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맥락
세광물산의 숙련 노동자 미정, 민영, 철순은 공정 합리화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진 회사의 조치가 노동자들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을 지나칠 정도로 조장한다는 문제의식을 느껴 회사 측에 항의하는 의미로 하루 동안 잔업을 거부한다. 그러나 회사 측은 단 하루 동안 잔업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가장 일을 잘했던 미정만을 제외하고 민영과 철순을 해고하겠다고 통보한다. 다행히 미정이 사장에게 용서를 구해 사태는 일단락되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공장 노동자의 현실을 실감하게 된 세 사람은 임금 인상 등의 요구 조건을 내걸고 회사를 상대로 한 파업을 벌이게 된다. 그러나 파업을 위한 현수막을 걸던 중 철순이 지붕에서 떨어져 생을 마감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사태가 격화될 것을 우려한 회사는 노동자들의 요구조건을 모두 수용하는 합의서를 작성한다. 이로써 파업은 마무리되고 정상적인 조업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되었지만 사태는 예상 밖의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고전본문
그러나 세광 깡순이들의 아픔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시련의 시작은 이때부터였다.
정상조업의 재개와 동시에 폐업설이 현장에 떠돌았다.
28일간의 파업농성을 마친 조합원들은 평화로운 일터에서 동료를 잃어버린 상처를 아물리고 싶었다. 그러나 운명은 세광 깡순이들에게 가혹했다. 김세호 사장의 노조에 대한 적대행위는 집요했다. 세광물산발전추진위원회란 반노조 조직을 만들고 그들로 하여금 탄압의 전면에 나서도록 하였다. 한편으로는 폐업설을 계속 흘려보냈다. 노조가 결성됐을 때 구사대로 나섰던 세광물산발전추진위원회의 구성원들은 술을 마시고 노조 사무실에 들어와 집기를 부수고 행패를 부렸다. 미정은 세발추(세광 깡순이들은 세광물산발전추진위원회를 이렇게 줄여서 불렀다)의 구성원들이 철순의 초상화가 놓인 조합사무실에서 행패를 부리는 것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그러나 인내했다. 노조는 최대한 인내를 결의했다. 회사의 사정을 공개하고 협조를 요청하면 생산량 증가에 노력할 의향이 있음도 분명히 했다.
세발추는 일당이 너무 많이 올라 회사가 망하게 생겼으니 임금을 도로 내리자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일당 3,720원에서 1,200원 올라 4,920원, 한달 해봐야 147,600원이었다. 세광의 노동자들은 한 달 30일 일하고도 147,600원 받는 것마저 지나친 것이다.
김세호 사장이 바라는 것은 생산량의 증가도 임금의 인하도 아니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노조의 해산과 조합원들의 퇴직뿐이었다.
그는 미정과의 단독대담에서 자신의 의도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회사 사정이 정말 어렵다면 그것을 공개하세요. 노조도 최대한 협조하겠습니다.”
“이것저것 떠나서 난 더 이상 장사하기가 싫어.”
“사장님에겐 이 공장이 돈 버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한지 모르지만 저희들에겐 생계가 걸린 일터입니다. 300명의 생계를 사장님 기분이 나쁘다고 짓밟을 수는 없잖아요.”
“내 회사 내가 안 하겠다는데.”
마침내 사장은 폐업을 선언했다. 합의서의 인주가 마르기도 전에 그는 합의사항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방현석의 「새벽출정」중에서
토론하기
(1) 인용문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업 경영인이 자신의 사업체를 자유롭게 운영할 권리가 그 사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계나 인권 문제와 충돌하는 경우가 존재할 수 있다. 이런 경우, 개인인 기업 경영자가 노동자들의 생계까지 고려하면서 영업 자유를 제한해야 한다는 것은 기업 경영인의 입장에서는 부당하지 않을까?
