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는 1928년 케임브릿지 대학의 여성 단과대학인 뉴넘과 거튼에서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 이 강연내용은 좀 더 다듬어져서 1929년 <자기만의 방>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다. 이 책은 1970년대 이후 페미니즘과 페미니즘 문학비평의 바이블이 되었고 수많은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여기서 울프는 ”여성과 픽션“에 대해 댜양한 방식으로 접근한다. 첫째, ”여성 작가들이 픽션(소설)을 어떻게 써왔는가를 살펴보는 관점이다. 여성작가들을 중심으로 한 문학사를 검토해 보는 것이다. 둘째, 여성에 관해 만들어진 픽션, 다시 말해, 여성에 관한 문화적 담론과 편견들을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문학이 여성을 어떤 모습으로 그려냈는가를 살펴보고, 나아가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여성상에 대해 탐색하고 있다.
이 책은 6개의 장으로 이루져 있는데, 이중 2장에서 울프는 남성들이 여성의 열등함에 대해 수많은 이야기를 해온 것에 주목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머리가 나쁘고, 창의적이지 못하고, 비이성적이며, 신체적으로 열등하다는 등의 여러 주장에 대해 언급하며, 왜 남성들이 이렇게 여성의 열등함에 집착하는지 그 이면을 파헤친다. 당시 지식인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프로이트 심리학에서 영감을 받아 울프는 여성의 열등성을 강조하는 남성들의 심리 속 불안감을 포착한다. 남성들은 우월감과 자신감을 유지하기 위해 인류의 절반인 여성을 싸잡아 열등한 존재임을 역설해 왔다는 것이다. 울프는 이 문제를 거울의 메타포를 빌어 표현한다. 즉, 여성이 지난 수백 년 동안 남성을 실제크기의 두 배로 크게 비춰주는 멋진 마법의 힙을 가진 거울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고전본문
그 교수가 여성의 열등함에 대해 좀 심하게 힘주어 주장했을 때 어쩌면 그는 여성의 열등함보다는 자기 자신의 우월함이 손상되지나 않을까 더 염려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건 그에게 가치를 따지지 못한 만큼 귀한 보물이었기 때문에 대단히 격하게 그리고 지나치게 강조하며 간직해 온 것이지요. 어느 성별에게나 삶은 힘들고 어려운 영속적인 투쟁입니다. 거기에는 어마어마한 용기와 힘이 필요하지요. 자신감이 없다면 우리는 요람에 누운 아기와 마찬가지지요. 측정할 수 없이 가볍지만 무한한 가치가 있는 이 자질을 어떻게 해야 가장 빠르게 얻을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들이 자신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면 되겠지요.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천성적으로 우월한 점(…)이 있다고 느끼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다스리고 정복해야 할 가장에게 있어 많은 사람들이, 실은 인류의 절반이 자신보다 열등하다고 느끼는 것은 정말 중요하게 됩니다. 이것은 실제로 그의 권력의 중요한 기반이 되겠지요.
[…]
여성은 지금까지 수 세기 동안 남성의 모습을 실제 크기의 두 배로 확대해서 비춰주는 멋진 마법의 힘을 가진 거울 노릇을 해 왔습니다. 그 마법이 없었다면 지구는 아마 지금도 늪과 정글뿐일지도 모릅니다. 전쟁에서 이룬 수많은 업적이 명성을 얻지 못했을 것이고, 우리는 아직도 양의 뼈다귀에 사슴의 형태를 긁어 놓거나 양가죽이나 미개한 취향에 걸맞는 소박한 장신구와 부싯돌을 교환하고 있을 것입니다. 초인이나 운명의 손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러시아 황제와 로마 황제는 황제의 관을 써 본 적도 빼앗긴 적도 없었을 것입니다. 문명사회에서 거울의 용도가 무엇이건 간에, 거울은 모든 격렬하고 영웅적인 행위에 필수적인 것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나폴레옹과 무솔리니는 여성의 열등함을 아주 힘주어 주장합니다. 만일 여성이 열등하지 않으면 거울은 남성을 크게 보여주기를 멈출 테니까요. 그것은 여성이 남성에게 무척이나 빈번하게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남성이 여성의 비판을 받고 안절부절 못하는 것도 설명해 주지요. 여성이 남성들에게 이 책은 좋지 않다거나 이 그림은 형편없다거나 그 밖의 어떤 비평을 할 때마다, 똑같은 말을 남성들에게서 들었을 때보다 더 큰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더 큰 고통을 주게 되는 것도 설명해 줍니다. 만일 여성이 진실을 말하기 시작한다면, 거울 속 형체는 쪼그라들 것이고 삶에 대한 적응력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침 식사와 저녁 식사 때에 최소한 실제 크기의 두 배로 커진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다면 남자들은 계속해서 판결을 내리고 원주민을 교화하며 법률을 제정하고 책을 집필하고 정장을 차려입고 연회에서 장광설을 늘어놓을 수 있을까요? 빵 조각을 뜯고 커피를 저으며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을 이따금씩 바라보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거울에 비친 모습은 활력을 충전시키고 신경조직을 자극하기 때문에 더없이 중요하다고 말입니다. 그것을 빼앗아 보세요. 남성들은 코카인은 빼앗긴 마약중독자처럼 미쳐 죽을 것입니다. 나는 창밖을 내다보며 거리를 걷는 사람들 절반이 그 환상의 주문에 홀려 활보하며 일터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아침이면 기분 좋은 햇볕을 받으며 모자를 쓰고 코트를 입지요. 그들은 자신감 있게 몸을 쭉 펴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스미스 양의 티 파티에 자신이 꼭 필요한 사람이라 확신을 하면서요. 그리고 방에 들어서면서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나는 여기 있는 사람들 절반(여성들)보다 우월하다고 말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감과 확신에 차서 이야기를 하고, 그 자신감으로 공적 생활에서 중요한 결과를 이루어내며, 사적인 마음의 여백에 그런 묘한 메모를 남기는 것입니다.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중에서-
