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맥락
미정, 민영, 철순은 세광물산에서 함께 일하는 노동자들이다. 세 사람은 일을 잘하는 숙련 노동자라서 회사 임원들의 친목회인 ‘세우회’의 회원이 될 수 있었을 정도로 회사와 관계가 좋았다. 적은 임금을 받으면서 오랜 시간 동안 일하는 입장이라 힘든 점도 많았지만 회사에서 자신들의 실력을 인정해준다는 생각에 하루도 빼먹지 않고 출근할 정도로 성실하게 회사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공정 합리화’라는 이름으로 회사가 생산 라인을 둘로 분리하면서부터 세 사람과 회사의 갈등이 시작된다.
고전본문
철순과 민영의 사이에 명확한 적대관계가 형성된 것은 부서가 분리되고부터였다. 회사는 올해초 공정의 합리화와 기동성있는 제품의 생산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기존의 생산라인을 완전히 둘로 분리했다. 제토, 소성, 성형, 제형, 화공, 페인팅, 포장으로 구성된 부서를 제토와 포장만을 제외하고는 반씩 둘로 나누었다. 화공부서도 화공 1부와 화공 2부로 나누어졌다. 민영과 철순은 1부와 2부의 조장으로 임명되었다.
부서 분리의 이유를 회사는 다양한 품목을 신속하게 생산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사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것은 며칠 지나지 않아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둘로 분리된 라인에 동일한 제품이 투입되었다. 그 결과는 서로 비교되지 않을 수 없었다. 한쪽에는 격려와 치하가, 또 한쪽에는 추궁과 압박의 살아있는 근거가 되었다.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었다.
민영의 라인은 점심시간까지 죽여가며 수량을 뽑아냈다. 철순의 화공 2부는 지시량조차 채우지 못했다.
작업지시가 떨어지는 조회시간마다 철순은 호된 질책을 감당해야 했다. 라인 분리 전 지시량과 생산량을 현재와 비교하며 철순이 항변했지만 조금도 먹혀들지 않았다.
“공정을 합리화했잖아. 수천만원을 들여 공정을 합리적으로 개선했는데 생산량은 그대로 뽑겠다는 건 무슨 심보야?”
생산과장은 라인 분리에 든 비용을 일일이 열거했다.
“라인을 분리한다고 손이 두 개에서 셋으로 늘어나는 건 아니잖아요. 어차피 똑같은 안료, 똑같이 붓칠하는 건 달라진 게 없잖아요. 우리가 작업하는 데서 변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지시량 는 것 빼고는요.” (…)
“너 계속 똑똑한 체하는데, 화공 1부는 그럼 어떻게 지시량을 넘겨 뽑았어. 걔네들은 손이 세 개로 늘어났어?” (…)
두 부서의 평균 생산량이 표준량으로 정해졌다. 지시량은 그보다도 많은 최고생산량을 기준으로 떨어졌다. 주가 바뀔 때마다 표준량과 지시량은 올라갔다. 철순의 화공 2부도 생산량이 조금씩 늘어났지만 지시량은 더 많은 폭으로 증가했다. 민영의 1부서도 더 이상 증가가 불가능할 때쯤이면 다른 제품이 투입되어왔다. 그리고 똑같은 과정이 되풀이되었다.
화공 1부는 게으른 2부 때문에 자신들의 몫이 늘어난다고 눈을 흘겼다. 2부는 또 미련한 1부 때문에 지시량이 고무줄처럼 늘어난다고 이를 갈았다. 점심시간 공놀이조차 하지 않았다. 엉뚱하게도, 자신의 살을 갉아먹도록 강요하는 사슬을 어떻게 끊어야 하는지 모르는 부서원들은 서로에게 발톱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렸다.
방현석의 「새벽출정」중에서
토론하기
(1) 기업인의 이윤 추구 행위는 위의 인용문에서 부의 증진이라는 긍정적인 효과와 노동자의 비인간화라는 부정적인 효과를 동시에 일으키고 있다. 위의 인용문을 보면서 자본주의 경제체제 하에서 기업인의 이윤 추구 행위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말해보자. 기업인의 이윤추구 행위는 노동자의 비인간화라는 나쁜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는가? 그렇지 않다면 기업인의 정당한 이윤추구를 보장하면서도 노동자의 비인간화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2) 위의 인용문에서 볼 수 있듯, 회사의 공정 합리화 조치 이후 노동자들 상호 간의 갈등이 극심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당신이 공장의 노동자라면, 위와 같이 서먹해진 노동자들 사이를 어떤 방식으로 중재할 것인가?