(2) 인용문에는 회사의 사정이 나빠짐에 따라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정당할까?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면, 회사의 입장에 서서 임금 인하를 설득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 노동자의 입장에 서서 어째서 부당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해설읽기
위의 인용문은 파업 합의 이후에도 계속되는 노사 갈등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파업 합의 이후 정상조업이 재개되었는데, 현장에는 공장이 조만간 문을 닫을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게 된다. 뿐만 아니라 ‘노조 때문에’ 파업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는 회사는 노조 자체를 없애버리기 위한 방편으로서 “세광물산발전추진위원회”(세발추)라는 조직을 구성하여, 노조 사무실에 손해를 입히고 심지어는 파업 도중 지붕에서 떨어져 죽은 철순의 초상화를 짓밟는 일까지 벌이게 된다.
노동자들은 분노했지만, 폐업 소문이 떠도는 상황에서 회사를 향해 무작정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도 옳지 않은 일이라 여겼다. 한편으로는 세발추의 행위를 인내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장과 대화를 시도함으로써 사태를 합리적으로 해결해보려고 나선다. 그러나 사측의 입장은 냉담하다. 인용문에서 보듯,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세발추는 지난 파업 이후로 임금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일단 임금을 도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파업 이후 오르게 된 임금 역시 여전히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사정이 어려워 임금을 다시금 낮춰야 한다면, 회사는 그에 대한 근거로 회사의 사정을 우선 공개하고 노동자들에게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노동자들은 생각한다. 만약 회사의 폐업 결정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할 근거가 있다면 노동자들은 당분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더라도 공장의 생산량 증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의사가 있다.
그러나 사장을 직접 찾아간 미정은 실망스러운 대답만을 듣게 된다. 사장은 여러 말 할 것 없이 더 이상 장사하기가 싫어서 공장 문을 닫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정은 공장에 대한 사장의 생각과 노동자의 생각을 대조해가며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즉, 사장에게 공장은 돈을 버는 수단일 뿐이지만, 노동자들에게는 생계가 달려 있는 일터라는 것이다. 만약 사장이 단순히 장사하기가 싫다는 이유로 공장을 폐쇄하게 되면 공장에서 일하는 300명의 노동자들은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장은 미정의 생각에 반대하며 자신의 회사이니만큼 그에 대한 처분 역시 자신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주장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5조에 따라 모든 경영인은 영업의 자유를 보장받는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자신의 자유 의사로 장사가 하기 싫다는 사장의 생각은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미정의 생각도 옳다. 회사에 소속되어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약자의 입장에서는 회사의 폐업이 생계 자체의 곤란을 초래할 정도로 큰 위험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최근 헌법 재판소는 근로의 권리를 ‘일할 자리에 관한 권리’뿐만 아니라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를 포함한 것으로 규정하며 해고를 제한한 바 있다. 이렇게 보면서 헌법 재판소는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에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침해를 막기 위한 권리로서 건강한 작업 환경, 정당한 보수, 합리적 근로조건의 보장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까지 포함될 수 있다고 규정했다.(헌재 2017.5.25. 2016헌마640) 즉, 기업 경영인의 영업 자유 행사가 노동자들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영업 자유를 어느 정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법에 의해 규정된 것이다.
이를 미루어 위의 사례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공장의 폐업 조치 역시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인권을 고려하여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어디까지나 개인에 불과한 기업 경영인이 자기 사업체의 운영 방향을 결정함에 있어서 노동자들의 입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은 가혹해보일 수도 있다. 더욱이 소설의 다른 부분을 보면 회사측은 폐업하는 대신, 파업 중인 노동자들에게 상당한 액수의 보상금과 더불어 노동자들의 정신적 피해에 사과하는 신문 광고를 싣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회사의 입장에서는 이미 노동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 이 작품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회사의 폐업 결정은 단순히 사장의 기분 문제 때문이라기보다는 노동조합을 없애기 위한 이유로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사장은 파업이 일어난 공장의 물량을 다른 공장으로 빼돌린 채 노동조합이 결성된 공장만을 폐업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를 본다면 사장의 폐업 결정은 노동조합을 파괴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는 위장폐업에 해당하므로, 노동조합법 제81조가 금지하는 부당노동행위*일 수 있다(대법원 1991.12.24. 선고, 91누2762, 판결).
* 부당노동행위: 근로자의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행사에 대한 사용자의 방해행위.
