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맥락
인용한 부분은 『바람의 넋』 도입부로, ‘나’(세중)는 가출을 끝내고 돌아온 아내(은수)를 복잡한 심경으로 맞이한다. 은수는 결혼 이후 이유도 알리지 않은 채 가출을 반복했고, 세중은 매번 용서하지 않겠다고 결심하지만, 자신의 자존심이 다칠까봐 두려워서, 또 아내에 대한 사랑과 연민 때문에 은수를 몰아세우거나 제대로 된 이유를 물어보는 것조차 실패한다. 처음 은수가 가출했을 때 세중은 자신이 알고 있던 아내가 실제와 다른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데에 충격받고, 주변인들은 흔한 드라마 속 불륜이나 임신으로 인한 ‘히스테리’ 같은 뻔한 이유를 추측한다.
결국 세중은 은수를 신혼여행지에서 찾는 데 성공하지만, 은수는 집을 나온 이유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채 이렇게 오랫동안 머무를 계획은 아니었다고 눈물지을 뿐이다. 세중은 아내에게 안타까움을 느껴 더 이상 캐묻지 못하고 함께 돌아오는데, 그 이후에도 은수가 종종 이유 없이 집을 나가는 일이 되풀이되었다. 은수는 아들 승일이를 낳은 이후 방랑벽이 잠시 잦아드는 듯 보였으나, 다시 가출을 되풀이한 채 부부는 소설이 시작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고전본문
저녁상을 물리고 난 후, 부엌에서 들려오던 그릇 달그락거리는 소리, 수돗물 소리가 그친 지 오래인데도 아내는 방으로 들어오는 기척이 없다.
겨드랑이께에 베개를 괴고 비스듬히 누워 텔레비전의 뉴스를 보면서도 내 귀는 간혹 마루를 밟는 가벼운 발소리, 무언가 찾는 양 장식장의 서랍을 여닫는 소리로 아내의 존재를 확인하곤 했다.
‘아내가 집에 돌아왔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안도감이나 푸근함, 혹은 또 다른 위기감 따위 새삼스럽거나 특별한 느낌은 아니었다.
아내가 또다시 시작한 가출에서 돌아온 것은 불과 닷새 전이다.
아내가 집을 비웠던 일주일 동안 쥐구멍이라도 찾는 듯 잔뜩 주눅이 들어 집안일을 보아주던 장모는, 이제 나는 손 털었네. 죽이든 내쫓든 자네 마음 돌아가는 대로 하게 한마디 남기고는 늦은 밤인데도 아내와 엇비끼다시피 황황히 돌아가 버렸다. 장모의 말이 아니더라도 이번엔 정말 결판을 냈어야 했다.

왜 또 기어들어 왔어? 이게 네 집이야?
잠든 아이가 깨어 어미에게 매달리는 꼴을 보기 전에 등을 밀어내고 단단히 대문 빗장을 질렀어야 했다. 그러나 후줄근해진 코트의 단추만을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꺾고 어둠 속에 서 있는 아내를 보고, 망설임과 두려움으로 오래 서성이던 담 밖의 발소리를 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나는 오히려 맥이 빠졌다.
승일이를 임신하면서부터 나은 듯 싶더니 일 년 동안 벌써 세 번째 가출이었다. 이제는 어디를 갔었느냐고 물을 필요도 느끼지 않았다. 다그치면, 그저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노라는 언제나처럼 같은 대답을 할 게 뻔했다. 도대체 자신이 다닌 곳이나 기억할까. 차라리 화투 노름에 미쳤거나 춤바람이 났거나 생면부지의 남녀가 버스 안에서 짝을 맞춘다는 관광 미팅 따위라도 생각할 수 있다면 결단은 쉬울 것이다. 그러나 사실 아내가 “그저 여기저기를요”라고밖에는 말할 수 없을 만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 분명했다.
(중략)
“혹시 다른 사람이 있는 건 아닐까. 스물여덟 살까지 결혼을 늦추고 있었다면 과거를 생각해볼 수도 있잖니?”
엿새가 지나도록 종무소식이자 누님은 흘깃흘깃 조심스레 내 눈치를 살피며 세상에 그런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라는 듯 말했다.