토론하기
(1) 여성이 수 세기 동안 남성의 모습을 실제보다 두 배로 크게 비춰주는 마법의 거울 역할을 해왔다는 울프의 주장은 어떤 의미인가요?
(2) 남성이 여성의 비판에 더 예민한 이유를 울프는 어떻게 설명하고 있나요?
(3) 여성이 더 이상 남성의 모습을 실제보다 커 보이게 해주는 역할을 하지 않으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요?
해설읽기
[해설1]
울프는 해묵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억압을 문화심리학적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 가부장제 사회는 근본적으로 집안의 가부장을 중심으로 서열이 매겨지고 조직된 힘으로 외부에 대항하는 군대와 같이 호전적인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전쟁과 정복에 유리하다. 울프는 가부장제 문화가 유지될 수 있는 바탕에는 여성의 희생과 여성에 대한 억압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가부장제 사회의 남성들은 위계질서에 편입되어 있고 자긍심과 용기를 갖기 위해서는 우월감을 느낄 필요가 있다. 이 정서적 만족감을 채워주는 것이 여성이 해야 할 일이 된 것이다. 아무리 보잘 것없는 남자라도 이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 중 가장 뛰어난 여성보다 자신이 우월하다는 믿음이 제국을 건설하고 식민지를 경영하는 힘이 되었다는 통찰을 보여준다. 인간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울프의 시각은 당시 새로운 학문으로 등장한 프로이트의 심리학의 영향을 받았다.
[해설2]
여성이 열등하다는 사회적 믿음은 가부장제를 지지하는 심리적 버팀목이다. 여성에게 비판을 받는다는 것은 여성의 열등성이라는 바탕이 흔들리는 것이고, 이것은 결국 남성의 우월성에 대한 도전이 된다. 같은 남성끼리는 항상 우열을 다투어 왔고, 그 과정을 통해 서열이 형성되는 것이다. 마치 사자 무리에서 수사자들이 서로 싸워 서열을 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여성이 남성을 비판하는 것은 가부장제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가부장적 전통사회에서는 여성의 교육을 막고, 여성은 열등하고 이성적이지 않으며 가정에서 남편에게 순종하고 육아에 충실할 것을 요구해 왔던 것이다. 여자가 똑똑하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해설3]
여성이 남성을 실제보다 더 크게, 즉 훌륭하고 능력있게 보이게 만드는 역할을 멈춘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해답은 인용된 본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통사회는 여성의 열등성을 강조해 왔다. 한국사회에도 마찬가지였다. 유교 전통은 여성을 가정의 울타리 안에 가둬놓았고, 여성이 단지 자녀를 낳고 남편의 부모와 가족에게 순종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20세기 중반 이후 여성이 교육을 받고 사회진출이 활발해졌다. 21세기 현재 여성은 법적으로 남성과 동등하다. 그러나 아직도 곳곳에서 성차별이 존재한다. 왜냐하면 제도는 법전의 글자로 바꾹꿀수 있지만, 관습과 문화에 뿌리박은 사람들의 습관과 편견을 바꾸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고 평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 사이에 다툼이 생기고 서로를 비난하는 일도 종종 생긴다. 울프는 <자기만의 방>의 말미에 양성의 조화에 대해 강조한다. 남성과 여성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다. 그 특성은 서로가 이해하고 조화를 이룰 때 인간사회와 문명을 최대한으로 꽃피게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키워드
거울, 남성의 우월성, 버지니아 울프, 여성의 열등성, 자기만의 방, 자아
전후맥락
버지니아 울프는 1928년 케임브릿지 대학의 여성 단과대학인 뉴넘과 거튼에서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 이 강연내용은 좀 더 다듬어져서 1929년 <자기만의 방>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다. 이 책은 1970년대 이후 페미니즘과 페미니즘 문학비평의 바이블이 되었고 수많은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여기서 울프는 ”여성과 픽션“에 대해 댜양한 방식으로 접근한다. 첫째, ”여성 작가들이 픽션(소설)을 어떻게 써왔는가를 살펴보는 관점이다. 여성작가들을 중심으로 한 문학사를 검토해 보는 것이다. 둘째, 여성에 관해 만들어진 픽션, 다시 말해, 여성에 관한 문화적 담론과 편견들을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문학이 여성을 어떤 모습으로 그려냈는가를 살펴보고, 나아가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여성상에 대해 탐색하고 있다.
