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청소년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사랑이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건 나이와 성별을 떠나서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 중 하나이며, 인생의 ‘봄날’을 맞은 청소년들이 이차 성징과 함께 성에 눈뜨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관심을 갖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금보다 평균수명이 절반 이하이던 시절임을 참작해야겠지만, 이몽룡과 성춘향이 사랑에 빠진 나이는 이팔청춘 16세이고, 이보다 더 조숙했던 줄리엣은 14살에 로미오를 따라 죽는다. 많은 청소년들이 그들과 같은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지만, 십대의 조숙한 연애를 색안경 끼고 바라보는 어른들의 편견 어린 시선과 과도한 입시경쟁 속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랑을 포기하거나 유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십대의 사랑은 아직 여러모로 성숙하지 않아 위태롭고 때론 불나방같이 무모하지만, 어리기 때문에 가능한 순수함과 풋풋함이 있다. 이 셀묶음은 1930년대 비슷한 시기에 쓰인 두 편의 유명한 중국 현대소설에서 뽑아보았다. 쓰촨의 봉건적 대가정과 후난 서쪽 샹시(湘西) 지방 산골마을 젊은이들의 비슷한 듯 서로 다른 사랑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인용문은 『변성(邊城)』의 결말 부분이다. “어쩌면 그 사람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어쩌면 바로 ‘내일’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마지막 구절이 진한 여운을 남기며 과연 소녀 취취의 사랑이 이루어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고전본문
두 사람(마병 양씨와 취취)이 매일 해질녘이면 할아버지와 그 집안 일들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니 나중에는 사공 노인이 죽기 바로 직전의 일들까지 이야기하게 되었다. 취취는 이로 인해 할아버지가 생전에 말해주지 않았던 많은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둘째 도령이 노래한 일, 순순 선주 큰아들이 죽은 일, 순순 부자가 할아버지를 냉대한 일, 산촌 사람이 방앗간을 혼수로 둘째 도령을 유혹한 일, 둘째 도령이 형의 죽음을 잊지 못하고 있는 데다 취취는 자기를 아는 척도 안 해주고, 나룻배를 갖고 싶지만 집에서는 방앗간을 가지라고 해서 홧김에 하류로 배 타고 가버린 일, 할아버지의 죽음이 취취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등……. 취취는 모르고 있던 일들을 다 알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을 죄다 알게 된 후 취취는 꼬박 하룻밤을 울고 또 울었다.
사공 노인이 죽은 지 스무 여드레가 지난 후 순순 선주가 상의할 일이 있다며 사람을 보내 양씨를 성안으로 불렀다. 취취를 집에 데려다 둘째 며느리로 삼겠다는 것이었다. 다만 둘째 아들이 아직 진주(辰州)에 있어 결혼 얘기는 나중에 하고, 먼저 취취를 강가 거리 자기 집에 머물게 했다가 둘째 아들이 돌아오면 그의 생각을 다시 알아보자고 하였다. 양씨는 이 일은 취취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돌아와서 그는 취취에게 순순 선주의 뜻을 전하고 나서 좋은 방법까지 일러주었다. 즉, 명분이 아직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낯선 사람 집에 가서 지내는 건 좋지 않은 일이니 그냥 벽계저에서 기다리다 둘째 도령이 배를 몰고 돌아온 후에 다시 그의 마음을 알아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결론이 난 뒤 양씨는 둘째 도령이 곧 돌아올 것이라 여겨 말을 부대의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벽계저에서 취취와 함께 지냈다. 그들의 하루하루는 그렇게 지나갔다.
벽계저의 흰 탑은 다동의 풍수와 상관이 있다. 그래서 무너진 탑을 새로 세우지 않으면 안 되었다. 성 안의 부대, 세무국과 상인 및 일반 사람들이 돈을 냈고 여러 산촌에는 장부를 들고 가 모금을 했다. 탑을 다시 세우는 것은 어느 한 사람만을 좋게 하기 위한 일이 아니었다. 모든 사람이 덕을 쌓고 복을 누리자는 뜻에서 누구에게나 기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양쪽에 마디가 있는 큰 대나무 통 한 가운데를 톱으로 구멍 내어 나룻배에 갖다 걸었다. 강을 건너는 사람들이 맘껏 돈을 넣을 수 있도록. 대나무 통이 가득 차면 양씨는 그것을 성 안의 책임자에게 갖다 주고 다시 빈 대나무 통을 갖고 돌아왔다. 나룻배에 탄 사람들은 사공 노인이 보이지 않고 취취의 땋은 머리에 흰색 끈이 매어져 있는 것을 보고 노인네가 자기 할 일을 다하고 편안히 땅 속에 묻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들은 동정 어린 눈빛으로 취취를 바라보며 돈을 꺼내 대나무 통에 넣었다.