해설읽기
이 작품은 1988년 인천의 세창물산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일종의 논픽션 소설이다. 위 인용문은 작품의 배경인 ‘세광물산’에서 파업의 계기가 된 사건을 보여준다. 회사는 공정합리화 지침을 발표하며 각 부서를 두 팀으로 나눈다. 처음에 회사는 팀을 나눈 목적이 다양한 품목을 신속하게 생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두 개의 팀으로 분리된 라인에서 똑같은 물건을 생산하게 함으로써 노동자들의 경쟁을 조장하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였음이 밝혀진다. 둘 중 한 팀의 생산량이 다른 팀보다 많게 되어 있는 경쟁 구도에서 더 많이 생산한 팀은 칭찬을 받고 덜 생산한 팀은 압박을 받게 되는 것이다. 각 팀은 다른 팀보다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점심시간까지 줄여가며 물량을 생산하지만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이러한 회사의 방침은 서로 간의 갈등과 업무부담만 심화시키는 조치에 불과하다. 한 팀이 뒤처지는 만큼 다른 팀이 부서 전체에 할당된 지시량을 채워줘야 하고, 한 팀이 잘하는 만큼, 회사는 다음 번 생산의 지시량을 늘려 작업량을 증가시킨다. 그러니 각 팀은 서로를 헐뜯기에 급급하다.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말이다. ‘너희가 게을러서 우리가 일을 더 해야 해.’, ‘쟤네들은 왜 눈치없이 생산을 많이 해서 지시량을 자꾸 늘게 만들어?’ 이와 같은 현실에 대해 화공 2부의 팀장인 철순은 회사 측에 불만을 토로한다. 라인만 분리되었을 뿐 노동자들의 업무 방식은 똑같으므로 경쟁까지 조장해가며 더 많은 생산량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논리였다. 하지만 회사 측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생산과장은 다른 부서는 생산량을 잘만 늘려가고 있는데 왜 철순의 부서만 불평을 하냐며 요구를 무시한다.
두 팀의 조장인 민영과 철순은 원래 막역한 친구 사이였지만 위와 같은 경쟁 상황 속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 두 사람은 미정의 중재를 통해 자신들의 힘든 현실이 서로의 잘못이기보다 회사 측의 잘못된 방침에 의한 것임을 깨닫게 되어 회사에 맞서 저항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 자신들을 어떻게 취급하는지를 보다 노골적으로 알게 된 세 사람은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파업까지 벌이기에 이르지만, 파업의 과정에서 회사 측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걸다가 철순은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철순의 사망이라는 큰 사건에 직면한 회사는 철순의 죽음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임금을 올려주는 등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한다. 파업은 그렇게 마무리 되지만 이후 회사는 구사대라는 반노조조직을 만들고 거짓 폐업을 추진하여, 1개월만에 다시 파업이 시작된다. 민영과 미정을 비롯한 노동자들은 자금 부족과 회사 측의 탄압에 따른 파업 참가자 이탈 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먼저 죽은 철순을 떠올리며 파업을 이어간다. 파업이 재개된지 150일째 되던 날, 노동자들은 파업에서의 승리를 결의하며 새벽출정에 나선다.
위의 인용문은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 적극적으로 장려되는 기업 경영인의 이윤 극대화 노력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을 보여준다. 이윤을 극대화하여 더 많은 부를 창출해야 하는 기업 경영인의 입장에서는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을 심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입장에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사이가 서먹해질 수도 있고, 괜히 노동강도만 증가할 뿐인 조치로 느껴질 수 있다. 일이 늘어나는 만큼 임금을 늘려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불만은 더 강해질 수 있다.
「새벽출정」에 묘사된 위와 같은 상황은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적극적으로 용인·장려되는 기업가의 이윤 추구 행위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생각을 자아낸다. 기업가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경쟁을 강조하는 것은 회사의 이윤을 증가시키는 데도 기여하지만 사회 전체적인 부의 증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갖는다. 뿐만 아니라 벌어들인 이윤을 사업 확장에 투자한다면, 더 많은 일자리의 창출로도 이어질 수 있어, 사회 전체적으로도 바람직한 결과를 갖는다. 「새벽출정」에 나타난 위의 인용문에서도 기업인의 이윤 추구가 공장의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증가시켰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노동자의 관점에서 봤을 때, 기업인의 이윤 추구는 노동자들의 인간성에 대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위의 인용문에서 보는 바와 같이, 회사의 공정 합리화 조치로 인해, 같은 팀에서 서로 친하게 어울려 지내던 노동자들은 서로를 적대시하는 마음을 키우게 되어, 점심시간 공놀이조차 함께 하지 않을 정도로 사이가 서먹해진다. 뿐만 아니라 1980년대 당시의 공장 노동자 임금 수준이 매우 낮았음을 감안한다면, 낮은 임금 수준과 지나친 업무 강도는 노동자들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다. 두 입장 모두가 갖는 타당성을 고려하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키워드
1980년대, 기업가, 노당자, 비인간화, 생산성, 영업의 자유, 이윤 추구, 파업, 합리, 효율성
전후맥락
미정, 민영, 철순은 세광물산에서 함께 일하는 노동자들이다. 세 사람은 일을 잘하는 숙련 노동자라서 회사 임원들의 친목회인 ‘세우회’의 회원이 될 수 있었을 정도로 회사와 관계가 좋았다. 적은 임금을 받으면서 오랜 시간 동안 일하는 입장이라 힘든 점도 많았지만 회사에서 자신들의 실력을 인정해준다는 생각에 하루도 빼먹지 않고 출근할 정도로 성실하게 회사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공정 합리화’라는 이름으로 회사가 생산 라인을 둘로 분리하면서부터 세 사람과 회사의 갈등이 시작된다.