이 책은 6개의 장으로 이루져 있는데, 이중 2장에서 울프는 남성들이 여성의 열등함에 대해 수많은 이야기를 해온 것에 주목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머리가 나쁘고, 창의적이지 못하고, 비이성적이며, 신체적으로 열등하다는 등의 여러 주장에 대해 언급하며, 왜 남성들이 이렇게 여성의 열등함에 집착하는지 그 이면을 파헤친다. 당시 지식인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프로이트 심리학에서 영감을 받아 울프는 여성의 열등성을 강조하는 남성들의 심리 속 불안감을 포착한다. 남성들은 우월감과 자신감을 유지하기 위해 인류의 절반인 여성을 싸잡아 열등한 존재임을 역설해 왔다는 것이다. 울프는 이 문제를 거울의 메타포를 빌어 표현한다. 즉, 여성이 지난 수백 년 동안 남성을 실제크기의 두 배로 크게 비춰주는 멋진 마법의 힙을 가진 거울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고전본문
그 교수가 여성의 열등함에 대해 좀 심하게 힘주어 주장했을 때 어쩌면 그는 여성의 열등함보다는 자기 자신의 우월함이 손상되지나 않을까 더 염려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건 그에게 가치를 따지지 못한 만큼 귀한 보물이었기 때문에 대단히 격하게 그리고 지나치게 강조하며 간직해 온 것이지요. 어느 성별에게나 삶은 힘들고 어려운 영속적인 투쟁입니다. 거기에는 어마어마한 용기와 힘이 필요하지요. 자신감이 없다면 우리는 요람에 누운 아기와 마찬가지지요. 측정할 수 없이 가볍지만 무한한 가치가 있는 이 자질을 어떻게 해야 가장 빠르게 얻을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들이 자신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면 되겠지요.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천성적으로 우월한 점(…)이 있다고 느끼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다스리고 정복해야 할 가장에게 있어 많은 사람들이, 실은 인류의 절반이 자신보다 열등하다고 느끼는 것은 정말 중요하게 됩니다. 이것은 실제로 그의 권력의 중요한 기반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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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지금까지 수 세기 동안 남성의 모습을 실제 크기의 두 배로 확대해서 비춰주는 멋진 마법의 힘을 가진 거울 노릇을 해 왔습니다. 그 마법이 없었다면 지구는 아마 지금도 늪과 정글뿐일지도 모릅니다. 전쟁에서 이룬 수많은 업적이 명성을 얻지 못했을 것이고, 우리는 아직도 양의 뼈다귀에 사슴의 형태를 긁어 놓거나 양가죽이나 미개한 취향에 걸맞는 소박한 장신구와 부싯돌을 교환하고 있을 것입니다. 초인이나 운명의 손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러시아 황제와 로마 황제는 황제의 관을 써 본 적도 빼앗긴 적도 없었을 것입니다. 문명사회에서 거울의 용도가 무엇이건 간에, 거울은 모든 격렬하고 영웅적인 행위에 필수적인 것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나폴레옹과 무솔리니는 여성의 열등함을 아주 힘주어 주장합니다. 만일 여성이 열등하지 않으면 거울은 남성을 크게 보여주기를 멈출 테니까요. 그것은 여성이 남성에게 무척이나 빈번하게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남성이 여성의 비판을 받고 안절부절 못하는 것도 설명해 주지요. 여성이 남성들에게 이 책은 좋지 않다거나 이 그림은 형편없다거나 그 밖의 어떤 비평을 할 때마다, 똑같은 말을 남성들에게서 들었을 때보다 더 큰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더 큰 고통을 주게 되는 것도 설명해 줍니다. 만일 여성이 진실을 말하기 시작한다면, 거울 속 형체는 쪼그라들 것이고 삶에 대한 적응력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침 식사와 저녁 식사 때에 최소한 실제 크기의 두 배로 커진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다면 남자들은 계속해서 판결을 내리고 원주민을 교화하며 법률을 제정하고 책을 집필하고 정장을 차려입고 연회에서 장광설을 늘어놓을 수 있을까요? 빵 조각을 뜯고 커피를 저으며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을 이따금씩 바라보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거울에 비친 모습은 활력을 충전시키고 신경조직을 자극하기 때문에 더없이 중요하다고 말입니다. 그것을 빼앗아 보세요. 남성들은 코카인은 빼앗긴 마약중독자처럼 미쳐 죽을 것입니다. 