‘하늘이 너를 지켜줄 거야, 죽은 이는 극락세계로 가고 살아남은 이는 오래오래 평안하길 바란다.’
기부하는 사람들의 이러한 뜻을 알고 있는 취취는 그럴 때면 마음이 아려와 얼른 몸을 돌려 나룻배를 끌었다.
겨울이 되어 무너졌던 흰 탑이 다시 세워졌다. 그러나 달빛 아래에서 노래를 불러 취취의 영혼을 꿈속에서 훨훨 날게 했던 그 젊은이는 아직 다동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어쩌면 그 사람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어쩌면 바로 ‘내일’ 돌아올지도 모른다.
1933년 겨울부터 1934년 봄까지 사이에 쓰다.
토론하기
(1) 순순 선주와 눠쑹은 왜 사공 노인을 냉대하였나?
(2) 인용문에서는 사공 노인이 세상을 떠난 날 무너졌던 흰 탑이 다시 세워지면서 희망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취취의 사랑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해설읽기
톈바오와 눠쑹은 다동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해오던 방식대로 노래를 불러서 누가 취취의 마음을 얻는지 내기하기로 했다. 두 형제가 사랑의 경쟁을 시작한 그날 밤,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이야기를 듣다 잠든 취취는 꿈결에 부드럽고 구성진 노랫소리를 듣고 달콤한 꿈을 꾼다. 이튿날 아침 취취는 할아버지에게 간밤에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따라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노라고 말한다. 사공 노인은 그날 밤 깬 채로 강 건너 높은 언덕에서 누군가가 부르는 노랫소리를 듣고 있었다. 노래의 주인공이 큰도령이라고 착각한 그는 톈바오를 찾아가 취취의 이야기를 전하며 ‘우리 고장 1호 가수’라고 추켜세운다. 하지만 밤새 노래를 부른 사람은 다름 아닌 동생 눠쑹이었다. 톈바오는 형으로서 찻길을 선점했다고 생각해서 동생에게 먼저 노래를 부르라고 고집스럽게 양보했는데, 막상 동생의 노래를 들으니 자신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입을 열 수조차 없었다. 그는 동생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동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는데 사공 노인이 눈치도 없이 노래 실력을 칭찬한 것이다.
톈바오는 취취에 대한 마음을 접고 실연의 아픔을 잊기 위해 집에서 새로 장만한 기름배를 몰고 하류로 내려가다가 그만 사고를 당해 여울 아래 소용돌이에 빠져 죽고 만다. 톈바오와 눠쑹은 모두 이 고장에서 소문난 수영선수이고 배몰이 능수였기에 이는 실로 뜻밖의 사고였다. 취취가 둘째 도령을 좋아하고 있으며, 그날 밤 강 건너 언덕에서 밤새 노래를 부른 사람이 눠쑹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공 노인은 그 둘을 맺어주려고 노력한다. 눠쑹은 여전히 취취를 좋아하고 아내로 맞이하고 싶었지만, 사공 노인이 형의 혼사에 대해 말을 빙빙 돌리고 일을 질질 끌다가 형이 죽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에 취취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떠보는 사공 노인을 냉랭하게 대한다.
사공 노인은 순순 선주가 산촌의 자위단장과 사돈을 맺기로 했다는 소문을 듣고 선주를 찾아가 그 사실을 확인하는데, 원망의 마음이 남아 있었던 순순 선주는 그렇다고 거짓말을 한다. 순순 선주는 큰아들을 간접적으로 죽게 만든 여자애를 둘째 며느리로 삼는 게 썩 내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서로 좋아한다면 그 결혼을 끝끝내 반대하지는 않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취취의 혼사에 지나치게 열중하는 듯한 사공 노인의 모습에 반감을 느껴 눠쑹을 방앗간을 혼수로 해 오는 자위단장의 딸과 결혼시키려고 했다. 사공 노인이 찾아왔을 때 눠쑹은 이미 그 일로 아버지와 다투고 홧김에 타오위안(桃源)으로 떠나버린 후였다.
그러한 사실을 몰랐던 사공 노인은 절망에 빠진 채 집으로 돌아와 시름시름 앓다가 큰 비가 퍼붓고 천둥이 치던 밤, 곤히 잠들 듯 세상을 떠난다. 취취는 하루아침에 유일한 혈육을 잃고 홀로 남겨졌지만, 착하고 좋은 사람들만 사는 다동 마을 사람들이 할아버지의 장례를 돕고 그녀를 돌봐준다. 그중 톈바오의 중매쟁이로 나섰던 마병(馬兵) 양씨(楊氏)가 취취의 보호자를 자처하며 나섰다. 그는 원래 취취의 아버지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으며, 젊은 시절 취취 엄마를 좋아해 그녀에게 노래를 불러주었다 퇴짜를 맞은 적이 있었다. 양씨는 취취가 몰랐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공 노인의 죽음 이후 그간의 모든 오해가 풀린 순순 선주는 취취를 며느리로 받아들이기로 하고, 취취는 할아버지를 이어 나루터에서 사공일을 하면서 눠쑹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어쩌면 그 사람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어쩌면 바로 ‘내일’ 돌아올지도 모른다.” 산골마을 십대들의 사랑 이야기는 긴 여운을 남기며 이렇게 끝난다.