고전본문
철순과 민영의 사이에 명확한 적대관계가 형성된 것은 부서가 분리되고부터였다. 회사는 올해초 공정의 합리화와 기동성있는 제품의 생산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기존의 생산라인을 완전히 둘로 분리했다. 제토, 소성, 성형, 제형, 화공, 페인팅, 포장으로 구성된 부서를 제토와 포장만을 제외하고는 반씩 둘로 나누었다. 화공부서도 화공 1부와 화공 2부로 나누어졌다. 민영과 철순은 1부와 2부의 조장으로 임명되었다.
부서 분리의 이유를 회사는 다양한 품목을 신속하게 생산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사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것은 며칠 지나지 않아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둘로 분리된 라인에 동일한 제품이 투입되었다. 그 결과는 서로 비교되지 않을 수 없었다. 한쪽에는 격려와 치하가, 또 한쪽에는 추궁과 압박의 살아있는 근거가 되었다.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었다.
민영의 라인은 점심시간까지 죽여가며 수량을 뽑아냈다. 철순의 화공 2부는 지시량조차 채우지 못했다.
작업지시가 떨어지는 조회시간마다 철순은 호된 질책을 감당해야 했다. 라인 분리 전 지시량과 생산량을 현재와 비교하며 철순이 항변했지만 조금도 먹혀들지 않았다.
“공정을 합리화했잖아. 수천만원을 들여 공정을 합리적으로 개선했는데 생산량은 그대로 뽑겠다는 건 무슨 심보야?”
생산과장은 라인 분리에 든 비용을 일일이 열거했다.
“라인을 분리한다고 손이 두 개에서 셋으로 늘어나는 건 아니잖아요. 어차피 똑같은 안료, 똑같이 붓칠하는 건 달라진 게 없잖아요. 우리가 작업하는 데서 변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지시량 는 것 빼고는요.” (…)
“너 계속 똑똑한 체하는데, 화공 1부는 그럼 어떻게 지시량을 넘겨 뽑았어. 걔네들은 손이 세 개로 늘어났어?” (…)
두 부서의 평균 생산량이 표준량으로 정해졌다. 지시량은 그보다도 많은 최고생산량을 기준으로 떨어졌다. 주가 바뀔 때마다 표준량과 지시량은 올라갔다. 철순의 화공 2부도 생산량이 조금씩 늘어났지만 지시량은 더 많은 폭으로 증가했다. 민영의 1부서도 더 이상 증가가 불가능할 때쯤이면 다른 제품이 투입되어왔다. 그리고 똑같은 과정이 되풀이되었다.
화공 1부는 게으른 2부 때문에 자신들의 몫이 늘어난다고 눈을 흘겼다. 2부는 또 미련한 1부 때문에 지시량이 고무줄처럼 늘어난다고 이를 갈았다. 점심시간 공놀이조차 하지 않았다. 엉뚱하게도, 자신의 살을 갉아먹도록 강요하는 사슬을 어떻게 끊어야 하는지 모르는 부서원들은 서로에게 발톱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렸다.
방현석의 「새벽출정」중에서
토론하기
(1) 기업인의 이윤 추구 행위는 위의 인용문에서 부의 증진이라는 긍정적인 효과와 노동자의 비인간화라는 부정적인 효과를 동시에 일으키고 있다. 위의 인용문을 보면서 자본주의 경제체제 하에서 기업인의 이윤 추구 행위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말해보자. 기업인의 이윤추구 행위는 노동자의 비인간화라는 나쁜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는가? 그렇지 않다면 기업인의 정당한 이윤추구를 보장하면서도 노동자의 비인간화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2) 위의 인용문에서 볼 수 있듯, 회사의 공정 합리화 조치 이후 노동자들 상호 간의 갈등이 극심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당신이 공장의 노동자라면, 위와 같이 서먹해진 노동자들 사이를 어떤 방식으로 중재할 것인가?
