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뒤 맥락]
프랑스령 알제리의 수도 알제에서 선박 중개인으로 일하는 뫼르소는 양로원에 계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양로원이 있는 마랭고까지 이동하는 와중에도 어머니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던 뫼르소는 어머니의 관 앞에서도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그는 장례를 치르기 전 마지막으로 어머니의 시신을 확인하라는 권유도 거절한다.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는 동안 그의 인상에 남은 것은 맛있는 밀크커피와 운구하는 길에 내리쬐었던 뜨거운 햇빛뿐이다. 일상으로 돌아온 후 뫼르소는 편안함과 쾌적함을 만끽하며 안락한 집에서 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로 담담하게 생활하는 뫼르소를 보며 어떤 이는 위화감을 느끼며, 어떤 이는 그가 마음속으로 큰 슬픔을 간직하고 있으리라 넘겨짚고, 또 어떤 이는 원래 인생이란 그런 것이라며 뫼르소를 이해하기도 한다.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다양한 오해와 착각 속에서도 뫼르소는 억울함을 느끼지 않으며 자신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려 애쓰지 않는다.
적극적인 의사 표현도, 권유에 대한 거절도 굳이 하지 않는 생활을 이어가던 뫼르소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레몽의 권유로 알제 교외의 한 해수욕장에 놀러 가게 된다. 그러나 거기서 레몽은 옛 애인의 오빠인 아랍인 남성과 마주치게 되고 칼에 찔리게 된다. 이후 다시 한번 아랍인들과 마주치게 된 레몽은 그들에게 권총을 쏘려 하지만, 뫼르소는 그를 만류하며 권총을 받아든다. 그는 사태가 일단락되자 무리에서 떨어져 그늘로 이동하였으나 그곳에서 레몽을 찌른 아랍인과 다시 마주치게 된다. 그곳에서 또다시 작열하는 태양과 그 빛을 반사하는 아랍인의 칼에 극도의 불쾌감을 느끼던 뫼르소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권총을 쏜다. 우발적 살인으로 인해 법정에 서게 된 뫼르소는 어머니의 장례식 때 자신이 보였던 기이한 행적을 심문받게 된다.
[고전본문]
그때 갑자기 가로등이 켜지며, 어둠 속에 떠오르던 첫 별빛들이 희미해졌다. 그처럼 온갖 사람들과 빛이 가득한 보도를 바라보고 있자니, 나는 눈이 피로해지는 것을 느꼈다. 가로등은 젖은 보도를 비추고, 전차들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빛나는 머리털, 웃음을 띤 얼굴, 혹은 은팔찌 위에 불빛을 던지는 것이었다. 조금 뒤에 전차들이 점점 뜸해지고, 벌써 캄캄해진 밤이 나무들과 가로등 위에 내려앉으면서 거리는 어느 틈엔가 인기척이 없어지고, 마침내 다시 쓸쓸해진 길을 고양이가 천천히 가로질러 가는 시각이 되었다. 그때에야 나는 저녁을 먹어야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오랫동안 의자 등받이에 턱을 괴고 있었기 때문에 목이 좀 아팠다. 나는 빵과 밀가루 식료품을 사 가지고 올라와서, 요리를 해서 선 채로 먹었다. 창가에 가서 담배를 한 대 피우려 했으나, 공기가 서늘해서 좀 추웠다. 나는 창문을 닫았고, 방 안으로 돌아오다가 거울 속에 알코올램프와 빵 조각이 나란히 놓여 있는 테이블 한끝이 비친 것을 보았다. 나는, 일요일이 또 하루 지나갔고, 엄마의 장례식도 이제는 끝났고, 내일은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겠고, 그러니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 그는 침대 위에 앉은 다음, 나의 사생활에 관해 여러 가지로 정보를 수집했노라고 말했다. 어머니가 최근에 양로원에서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되어 마랭고에 가서 조사를 해보았다. 그 결과 엄마의 장례식 날 ‘내가 무심한 태도를 보였다’는 사실을 조사원들이 알아냈다는 것이었다. “사실 당신에게 이런 걸 묻는 것은 거북한 일이지만, 이건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만약에 내가 거기에 답변할 만한 것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그것이 검사 측에는 중대한 논거가 될 것입니다.” 하고 변호사는 말했다. 그는 내가 그에게 협력해주기를 원했다. 그날 마음이 아팠냐고 그는 나에게 물었다. 이 질문은 나를 몹시 놀라게 했다. 만약에 내가 그런 질문을 해야만 할 입장이었다면 나는 매우 거북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자문해 보는 습관을 좀 잃어버려서,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대답했다. 물론 나는 엄마를 사랑했지만 그러나 그런 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거다. 건전한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다소간 바랐던 경험이 있는 법이다. 그러자 변호사는 내 말을 가로막았는데, 매우 흥분한 듯이 보였다. 그는 그러한 말은 법정에서나 예심판사의 방에서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며 나를 다그쳤다. 그러나 나는, 원래 육체적 욕구에 밀려 감정은 뒷전이 되는 그런 천성이라고 그에게 설명해주었다. 엄마의 장례식이 있던 날, 나는 매우 피곤했고 졸렸다. 그렇기 때문에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잘 알 수가 없었다.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엄마가 죽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변호사는 성이 차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못합니다.”하고 그는 나에게 말했다.