키워드
결혼, 사랑, 연애, 오해, 희망
전후맥락
인용문은 『변성(邊城)』의 결말 부분이다. “어쩌면 그 사람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어쩌면 바로 ‘내일’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마지막 구절이 진한 여운을 남기며 과연 소녀 취취의 사랑이 이루어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고전본문
두 사람(마병 양씨와 취취)이 매일 해질녘이면 할아버지와 그 집안 일들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니 나중에는 사공 노인이 죽기 바로 직전의 일들까지 이야기하게 되었다. 취취는 이로 인해 할아버지가 생전에 말해주지 않았던 많은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둘째 도령이 노래한 일, 순순 선주 큰아들이 죽은 일, 순순 부자가 할아버지를 냉대한 일, 산촌 사람이 방앗간을 혼수로 둘째 도령을 유혹한 일, 둘째 도령이 형의 죽음을 잊지 못하고 있는 데다 취취는 자기를 아는 척도 안 해주고, 나룻배를 갖고 싶지만 집에서는 방앗간을 가지라고 해서 홧김에 하류로 배 타고 가버린 일, 할아버지의 죽음이 취취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등……. 취취는 모르고 있던 일들을 다 알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을 죄다 알게 된 후 취취는 꼬박 하룻밤을 울고 또 울었다.
사공 노인이 죽은 지 스무 여드레가 지난 후 순순 선주가 상의할 일이 있다며 사람을 보내 양씨를 성안으로 불렀다. 취취를 집에 데려다 둘째 며느리로 삼겠다는 것이었다. 다만 둘째 아들이 아직 진주(辰州)에 있어 결혼 얘기는 나중에 하고, 먼저 취취를 강가 거리 자기 집에 머물게 했다가 둘째 아들이 돌아오면 그의 생각을 다시 알아보자고 하였다. 양씨는 이 일은 취취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돌아와서 그는 취취에게 순순 선주의 뜻을 전하고 나서 좋은 방법까지 일러주었다. 즉, 명분이 아직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낯선 사람 집에 가서 지내는 건 좋지 않은 일이니 그냥 벽계저에서 기다리다 둘째 도령이 배를 몰고 돌아온 후에 다시 그의 마음을 알아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결론이 난 뒤 양씨는 둘째 도령이 곧 돌아올 것이라 여겨 말을 부대의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벽계저에서 취취와 함께 지냈다. 그들의 하루하루는 그렇게 지나갔다.
벽계저의 흰 탑은 다동의 풍수와 상관이 있다. 그래서 무너진 탑을 새로 세우지 않으면 안 되었다. 성 안의 부대, 세무국과 상인 및 일반 사람들이 돈을 냈고 여러 산촌에는 장부를 들고 가 모금을 했다. 탑을 다시 세우는 것은 어느 한 사람만을 좋게 하기 위한 일이 아니었다. 모든 사람이 덕을 쌓고 복을 누리자는 뜻에서 누구에게나 기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양쪽에 마디가 있는 큰 대나무 통 한 가운데를 톱으로 구멍 내어 나룻배에 갖다 걸었다. 강을 건너는 사람들이 맘껏 돈을 넣을 수 있도록. 대나무 통이 가득 차면 양씨는 그것을 성 안의 책임자에게 갖다 주고 다시 빈 대나무 통을 갖고 돌아왔다. 나룻배에 탄 사람들은 사공 노인이 보이지 않고 취취의 땋은 머리에 흰색 끈이 매어져 있는 것을 보고 노인네가 자기 할 일을 다하고 편안히 땅 속에 묻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들은 동정 어린 눈빛으로 취취를 바라보며 돈을 꺼내 대나무 통에 넣었다.
‘하늘이 너를 지켜줄 거야, 죽은 이는 극락세계로 가고 살아남은 이는 오래오래 평안하길 바란다.’
기부하는 사람들의 이러한 뜻을 알고 있는 취취는 그럴 때면 마음이 아려와 얼른 몸을 돌려 나룻배를 끌었다.
겨울이 되어 무너졌던 흰 탑이 다시 세워졌다. 그러나 달빛 아래에서 노래를 불러 취취의 영혼을 꿈속에서 훨훨 날게 했던 그 젊은이는 아직 다동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어쩌면 그 사람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어쩌면 바로 ‘내일’ 돌아올지도 모른다.
