부상된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다. 황석영의 「객지」는 이와 같은 리얼리즘의 기준을 충족시킨다는 관점에서 문학 비평가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고, 이후 1970년대가 낳은 한국 문학의 정전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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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고전 매트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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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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