나는 주간지와 텔레비전 드라마에 길들여진 누님의 사고 조직을 경멸했다. 세상에 흔한 일이라지만 나는 한 번도 아내의 부정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임신을 한 게 아닌가? 임신을 하면 여자들은 까닭 없이 우울증에 빠지거나 히스테리가 되더군. 이상하게 섬세해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것 같아.”
매형은 일반론을 폈다. 나는 그럴 리 없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당분간 아이를 갖지 말자는 것은 아내와 나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출전] 오정희, 『바람의 넋』
토론하기
(1) 소설의 ‘나’가 가출한 아내에 대해 느끼는 이중적인 감정을 정리해봅시다. ‘나’가 아내에게 제대로 화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 ‘나’의 주변인들이 아내의 가출을 두고 추측한 다양한 이유는, 사실 지금까지도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는 일반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는 이에 반대하고 있는데요, 여러분 나름대로 이유를 추측해봅시다.
해설읽기
오정희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바람의 넋」은 1982년 발표한 중편으로, 1986년 동명의 작품집이 발간되었다. 소설은 ‘나’(세중)가 말없이 가출한 아내인 은수를 기다리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세중의 회고 속에서 은수의 가출은 여러 번 반복되었음이 밝혀지는데, 혹자들이 쉽게 상상하는 자극적인 이유와 달리 세중은 은수가 집 밖을 정처 없이 배회하다가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세중은 성실한 은행원으로 일하면서 차분한 아내와 아들(승일)을 둔 남부럽지 않은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로 보이지만, 이들의 가정은 반복되는 은수의 가출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다. 정작 아내조차도 자신이 왜 가출하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데서 세중의 고뇌는 깊어져만 간다.
소설은 크게 4부로 나뉘며 각 부분의 서술자가 달라지는 게 특징이다. 1부와 3부는 세중이 직접 서술자로 등장하며, 2부와 4부에서는 소설 밖의 서술자가 은수에게 초점을 두고 서술한다. 1부에서 세중(‘나’)은 나름대로 은수를 이해해보려고 시도하나 실패를 반복한다. 위의 인용문 이후 세중은 은수의 첫 가출을 회상하는데, 신혼여행지에서 찾아낸 은수는 자신 또한 이렇게 외출이 길어질 줄 몰랐다고 말하며 눈물지을 뿐이다. 2부에서는 은수의 방황에 초점을 맞춰, 은수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충동 때문에 방랑이 지속되는 과정을 그린다. 2부의 끝에서 은수는 또다시 방황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지만, 세중이 가로막는다. 3부에서 세중은 고뇌를 느끼면서도 은수와의 관계를 정리하고자 주택 적금을 해약하고, 은수를 만나 돈을 건네며 이별을 고한다. 4부에서 은수는 한 달 동안 어머니가 사는 집의 단칸방에서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다가, 세중이 일하는 은행을 찾아간다. 그러나 자신과 달리 평범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듯 보이는 세중에게 일종의 배신감을 느끼고 승일이 다니는 유치원으로 찾아간다. 아이를 데리고 예전에 살던 고향을 방황하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데,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세중이 승일을 데리고 돌아가 버린다. 어머니와 단둘이 남은 은수는 자신에게 숨겨진 비밀을 뒤늦게 알게 되며 소설이 마무리된다.
소설이 아내인 은수를 관찰하는 세중의 시점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독자는 세중과 마찬가지로 은수를 수수께끼에 쌓인 인물로 생각하기 쉽다. 그리고 세중이 아내의 방황을 이해해보려고 시도한 절차를 따라가며 은수를 파악하게 된다. 작중 세중은 자신을 이해심 많은 남편으로 설명되는데, 「바람의 넋」이 1982년에 발표되었다는 사실을 차치하고서라도 현대에서도 이유 모를 아내의 가출을 인내하는 남편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는 은수를 찾는 신문광고를 내보내는 과정에서 아내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당혹감을 느끼며, 자신의 어린 시절 아버지의 방황을 인내했던 어머니를 떠올리면서도 자신은 남성이기에 아내를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결론 내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방황을 끝낸 은수와 대면하는 순간마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은수에게 솔직하게 질문하지 못한다. 세중이 끝끝내 은수를 이해하기를 포기해버리고 자신을 지키기로 마음먹는 결말은, 상처 입은 여성의 내면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여성이 쉽게 오해받고야 마는 현실을 보여준다.