토론하기
(1) 주인공 뫼르소가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2) 모든 감정에 무감한 뫼르소가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갑자기 살인을 저지른 이유는 무엇일까.
(3) 뫼르소가 살인 이후에도 자신의 죄를 실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설읽기
이 작품은 간단히 말해, 매사에 무감한 태도를 취하고 스스로를 이방인처럼 느끼며 주변인들에게도 그렇게 취급받던 주인공이 또 다른 ‘이방인’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령 알제리의 아랍인을 총으로 쏘아 죽인 후 자발적으로 변호를 포기하게 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즉 주인공 뫼르소가 아랍인 남성을 죽인 사건은 1부와 2부를 연결하는 매개로, 뫼르소가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은 이유를 부당하게 심문받는 계기가 되는 가장 주요한 사건이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뫼르소가 총을 쏜 이유는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뫼르소는 레몽이 아랍인을 죽이려 하자 그를 만류하기 위해 권총을 빼앗았던 것으로, 그 자신은 아랍인을 죽일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그럴 만한 개인적 원한도 없었기 때문이다. 뫼르소의 우발적 살인에 대해 독자들이 알 수 있는 단서는, 어머니의 장례식 날을 상기시키는 뜨거운 태양과 그 빛을 반사하는 아랍인의 칼날에 뫼르소가 두통과 불쾌감을 느꼈다는 것뿐이다. 우발적이고 충동적인 살인이 이루어지는 이 장면에서 주인공의 심리는 설명되지 않으며 오로지 비 오듯 쏟아지는 뜨거운 햇빛과 권총 자루의 매끈한 촉감, 고요한 해변의 침묵을 깨는 노크 소리와 같은 총성 등 감각적 이미지들만이 난무한다. 즉 뫼르소의 살인은 원한이나 분노와 같이 격렬한 감정으로 인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마치 여러 감각으로 인한 조건반사적 행동처럼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뫼르소는 살인 혐의로 기소당한 이후에도 뚜렷한 죄의식이나 후회를 드러내지 않는다. 가령 예심판사가 인간의 죄를 대신하여 고통받는 예수의 조각을 보여주며 뫼르소에게 참회를 요구하지만, 그는 저 조각을 보며 우는 이들은 죄인이지만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느낄 만큼 죄를 지었다는 의식이 희미하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으니 벌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식의 태도와는 다르다. 이후 그가 사형 선고를 감수하며 변호를 포기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그저 삶과 죽음을 모두 무의미한 것으로 인지하는 듯하다. 이러한 인식은 뫼르소가 어머니의 죽음을 겪으며 얻은 충격 때문에 생긴 것인지 혹은 그가 처음부터 이러한 생각을 하며 살아왔기에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초연했던 것인지는 알기 어렵다.
뫼르소의 이와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수동적 태도는 작품 초반부인 어머니의 장례식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나타난 바 있다. 그는 누군가 자신을 비난해도 개의치 않고 오해를 받아도 해명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의도와 상반되는 평가를 들어도 전혀 억울함을 느끼지 않으며 단지 마음속으로 몇 가지 답변을 할 뿐이다. 가령 그는 어머니가 자신과 함께 사는 것보다는 요양원에서 더 행복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낸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미안해할 일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는다. 그는 법정에서 자기 자신을 변호하지 않듯 일상에서도 굳이 자신을 설명하거나 변명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이로 인해 뫼르소는 살인이라는 합당한 죄목이 아니라 어머니의 죽음에 슬퍼하지 않았다는 엉뚱한 이유로만 평가받게 된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반복하며 자신을 설명하는 것을 거부하는 주인공을 통해 작가는, 인간이란 삶의 목적과 의의를 찾고자 하지만, 사실 아무 의미 없이 살아가기 때문에 낯선 세상에서 매일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러한 주제의식으로 인해 이방인은 세계를 설명할 수 있는 영원불멸의 진리란 존재하지 않으며, 이성이나 논리를 초월한 부조리함으로 가득차 있음을 드러내고자 한 ‘부조리 문학’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앞뒤 맥락]
프랑스령 알제리의 수도 알제에서 선박 중개인으로 일하는 뫼르소는 양로원에 계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양로원이 있는 마랭고까지 이동하는 와중에도 어머니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던 뫼르소는 어머니의 관 앞에서도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그는 장례를 치르기 전 마지막으로 어머니의 시신을 확인하라는 권유도 거절한다.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는 동안 그의 인상에 남은 것은 맛있는 밀크커피와 운구하는 길에 내리쬐었던 뜨거운 햇빛뿐이다. 일상으로 돌아온 후 뫼르소는 편안함과 쾌적함을 만끽하며 안락한 집에서 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로 담담하게 생활하는 뫼르소를 보며 어떤 이는 위화감을 느끼며, 어떤 이는 그가 마음속으로 큰 슬픔을 간직하고 있으리라 넘겨짚고, 또 어떤 이는 원래 인생이란 그런 것이라며 뫼르소를 이해하기도 한다.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다양한 오해와 착각 속에서도 뫼르소는 억울함을 느끼지 않으며 자신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려 애쓰지 않는다.