나는 창밖을 내다보며 거리를 걷는 사람들 절반이 그 환상의 주문에 홀려 활보하며 일터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아침이면 기분 좋은 햇볕을 받으며 모자를 쓰고 코트를 입지요. 그들은 자신감 있게 몸을 쭉 펴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스미스 양의 티 파티에 자신이 꼭 필요한 사람이라 확신을 하면서요. 그리고 방에 들어서면서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나는 여기 있는 사람들 절반(여성들)보다 우월하다고 말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감과 확신에 차서 이야기를 하고, 그 자신감으로 공적 생활에서 중요한 결과를 이루어내며, 사적인 마음의 여백에 그런 묘한 메모를 남기는 것입니다.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중에서-
토론하기
(1) 여성이 수 세기 동안 남성의 모습을 실제보다 두 배로 크게 비춰주는 마법의 거울 역할을 해왔다는 울프의 주장은 어떤 의미인가요?
(2) 남성이 여성의 비판에 더 예민한 이유를 울프는 어떻게 설명하고 있나요?
(3) 여성이 더 이상 남성의 모습을 실제보다 커 보이게 해주는 역할을 하지 않으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요?
해설읽기
[해설1]
울프는 해묵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억압을 문화심리학적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 가부장제 사회는 근본적으로 집안의 가부장을 중심으로 서열이 매겨지고 조직된 힘으로 외부에 대항하는 군대와 같이 호전적인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전쟁과 정복에 유리하다. 울프는 가부장제 문화가 유지될 수 있는 바탕에는 여성의 희생과 여성에 대한 억압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가부장제 사회의 남성들은 위계질서에 편입되어 있고 자긍심과 용기를 갖기 위해서는 우월감을 느낄 필요가 있다. 이 정서적 만족감을 채워주는 것이 여성이 해야 할 일이 된 것이다. 아무리 보잘 것없는 남자라도 이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 중 가장 뛰어난 여성보다 자신이 우월하다는 믿음이 제국을 건설하고 식민지를 경영하는 힘이 되었다는 통찰을 보여준다. 인간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울프의 시각은 당시 새로운 학문으로 등장한 프로이트의 심리학의 영향을 받았다.
[해설2]
여성이 열등하다는 사회적 믿음은 가부장제를 지지하는 심리적 버팀목이다. 여성에게 비판을 받는다는 것은 여성의 열등성이라는 바탕이 흔들리는 것이고, 이것은 결국 남성의 우월성에 대한 도전이 된다. 같은 남성끼리는 항상 우열을 다투어 왔고, 그 과정을 통해 서열이 형성되는 것이다. 마치 사자 무리에서 수사자들이 서로 싸워 서열을 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여성이 남성을 비판하는 것은 가부장제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가부장적 전통사회에서는 여성의 교육을 막고, 여성은 열등하고 이성적이지 않으며 가정에서 남편에게 순종하고 육아에 충실할 것을 요구해 왔던 것이다. 여자가 똑똑하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해설3]
여성이 남성을 실제보다 더 크게, 즉 훌륭하고 능력있게 보이게 만드는 역할을 멈춘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해답은 인용된 본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통사회는 여성의 열등성을 강조해 왔다. 한국사회에도 마찬가지였다. 유교 전통은 여성을 가정의 울타리 안에 가둬놓았고, 여성이 단지 자녀를 낳고 남편의 부모와 가족에게 순종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20세기 중반 이후 여성이 교육을 받고 사회진출이 활발해졌다. 21세기 현재 여성은 법적으로 남성과 동등하다. 그러나 아직도 곳곳에서 성차별이 존재한다. 왜냐하면 제도는 법전의 글자로 바꾹꿀수 있지만, 관습과 문화에 뿌리박은 사람들의 습관과 편견을 바꾸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고 평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 사이에 다툼이 생기고 서로를 비난하는 일도 종종 생긴다. 울프는 <자기만의 방>의 말미에 양성의 조화에 대해 강조한다. 남성과 여성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다. 그 특성은 서로가 이해하고 조화를 이룰 때 인간사회와 문명을 최대한으로 꽃피게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