키워드
경영의 자유, 기업가, 노동자, 노동자의 권리, 노동조합, 위장 폐업, 임금 인하, 자본주의
전후맥락
세광물산의 숙련 노동자 미정, 민영, 철순은 공정 합리화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진 회사의 조치가 노동자들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을 지나칠 정도로 조장한다는 문제의식을 느껴 회사 측에 항의하는 의미로 하루 동안 잔업을 거부한다. 그러나 회사 측은 단 하루 동안 잔업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가장 일을 잘했던 미정만을 제외하고 민영과 철순을 해고하겠다고 통보한다. 다행히 미정이 사장에게 용서를 구해 사태는 일단락되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공장 노동자의 현실을 실감하게 된 세 사람은 임금 인상 등의 요구 조건을 내걸고 회사를 상대로 한 파업을 벌이게 된다. 그러나 파업을 위한 현수막을 걸던 중 철순이 지붕에서 떨어져 생을 마감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사태가 격화될 것을 우려한 회사는 노동자들의 요구조건을 모두 수용하는 합의서를 작성한다. 이로써 파업은 마무리되고 정상적인 조업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되었지만 사태는 예상 밖의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고전본문
그러나 세광 깡순이들의 아픔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시련의 시작은 이때부터였다.
정상조업의 재개와 동시에 폐업설이 현장에 떠돌았다.
28일간의 파업농성을 마친 조합원들은 평화로운 일터에서 동료를 잃어버린 상처를 아물리고 싶었다. 그러나 운명은 세광 깡순이들에게 가혹했다. 김세호 사장의 노조에 대한 적대행위는 집요했다. 세광물산발전추진위원회란 반노조 조직을 만들고 그들로 하여금 탄압의 전면에 나서도록 하였다. 한편으로는 폐업설을 계속 흘려보냈다. 노조가 결성됐을 때 구사대로 나섰던 세광물산발전추진위원회의 구성원들은 술을 마시고 노조 사무실에 들어와 집기를 부수고 행패를 부렸다. 미정은 세발추(세광 깡순이들은 세광물산발전추진위원회를 이렇게 줄여서 불렀다)의 구성원들이 철순의 초상화가 놓인 조합사무실에서 행패를 부리는 것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그러나 인내했다. 노조는 최대한 인내를 결의했다. 회사의 사정을 공개하고 협조를 요청하면 생산량 증가에 노력할 의향이 있음도 분명히 했다.
세발추는 일당이 너무 많이 올라 회사가 망하게 생겼으니 임금을 도로 내리자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일당 3,720원에서 1,200원 올라 4,920원, 한달 해봐야 147,600원이었다. 세광의 노동자들은 한 달 30일 일하고도 147,600원 받는 것마저 지나친 것이다.
김세호 사장이 바라는 것은 생산량의 증가도 임금의 인하도 아니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노조의 해산과 조합원들의 퇴직뿐이었다.
그는 미정과의 단독대담에서 자신의 의도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회사 사정이 정말 어렵다면 그것을 공개하세요. 노조도 최대한 협조하겠습니다.”
“이것저것 떠나서 난 더 이상 장사하기가 싫어.”
“사장님에겐 이 공장이 돈 버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한지 모르지만 저희들에겐 생계가 걸린 일터입니다. 300명의 생계를 사장님 기분이 나쁘다고 짓밟을 수는 없잖아요.”
“내 회사 내가 안 하겠다는데.”
마침내 사장은 폐업을 선언했다. 합의서의 인주가 마르기도 전에 그는 합의사항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방현석의 「새벽출정」중에서
토론하기
(1) 인용문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업 경영인이 자신의 사업체를 자유롭게 운영할 권리가 그 사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계나 인권 문제와 충돌하는 경우가 존재할 수 있다. 이런 경우, 개인인 기업 경영자가 노동자들의 생계까지 고려하면서 영업 자유를 제한해야 한다는 것은 기업 경영인의 입장에서는 부당하지 않을까?