적극적인 의사 표현도, 권유에 대한 거절도 굳이 하지 않는 생활을 이어가던 뫼르소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레몽의 권유로 알제 교외의 한 해수욕장에 놀러 가게 된다. 그러나 거기서 레몽은 옛 애인의 오빠인 아랍인 남성과 마주치게 되고 칼에 찔리게 된다. 이후 다시 한번 아랍인들과 마주치게 된 레몽은 그들에게 권총을 쏘려 하지만, 뫼르소는 그를 만류하며 권총을 받아든다. 그는 사태가 일단락되자 무리에서 떨어져 그늘로 이동하였으나 그곳에서 레몽을 찌른 아랍인과 다시 마주치게 된다. 그곳에서 또다시 작열하는 태양과 그 빛을 반사하는 아랍인의 칼에 극도의 불쾌감을 느끼던 뫼르소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권총을 쏜다. 우발적 살인으로 인해 법정에 서게 된 뫼르소는 어머니의 장례식 때 자신이 보였던 기이한 행적을 심문받게 된다.
[고전본문]
그때 갑자기 가로등이 켜지며, 어둠 속에 떠오르던 첫 별빛들이 희미해졌다. 그처럼 온갖 사람들과 빛이 가득한 보도를 바라보고 있자니, 나는 눈이 피로해지는 것을 느꼈다. 가로등은 젖은 보도를 비추고, 전차들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빛나는 머리털, 웃음을 띤 얼굴, 혹은 은팔찌 위에 불빛을 던지는 것이었다. 조금 뒤에 전차들이 점점 뜸해지고, 벌써 캄캄해진 밤이 나무들과 가로등 위에 내려앉으면서 거리는 어느 틈엔가 인기척이 없어지고, 마침내 다시 쓸쓸해진 길을 고양이가 천천히 가로질러 가는 시각이 되었다. 그때에야 나는 저녁을 먹어야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오랫동안 의자 등받이에 턱을 괴고 있었기 때문에 목이 좀 아팠다. 나는 빵과 밀가루 식료품을 사 가지고 올라와서, 요리를 해서 선 채로 먹었다. 창가에 가서 담배를 한 대 피우려 했으나, 공기가 서늘해서 좀 추웠다. 나는 창문을 닫았고, 방 안으로 돌아오다가 거울 속에 알코올램프와 빵 조각이 나란히 놓여 있는 테이블 한끝이 비친 것을 보았다. 나는, 일요일이 또 하루 지나갔고, 엄마의 장례식도 이제는 끝났고, 내일은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겠고, 그러니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 그는 침대 위에 앉은 다음, 나의 사생활에 관해 여러 가지로 정보를 수집했노라고 말했다. 어머니가 최근에 양로원에서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되어 마랭고에 가서 조사를 해보았다. 그 결과 엄마의 장례식 날 ‘내가 무심한 태도를 보였다’는 사실을 조사원들이 알아냈다는 것이었다. “사실 당신에게 이런 걸 묻는 것은 거북한 일이지만, 이건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만약에 내가 거기에 답변할 만한 것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그것이 검사 측에는 중대한 논거가 될 것입니다.” 하고 변호사는 말했다. 그는 내가 그에게 협력해주기를 원했다. 그날 마음이 아팠냐고 그는 나에게 물었다. 이 질문은 나를 몹시 놀라게 했다. 만약에 내가 그런 질문을 해야만 할 입장이었다면 나는 매우 거북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자문해 보는 습관을 좀 잃어버려서,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대답했다. 물론 나는 엄마를 사랑했지만 그러나 그런 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거다. 건전한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다소간 바랐던 경험이 있는 법이다. 그러자 변호사는 내 말을 가로막았는데, 매우 흥분한 듯이 보였다. 그는 그러한 말은 법정에서나 예심판사의 방에서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며 나를 다그쳤다. 그러나 나는, 원래 육체적 욕구에 밀려 감정은 뒷전이 되는 그런 천성이라고 그에게 설명해주었다. 엄마의 장례식이 있던 날, 나는 매우 피곤했고 졸렸다. 그렇기 때문에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잘 알 수가 없었다.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엄마가 죽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변호사는 성이 차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못합니다.”하고 그는 나에게 말했다.