해설읽기
이 작품은 1988년 인천의 세창물산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일종의 논픽션 소설이다. 위 인용문은 작품의 배경인 ‘세광물산’에서 파업의 계기가 된 사건을 보여준다. 회사는 공정합리화 지침을 발표하며 각 부서를 두 팀으로 나눈다. 처음에 회사는 팀을 나눈 목적이 다양한 품목을 신속하게 생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두 개의 팀으로 분리된 라인에서 똑같은 물건을 생산하게 함으로써 노동자들의 경쟁을 조장하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였음이 밝혀진다. 둘 중 한 팀의 생산량이 다른 팀보다 많게 되어 있는 경쟁 구도에서 더 많이 생산한 팀은 칭찬을 받고 덜 생산한 팀은 압박을 받게 되는 것이다. 각 팀은 다른 팀보다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점심시간까지 줄여가며 물량을 생산하지만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이러한 회사의 방침은 서로 간의 갈등과 업무부담만 심화시키는 조치에 불과하다. 한 팀이 뒤처지는 만큼 다른 팀이 부서 전체에 할당된 지시량을 채워줘야 하고, 한 팀이 잘하는 만큼, 회사는 다음 번 생산의 지시량을 늘려 작업량을 증가시킨다. 그러니 각 팀은 서로를 헐뜯기에 급급하다.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말이다. ‘너희가 게을러서 우리가 일을 더 해야 해.’, ‘쟤네들은 왜 눈치없이 생산을 많이 해서 지시량을 자꾸 늘게 만들어?’ 이와 같은 현실에 대해 화공 2부의 팀장인 철순은 회사 측에 불만을 토로한다. 라인만 분리되었을 뿐 노동자들의 업무 방식은 똑같으므로 경쟁까지 조장해가며 더 많은 생산량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논리였다. 하지만 회사 측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생산과장은 다른 부서는 생산량을 잘만 늘려가고 있는데 왜 철순의 부서만 불평을 하냐며 요구를 무시한다.
두 팀의 조장인 민영과 철순은 원래 막역한 친구 사이였지만 위와 같은 경쟁 상황 속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 두 사람은 미정의 중재를 통해 자신들의 힘든 현실이 서로의 잘못이기보다 회사 측의 잘못된 방침에 의한 것임을 깨닫게 되어 회사에 맞서 저항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 자신들을 어떻게 취급하는지를 보다 노골적으로 알게 된 세 사람은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파업까지 벌이기에 이르지만, 파업의 과정에서 회사 측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걸다가 철순은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철순의 사망이라는 큰 사건에 직면한 회사는 철순의 죽음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임금을 올려주는 등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한다. 파업은 그렇게 마무리 되지만 이후 회사는 구사대라는 반노조조직을 만들고 거짓 폐업을 추진하여, 1개월만에 다시 파업이 시작된다. 민영과 미정을 비롯한 노동자들은 자금 부족과 회사 측의 탄압에 따른 파업 참가자 이탈 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먼저 죽은 철순을 떠올리며 파업을 이어간다. 파업이 재개된지 150일째 되던 날, 노동자들은 파업에서의 승리를 결의하며 새벽출정에 나선다.
위의 인용문은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 적극적으로 장려되는 기업 경영인의 이윤 극대화 노력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을 보여준다. 이윤을 극대화하여 더 많은 부를 창출해야 하는 기업 경영인의 입장에서는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을 심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입장에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사이가 서먹해질 수도 있고, 괜히 노동강도만 증가할 뿐인 조치로 느껴질 수 있다. 일이 늘어나는 만큼 임금을 늘려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불만은 더 강해질 수 있다.
「새벽출정」에 묘사된 위와 같은 상황은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적극적으로 용인·장려되는 기업가의 이윤 추구 행위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생각을 자아낸다. 기업가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경쟁을 강조하는 것은 회사의 이윤을 증가시키는 데도 기여하지만 사회 전체적인 부의 증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갖는다. 뿐만 아니라 벌어들인 이윤을 사업 확장에 투자한다면, 더 많은 일자리의 창출로도 이어질 수 있어, 사회 전체적으로도 바람직한 결과를 갖는다. 「새벽출정」에 나타난 위의 인용문에서도 기업인의 이윤 추구가 공장의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증가시켰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노동자의 관점에서 봤을 때, 기업인의 이윤 추구는 노동자들의 인간성에 대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위의 인용문에서 보는 바와 같이, 회사의 공정 합리화 조치로 인해, 같은 팀에서 서로 친하게 어울려 지내던 노동자들은 서로를 적대시하는 마음을 키우게 되어, 점심시간 공놀이조차 함께 하지 않을 정도로 사이가 서먹해진다. 뿐만 아니라 1980년대 당시의 공장 노동자 임금 수준이 매우 낮았음을 감안한다면, 낮은 임금 수준과 지나친 업무 강도는 노동자들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다. 두 입장 모두가 갖는 타당성을 고려하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키워드
1980년대, 기업가, 노당자, 비인간화, 생산성, 영업의 자유, 이윤 추구, 파업, 합리, 효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