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식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지식을 습득하지 않으면 사회에서 도태되기 쉽다. 그래서 우리는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지식을 열심히 쌓는다. 여러 지식에 대한 수요 때문에 지식을 파는 사업이 번창한다. 여기서 우리는 물건을 쌓듯이 지식 창고에 잡다한 지식을 쌓는 우리의 세태를 한 번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서양의 근대 지식인들은 인간의 지식이 발전하는 것을 보면서 멋진 미래를 상상했다. 하지만 루소와 같이 당대 지식들의 낙관론을 비판하는 지식인들도 있었다. 중국의 노자도 지식이 늘어가는 것에 대해서 걱정했다. 지식의 발전과 확대는 분명 인간에게 유용하다. 하지만 많은 지식이 반드시 우리를 이롭게 하는지 동시에 생각해 보자.
베이컨은 인간의 지성이 쉽게 의지와 감정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온갖 여러 학설이 난무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지성은 초조함, 두려움, 미신, 교만함 때문에 쉽게 오염된다. 그는 인간의 지성이 오류에 빠지는 이유는 인간의 감각적 경험이 기만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인간은 제한된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감각적인 대상들을 지나치게 추상화하여 허구적인 철학적 개념을 만들어내는 것도 문제 삼는다. 이러한 경향들은 모두 베이컨이 제시한 우상들의 원인이다. 고전 본문에서는 그 우상들 중 하나인 시장의 우장이 제시되고 있다.
고전본문
시장의 우상들은 모든 우상 중에서 가장 고질적인 우상이다. 이 우상들은 어휘들과 명칭들이 서로 결합하여 지성을 휘감아 온 것들이다. 사람들은 그들의 이성이 말을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말이 지성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되면 철학과 과학들은 기만적이고 무기력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언어는 대중들이 사용하는 의미로 형성되고, 평범한 지성에 가장 명확한 수준에서 사물들은 정의된다. 하지만 더 예리한 지성이나 더욱 부지런한 관찰을 통해서 이러한 일반적인 수준들을 바꾸어 그것들을 자연에 더욱 정확하게 맞추려고 하면, 언어는 그것에 저항한다. 따라서 학식 있는 사람들의 위대하고 엄숙한 토론들은 어휘들과 명칭들에 대한 논쟁들로 종종 끝이 난다. 이런 경우 (수학자들의 주도면밀함을 본받아서) 우선 더 신중하게 진행하여 그 논쟁들을 정의를 통해서 일정한 규칙을 가진 문제들이 되게 하는 것이 더 낫다. 하지만 그러한 정의들은 자연적 그리고 물질적 사물들에 있는 악을 치유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언어로 되어있고, 그 말들이 다른 말들을 생산해 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반드시 특수한 사례들에 의존하고, 그것들의 규칙적인 연쇄와 배열에 의존해야 한다.
-베이컨 <신기관> 제1권 中에서
토론하기
(1) 베이컨이 말하는 시장의 우상이 무엇인지 간단히 표현해 봅시다.
(2) 개인적으로 잘못된 언어를 맹신하여 판단을 잘못 내린 경우를 말해 봅시다.
(3) 우리 사회가 맹목적으로 숭배하는 우상이 된 언어들에는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해설읽기
언어는 물이나 공기처럼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이다. 만일 언어가 없다면 인간들이 어떻게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겠는가? 또한 학문의 영역에서도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 언어를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실, 수학과 같은 엄밀한 학문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기호들도 일종의 언어이다. 그런데 위의 글에서 베이컨은 언어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방금 언급한 대로 베이컨도 인간이 언어 없이는 일상생활도 지적인 활동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 하지만 그는 언어가 만들어 낸 세계를 시장의 우상으로 규정한다. 사람들이 우상을 맹목적으로 섬기는 경향이 있는 것처럼, 언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 못하고,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 베이컨은 이성이 언어를 통제하기는커녕 오히려 언어가 이성을 지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이성이 언어를 걸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언어는 우상이 되어 사람들이 올바른 사고를 하는 것을 가로막는다.
언어가 만들어 내는 편견들을 시장의 이미지에 빗대 표현한 것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오늘날은 그 중요성이 줄어들었지만, 인터넷도 텔레비전도 없었던 시절에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은 바로 시장이었다. 시장은 기본적으로 상인들과 구매자들이 언어를 통해서 거래를 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여럿이 모이면 여러 가지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문제들을 놓고 이야기가 오가기 마련이다. 오늘날에 상황에 비추어 보면 시장은 사회 관계망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의 역할을 했던 것이다. 오늘날도 사회 관계망 서비스에서 오고 가는 수많은 언어들은 올바른 검증을 받은 지식이 아니라, 근거가 부족한 지식이거나 가짜 뉴스인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공간에서 양산된 수많은 지식은 인간 사회의 발전을 오히려 저해하는 지식들이다. 베이컨은 당대에 권위를 자랑했던 학문들인 철학과 신학을 비판으로 대상으로 삼았는데, 베이컨이 보기에 이러한 학문적 지식들이 사용하는 특정 언어들도 허구적인 우상이다. 철학, 신학에서 사용하는 언어들은 경험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언어들인데, 당시 철학자, 신학자들은 이 언어들을 독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베이컨은 고발하는 것이다.