1933년 겨울부터 1934년 봄까지 사이에 쓰다.
토론하기
(1) 순순 선주와 눠쑹은 왜 사공 노인을 냉대하였나?
(2) 인용문에서는 사공 노인이 세상을 떠난 날 무너졌던 흰 탑이 다시 세워지면서 희망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취취의 사랑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해설읽기
톈바오와 눠쑹은 다동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해오던 방식대로 노래를 불러서 누가 취취의 마음을 얻는지 내기하기로 했다. 두 형제가 사랑의 경쟁을 시작한 그날 밤,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이야기를 듣다 잠든 취취는 꿈결에 부드럽고 구성진 노랫소리를 듣고 달콤한 꿈을 꾼다. 이튿날 아침 취취는 할아버지에게 간밤에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따라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노라고 말한다. 사공 노인은 그날 밤 깬 채로 강 건너 높은 언덕에서 누군가가 부르는 노랫소리를 듣고 있었다. 노래의 주인공이 큰도령이라고 착각한 그는 톈바오를 찾아가 취취의 이야기를 전하며 ‘우리 고장 1호 가수’라고 추켜세운다. 하지만 밤새 노래를 부른 사람은 다름 아닌 동생 눠쑹이었다. 톈바오는 형으로서 찻길을 선점했다고 생각해서 동생에게 먼저 노래를 부르라고 고집스럽게 양보했는데, 막상 동생의 노래를 들으니 자신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입을 열 수조차 없었다. 그는 동생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동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는데 사공 노인이 눈치도 없이 노래 실력을 칭찬한 것이다.
톈바오는 취취에 대한 마음을 접고 실연의 아픔을 잊기 위해 집에서 새로 장만한 기름배를 몰고 하류로 내려가다가 그만 사고를 당해 여울 아래 소용돌이에 빠져 죽고 만다. 톈바오와 눠쑹은 모두 이 고장에서 소문난 수영선수이고 배몰이 능수였기에 이는 실로 뜻밖의 사고였다. 취취가 둘째 도령을 좋아하고 있으며, 그날 밤 강 건너 언덕에서 밤새 노래를 부른 사람이 눠쑹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공 노인은 그 둘을 맺어주려고 노력한다. 눠쑹은 여전히 취취를 좋아하고 아내로 맞이하고 싶었지만, 사공 노인이 형의 혼사에 대해 말을 빙빙 돌리고 일을 질질 끌다가 형이 죽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에 취취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떠보는 사공 노인을 냉랭하게 대한다.
사공 노인은 순순 선주가 산촌의 자위단장과 사돈을 맺기로 했다는 소문을 듣고 선주를 찾아가 그 사실을 확인하는데, 원망의 마음이 남아 있었던 순순 선주는 그렇다고 거짓말을 한다. 순순 선주는 큰아들을 간접적으로 죽게 만든 여자애를 둘째 며느리로 삼는 게 썩 내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서로 좋아한다면 그 결혼을 끝끝내 반대하지는 않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취취의 혼사에 지나치게 열중하는 듯한 사공 노인의 모습에 반감을 느껴 눠쑹을 방앗간을 혼수로 해 오는 자위단장의 딸과 결혼시키려고 했다. 사공 노인이 찾아왔을 때 눠쑹은 이미 그 일로 아버지와 다투고 홧김에 타오위안(桃源)으로 떠나버린 후였다.
그러한 사실을 몰랐던 사공 노인은 절망에 빠진 채 집으로 돌아와 시름시름 앓다가 큰 비가 퍼붓고 천둥이 치던 밤, 곤히 잠들 듯 세상을 떠난다. 취취는 하루아침에 유일한 혈육을 잃고 홀로 남겨졌지만, 착하고 좋은 사람들만 사는 다동 마을 사람들이 할아버지의 장례를 돕고 그녀를 돌봐준다. 그중 톈바오의 중매쟁이로 나섰던 마병(馬兵) 양씨(楊氏)가 취취의 보호자를 자처하며 나섰다. 그는 원래 취취의 아버지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으며, 젊은 시절 취취 엄마를 좋아해 그녀에게 노래를 불러주었다 퇴짜를 맞은 적이 있었다. 양씨는 취취가 몰랐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공 노인의 죽음 이후 그간의 모든 오해가 풀린 순순 선주는 취취를 며느리로 받아들이기로 하고, 취취는 할아버지를 이어 나루터에서 사공일을 하면서 눠쑹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어쩌면 그 사람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어쩌면 바로 ‘내일’ 돌아올지도 모른다.” 산골마을 십대들의 사랑 이야기는 긴 여운을 남기며 이렇게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