토론하기
(1) 주인공 뫼르소가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2) 모든 감정에 무감한 뫼르소가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갑자기 살인을 저지른 이유는 무엇일까.
(3) 뫼르소가 살인 이후에도 자신의 죄를 실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설읽기
이 작품은 간단히 말해, 매사에 무감한 태도를 취하고 스스로를 이방인처럼 느끼며 주변인들에게도 그렇게 취급받던 주인공이 또 다른 ‘이방인’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령 알제리의 아랍인을 총으로 쏘아 죽인 후 자발적으로 변호를 포기하게 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즉 주인공 뫼르소가 아랍인 남성을 죽인 사건은 1부와 2부를 연결하는 매개로, 뫼르소가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은 이유를 부당하게 심문받는 계기가 되는 가장 주요한 사건이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뫼르소가 총을 쏜 이유는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뫼르소는 레몽이 아랍인을 죽이려 하자 그를 만류하기 위해 권총을 빼앗았던 것으로, 그 자신은 아랍인을 죽일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그럴 만한 개인적 원한도 없었기 때문이다. 뫼르소의 우발적 살인에 대해 독자들이 알 수 있는 단서는, 어머니의 장례식 날을 상기시키는 뜨거운 태양과 그 빛을 반사하는 아랍인의 칼날에 뫼르소가 두통과 불쾌감을 느꼈다는 것뿐이다. 우발적이고 충동적인 살인이 이루어지는 이 장면에서 주인공의 심리는 설명되지 않으며 오로지 비 오듯 쏟아지는 뜨거운 햇빛과 권총 자루의 매끈한 촉감, 고요한 해변의 침묵을 깨는 노크 소리와 같은 총성 등 감각적 이미지들만이 난무한다. 즉 뫼르소의 살인은 원한이나 분노와 같이 격렬한 감정으로 인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마치 여러 감각으로 인한 조건반사적 행동처럼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뫼르소는 살인 혐의로 기소당한 이후에도 뚜렷한 죄의식이나 후회를 드러내지 않는다. 가령 예심판사가 인간의 죄를 대신하여 고통받는 예수의 조각을 보여주며 뫼르소에게 참회를 요구하지만, 그는 저 조각을 보며 우는 이들은 죄인이지만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느낄 만큼 죄를 지었다는 의식이 희미하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으니 벌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식의 태도와는 다르다. 이후 그가 사형 선고를 감수하며 변호를 포기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그저 삶과 죽음을 모두 무의미한 것으로 인지하는 듯하다. 이러한 인식은 뫼르소가 어머니의 죽음을 겪으며 얻은 충격 때문에 생긴 것인지 혹은 그가 처음부터 이러한 생각을 하며 살아왔기에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초연했던 것인지는 알기 어렵다.
뫼르소의 이와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수동적 태도는 작품 초반부인 어머니의 장례식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나타난 바 있다. 그는 누군가 자신을 비난해도 개의치 않고 오해를 받아도 해명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의도와 상반되는 평가를 들어도 전혀 억울함을 느끼지 않으며 단지 마음속으로 몇 가지 답변을 할 뿐이다. 가령 그는 어머니가 자신과 함께 사는 것보다는 요양원에서 더 행복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낸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미안해할 일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는다. 그는 법정에서 자기 자신을 변호하지 않듯 일상에서도 굳이 자신을 설명하거나 변명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이로 인해 뫼르소는 살인이라는 합당한 죄목이 아니라 어머니의 죽음에 슬퍼하지 않았다는 엉뚱한 이유로만 평가받게 된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반복하며 자신을 설명하는 것을 거부하는 주인공을 통해 작가는, 인간이란 삶의 목적과 의의를 찾고자 하지만, 사실 아무 의미 없이 살아가기 때문에 낯선 세상에서 매일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러한 주제의식으로 인해 이방인은 세계를 설명할 수 있는 영원불멸의 진리란 존재하지 않으며, 이성이나 논리를 초월한 부조리함으로 가득차 있음을 드러내고자 한 ‘부조리 문학’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