(2) 인용문에는 회사의 사정이 나빠짐에 따라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정당할까?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면, 회사의 입장에 서서 임금 인하를 설득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 노동자의 입장에 서서 어째서 부당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해설읽기
위의 인용문은 파업 합의 이후에도 계속되는 노사 갈등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파업 합의 이후 정상조업이 재개되었는데, 현장에는 공장이 조만간 문을 닫을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게 된다. 뿐만 아니라 ‘노조 때문에’ 파업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는 회사는 노조 자체를 없애버리기 위한 방편으로서 “세광물산발전추진위원회”(세발추)라는 조직을 구성하여, 노조 사무실에 손해를 입히고 심지어는 파업 도중 지붕에서 떨어져 죽은 철순의 초상화를 짓밟는 일까지 벌이게 된다.
노동자들은 분노했지만, 폐업 소문이 떠도는 상황에서 회사를 향해 무작정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도 옳지 않은 일이라 여겼다. 한편으로는 세발추의 행위를 인내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장과 대화를 시도함으로써 사태를 합리적으로 해결해보려고 나선다. 그러나 사측의 입장은 냉담하다. 인용문에서 보듯,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세발추는 지난 파업 이후로 임금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일단 임금을 도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파업 이후 오르게 된 임금 역시 여전히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사정이 어려워 임금을 다시금 낮춰야 한다면, 회사는 그에 대한 근거로 회사의 사정을 우선 공개하고 노동자들에게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노동자들은 생각한다. 만약 회사의 폐업 결정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할 근거가 있다면 노동자들은 당분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더라도 공장의 생산량 증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의사가 있다.
그러나 사장을 직접 찾아간 미정은 실망스러운 대답만을 듣게 된다. 사장은 여러 말 할 것 없이 더 이상 장사하기가 싫어서 공장 문을 닫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정은 공장에 대한 사장의 생각과 노동자의 생각을 대조해가며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즉, 사장에게 공장은 돈을 버는 수단일 뿐이지만, 노동자들에게는 생계가 달려 있는 일터라는 것이다. 만약 사장이 단순히 장사하기가 싫다는 이유로 공장을 폐쇄하게 되면 공장에서 일하는 300명의 노동자들은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장은 미정의 생각에 반대하며 자신의 회사이니만큼 그에 대한 처분 역시 자신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주장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5조에 따라 모든 경영인은 영업의 자유를 보장받는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자신의 자유 의사로 장사가 하기 싫다는 사장의 생각은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미정의 생각도 옳다. 회사에 소속되어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약자의 입장에서는 회사의 폐업이 생계 자체의 곤란을 초래할 정도로 큰 위험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최근 헌법 재판소는 근로의 권리를 ‘일할 자리에 관한 권리’뿐만 아니라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를 포함한 것으로 규정하며 해고를 제한한 바 있다. 이렇게 보면서 헌법 재판소는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에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침해를 막기 위한 권리로서 건강한 작업 환경, 정당한 보수, 합리적 근로조건의 보장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까지 포함될 수 있다고 규정했다.(헌재 2017.5.25. 2016헌마640) 즉, 기업 경영인의 영업 자유 행사가 노동자들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영업 자유를 어느 정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법에 의해 규정된 것이다.
이를 미루어 위의 사례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공장의 폐업 조치 역시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인권을 고려하여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어디까지나 개인에 불과한 기업 경영인이 자기 사업체의 운영 방향을 결정함에 있어서 노동자들의 입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은 가혹해보일 수도 있다. 더욱이 소설의 다른 부분을 보면 회사측은 폐업하는 대신, 파업 중인 노동자들에게 상당한 액수의 보상금과 더불어 노동자들의 정신적 피해에 사과하는 신문 광고를 싣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회사의 입장에서는 이미 노동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 이 작품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회사의 폐업 결정은 단순히 사장의 기분 문제 때문이라기보다는 노동조합을 없애기 위한 이유로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사장은 파업이 일어난 공장의 물량을 다른 공장으로 빼돌린 채 노동조합이 결성된 공장만을 폐업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를 본다면 사장의 폐업 결정은 노동조합을 파괴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는 위장폐업에 해당하므로, 노동조합법 제81조가 금지하는 부당노동행위*일 수 있다(대법원 1991.12.24. 선고, 91누2762, 판결).
* 부당노동행위: 근로자의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행사에 대한 사용자의 방해행위.
키워드
경영의 자유, 기업가, 노동자, 노동자의 권리, 노동조합, 위장 폐업, 임금 인하, 자본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