베이컨은 언어적인 소통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허구적이거나 거짓된 지식을 타파해야 할 우상으로 규정함으로써, 인류 발전을 위한 새로운 지식 획득의 방법을 제시한다. 새로운 학문은 인간의 일상적인 경험에 기초해야 한다. 하지만 잡다한 경험만을 축적한다면 그것은 그저 정보의 저장소에 불과할 것이다. 베이컨도 이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경험을 통해 축적된 지식이 정리되어야만 새로운 지식이 탄생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경험과 그 경험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할 수 있는 이성이 결합할 때 이상적이 지식이 생겨난다는 말이다.
키워드
전후맥락
베이컨은 인간의 지성이 쉽게 의지와 감정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온갖 여러 학설이 난무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지성은 초조함, 두려움, 미신, 교만함 때문에 쉽게 오염된다. 그는 인간의 지성이 오류에 빠지는 이유는 인간의 감각적 경험이 기만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인간은 제한된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감각적인 대상들을 지나치게 추상화하여 허구적인 철학적 개념을 만들어내는 것도 문제 삼는다. 이러한 경향들은 모두 베이컨이 제시한 우상들의 원인이다. 고전 본문에서는 그 우상들 중 하나인 시장의 우장이 제시되고 있다.
고전본문
시장의 우상들은 모든 우상 중에서 가장 고질적인 우상이다. 이 우상들은 어휘들과 명칭들이 서로 결합하여 지성을 휘감아 온 것들이다. 사람들은 그들의 이성이 말을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말이 지성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되면 철학과 과학들은 기만적이고 무기력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언어는 대중들이 사용하는 의미로 형성되고, 평범한 지성에 가장 명확한 수준에서 사물들은 정의된다. 하지만 더 예리한 지성이나 더욱 부지런한 관찰을 통해서 이러한 일반적인 수준들을 바꾸어 그것들을 자연에 더욱 정확하게 맞추려고 하면, 언어는 그것에 저항한다. 따라서 학식 있는 사람들의 위대하고 엄숙한 토론들은 어휘들과 명칭들에 대한 논쟁들로 종종 끝이 난다. 이런 경우 (수학자들의 주도면밀함을 본받아서) 우선 더 신중하게 진행하여 그 논쟁들을 정의를 통해서 일정한 규칙을 가진 문제들이 되게 하는 것이 더 낫다. 하지만 그러한 정의들은 자연적 그리고 물질적 사물들에 있는 악을 치유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언어로 되어있고, 그 말들이 다른 말들을 생산해 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반드시 특수한 사례들에 의존하고, 그것들의 규칙적인 연쇄와 배열에 의존해야 한다.
-베이컨 <신기관> 제1권 中에서
토론하기
(1) 베이컨이 말하는 시장의 우상이 무엇인지 간단히 표현해 봅시다.
(2) 개인적으로 잘못된 언어를 맹신하여 판단을 잘못 내린 경우를 말해 봅시다.
(3) 우리 사회가 맹목적으로 숭배하는 우상이 된 언어들에는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해설읽기
언어는 물이나 공기처럼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이다. 만일 언어가 없다면 인간들이 어떻게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겠는가? 또한 학문의 영역에서도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 언어를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실, 수학과 같은 엄밀한 학문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기호들도 일종의 언어이다. 그런데 위의 글에서 베이컨은 언어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방금 언급한 대로 베이컨도 인간이 언어 없이는 일상생활도 지적인 활동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 하지만 그는 언어가 만들어 낸 세계를 시장의 우상으로 규정한다. 사람들이 우상을 맹목적으로 섬기는 경향이 있는 것처럼, 언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 못하고,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 베이컨은 이성이 언어를 통제하기는커녕 오히려 언어가 이성을 지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이성이 언어를 걸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언어는 우상이 되어 사람들이 올바른 사고를 하는 것을 가로막는다.
언어가 만들어 내는 편견들을 시장의 이미지에 빗대 표현한 것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오늘날은 그 중요성이 줄어들었지만, 인터넷도 텔레비전도 없었던 시절에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은 바로 시장이었다. 시장은 기본적으로 상인들과 구매자들이 언어를 통해서 거래를 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여럿이 모이면 여러 가지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문제들을 놓고 이야기가 오가기 마련이다. 오늘날에 상황에 비추어 보면 시장은 사회 관계망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의 역할을 했던 것이다. 오늘날도 사회 관계망 서비스에서 오고 가는 수많은 언어들은 올바른 검증을 받은 지식이 아니라, 근거가 부족한 지식이거나 가짜 뉴스인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공간에서 양산된 수많은 지식은 인간 사회의 발전을 오히려 저해하는 지식들이다. 베이컨은 당대에 권위를 자랑했던 학문들인 철학과 신학을 비판으로 대상으로 삼았는데, 베이컨이 보기에 이러한 학문적 지식들이 사용하는 특정 언어들도 허구적인 우상이다. 철학, 신학에서 사용하는 언어들은 경험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언어들인데, 당시 철학자, 신학자들은 이 언어들을 독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베이컨은 고발하는 것이다.
베이컨은 언어적인 소통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허구적이거나 거짓된 지식을 타파해야 할 우상으로 규정함으로써, 인류 발전을 위한 새로운 지식 획득의 방법을 제시한다. 새로운 학문은 인간의 일상적인 경험에 기초해야 한다. 하지만 잡다한 경험만을 축적한다면 그것은 그저 정보의 저장소에 불과할 것이다. 베이컨도 이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경험을 통해 축적된 지식이 정리되어야만 새로운 지식이 탄생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경험과 그 경험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할 수 있는 이성이 결합할 때 이상적이 지식이 생겨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