키워드
가정, 감정, 내면, 부부, 여성, 일탈, 전쟁, 트라우마
전후맥락
인용한 부분은 『바람의 넋』 도입부로, ‘나’(세중)는 가출을 끝내고 돌아온 아내(은수)를 복잡한 심경으로 맞이한다. 은수는 결혼 이후 이유도 알리지 않은 채 가출을 반복했고, 세중은 매번 용서하지 않겠다고 결심하지만, 자신의 자존심이 다칠까봐 두려워서, 또 아내에 대한 사랑과 연민 때문에 은수를 몰아세우거나 제대로 된 이유를 물어보는 것조차 실패한다. 처음 은수가 가출했을 때 세중은 자신이 알고 있던 아내가 실제와 다른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데에 충격받고, 주변인들은 흔한 드라마 속 불륜이나 임신으로 인한 ‘히스테리’ 같은 뻔한 이유를 추측한다.
결국 세중은 은수를 신혼여행지에서 찾는 데 성공하지만, 은수는 집을 나온 이유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채 이렇게 오랫동안 머무를 계획은 아니었다고 눈물지을 뿐이다. 세중은 아내에게 안타까움을 느껴 더 이상 캐묻지 못하고 함께 돌아오는데, 그 이후에도 은수가 종종 이유 없이 집을 나가는 일이 되풀이되었다. 은수는 아들 승일이를 낳은 이후 방랑벽이 잠시 잦아드는 듯 보였으나, 다시 가출을 되풀이한 채 부부는 소설이 시작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고전본문
저녁상을 물리고 난 후, 부엌에서 들려오던 그릇 달그락거리는 소리, 수돗물 소리가 그친 지 오래인데도 아내는 방으로 들어오는 기척이 없다.
겨드랑이께에 베개를 괴고 비스듬히 누워 텔레비전의 뉴스를 보면서도 내 귀는 간혹 마루를 밟는 가벼운 발소리, 무언가 찾는 양 장식장의 서랍을 여닫는 소리로 아내의 존재를 확인하곤 했다.
‘아내가 집에 돌아왔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안도감이나 푸근함, 혹은 또 다른 위기감 따위 새삼스럽거나 특별한 느낌은 아니었다.
아내가 또다시 시작한 가출에서 돌아온 것은 불과 닷새 전이다.
아내가 집을 비웠던 일주일 동안 쥐구멍이라도 찾는 듯 잔뜩 주눅이 들어 집안일을 보아주던 장모는, 이제 나는 손 털었네. 죽이든 내쫓든 자네 마음 돌아가는 대로 하게 한마디 남기고는 늦은 밤인데도 아내와 엇비끼다시피 황황히 돌아가 버렸다. 장모의 말이 아니더라도 이번엔 정말 결판을 냈어야 했다.

왜 또 기어들어 왔어? 이게 네 집이야?
잠든 아이가 깨어 어미에게 매달리는 꼴을 보기 전에 등을 밀어내고 단단히 대문 빗장을 질렀어야 했다. 그러나 후줄근해진 코트의 단추만을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꺾고 어둠 속에 서 있는 아내를 보고, 망설임과 두려움으로 오래 서성이던 담 밖의 발소리를 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나는 오히려 맥이 빠졌다.
승일이를 임신하면서부터 나은 듯 싶더니 일 년 동안 벌써 세 번째 가출이었다. 이제는 어디를 갔었느냐고 물을 필요도 느끼지 않았다. 다그치면, 그저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노라는 언제나처럼 같은 대답을 할 게 뻔했다. 도대체 자신이 다닌 곳이나 기억할까. 차라리 화투 노름에 미쳤거나 춤바람이 났거나 생면부지의 남녀가 버스 안에서 짝을 맞춘다는 관광 미팅 따위라도 생각할 수 있다면 결단은 쉬울 것이다. 그러나 사실 아내가 “그저 여기저기를요”라고밖에는 말할 수 없을 만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 분명했다.
(중략)
“혹시 다른 사람이 있는 건 아닐까. 스물여덟 살까지 결혼을 늦추고 있었다면 과거를 생각해볼 수도 있잖니?”
엿새가 지나도록 종무소식이자 누님은 흘깃흘깃 조심스레 내 눈치를 살피며 세상에 그런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라는 듯 말했다.
나는 주간지와 텔레비전 드라마에 길들여진 누님의 사고 조직을 경멸했다. 세상에 흔한 일이라지만 나는 한 번도 아내의 부정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임신을 한 게 아닌가? 임신을 하면 여자들은 까닭 없이 우울증에 빠지거나 히스테리가 되더군. 이상하게 섬세해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것 같아.”
매형은 일반론을 폈다. 나는 그럴 리 없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당분간 아이를 갖지 말자는 것은 아내와 나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출전] 오정희, 『바람의 넋』
토론하기
(1) 소설의 ‘나’가 가출한 아내에 대해 느끼는 이중적인 감정을 정리해봅시다. ‘나’가 아내에게 제대로 화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 ‘나’의 주변인들이 아내의 가출을 두고 추측한 다양한 이유는, 사실 지금까지도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는 일반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는 이에 반대하고 있는데요, 여러분 나름대로 이유를 추측해봅시다.
해설읽기
오정희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바람의 넋」은 1982년 발표한 중편으로, 1986년 동명의 작품집이 발간되었다. 소설은 ‘나’(세중)가 말없이 가출한 아내인 은수를 기다리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세중의 회고 속에서 은수의 가출은 여러 번 반복되었음이 밝혀지는데, 혹자들이 쉽게 상상하는 자극적인 이유와 달리 세중은 은수가 집 밖을 정처 없이 배회하다가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세중은 성실한 은행원으로 일하면서 차분한 아내와 아들(승일)을 둔 남부럽지 않은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로 보이지만, 이들의 가정은 반복되는 은수의 가출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다. 정작 아내조차도 자신이 왜 가출하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데서 세중의 고뇌는 깊어져만 간다.
소설은 크게 4부로 나뉘며 각 부분의 서술자가 달라지는 게 특징이다. 1부와 3부는 세중이 직접 서술자로 등장하며, 2부와 4부에서는 소설 밖의 서술자가 은수에게 초점을 두고 서술한다. 1부에서 세중(‘나’)은 나름대로 은수를 이해해보려고 시도하나 실패를 반복한다. 위의 인용문 이후 세중은 은수의 첫 가출을 회상하는데, 신혼여행지에서 찾아낸 은수는 자신 또한 이렇게 외출이 길어질 줄 몰랐다고 말하며 눈물지을 뿐이다. 2부에서는 은수의 방황에 초점을 맞춰, 은수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충동 때문에 방랑이 지속되는 과정을 그린다. 2부의 끝에서 은수는 또다시 방황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지만, 세중이 가로막는다. 3부에서 세중은 고뇌를 느끼면서도 은수와의 관계를 정리하고자 주택 적금을 해약하고, 은수를 만나 돈을 건네며 이별을 고한다. 4부에서 은수는 한 달 동안 어머니가 사는 집의 단칸방에서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다가, 세중이 일하는 은행을 찾아간다. 그러나 자신과 달리 평범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듯 보이는 세중에게 일종의 배신감을 느끼고 승일이 다니는 유치원으로 찾아간다. 아이를 데리고 예전에 살던 고향을 방황하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데,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세중이 승일을 데리고 돌아가 버린다. 어머니와 단둘이 남은 은수는 자신에게 숨겨진 비밀을 뒤늦게 알게 되며 소설이 마무리된다.
소설이 아내인 은수를 관찰하는 세중의 시점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독자는 세중과 마찬가지로 은수를 수수께끼에 쌓인 인물로 생각하기 쉽다. 그리고 세중이 아내의 방황을 이해해보려고 시도한 절차를 따라가며 은수를 파악하게 된다. 작중 세중은 자신을 이해심 많은 남편으로 설명되는데, 「바람의 넋」이 1982년에 발표되었다는 사실을 차치하고서라도 현대에서도 이유 모를 아내의 가출을 인내하는 남편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는 은수를 찾는 신문광고를 내보내는 과정에서 아내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당혹감을 느끼며, 자신의 어린 시절 아버지의 방황을 인내했던 어머니를 떠올리면서도 자신은 남성이기에 아내를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결론 내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방황을 끝낸 은수와 대면하는 순간마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은수에게 솔직하게 질문하지 못한다. 세중이 끝끝내 은수를 이해하기를 포기해버리고 자신을 지키기로 마음먹는 결말은, 상처 입은 여성의 내면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여성이 쉽게 오해받고야 마는 현실을 보여준다.
키워드
가정, 감정, 내면, 부부, 여성, 일탈, 전쟁, 트라우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