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뒤 맥락]
파스칼은 『팡세』의 정의와 관습을 다루는 장에서 정의의 기초가 특정 공동체의 관습에 불과함을 폭로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의의 관념이 보편적이라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습관에 불과함을 모르고 산다. 산과 강을 경계로 정의와 법이 달라지는 것이 바로 증거이다. 하지만 파스칼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사실 관습에 불과한 정의를 영원하고 권위 있는 것으로 여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고전본문]
어떤 바탕에서 인간은 그가 통치하려는 세계의 질서를 발견했는가? 그 바탕은 개인의 변덕스러움이 아닐까? 혼란! 그 질서가 정의에 바탕을 둔다고? 인간은 정의를 모른다. 인간이 정의를 알았다면 틀림없이 사람들 사이에 가장 널리 회자되는 다음과 같은 격언을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각 사람은 자신의 나라의 관습을 따라야만 한다. 참된 공정함이 가진 영광은 모든 나라들을 그것 아래 놓이게 했을 것이고, 입법자들은 이 변하지 않는 정의 대신 페르시아인들과 독일인들의 공상들과 변덕을 그들의 모델로 삼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지구상의 모든 나라들에서 모든 시대에 정의가 확립되었음을 보았을 것이다. 반면, 우리는 정의를 보지 않는다. 또한 기후의 변화에 따라 그 본성을 변화시키지 않는 부정의도 보지 않는다. 경도 3도만 바뀌어도 모든 법률은 뒤바뀐다. 자오선이 진리를 결정한다. 기본적인 법들은 몇 년만 지나도 바뀐다. 법은 시대에 따라 다르다. 토성이 사자자리에 들어가면 이런 저런 범죄가 어디에서 생기는지 알려준다. 강 하나를 두고 변하는 이상한 정의! 피레네 산맥 이편에서는 진리이고, 다른 편에서는 오류이다. 인간은 정의가 이러한 관습들에 있지 않고 모든 나라에 공통적인 자연법에 있다고 인정한다. 만일 인간의 법들을 나누어준 변덕스러운 우연이 보편적인 하나의 사례와 만나더라도 사람들은 분명 집요하게 자연법의 존재를 주장할 것이다. 우스운 것은 인간의 변덕은 너무나 다양한 변종들을 가지기 때문에, 그런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자연법들은 존재한다. 하지만 이미 타락한 훌륭한 이성은 모든 것을 타락시켰다.
토론하기
(1) 본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피레네 산맥 이편에서는 진리이고, 다른 편에서는 오류이다.’ 라는 말의 의미를 자신의 언어로 말해보자.
(2) 올바름의 기준이 집단에 따라 다름을 경험한 적이 있으면 말해 보자.
(3) 우리나라는 정의에 대한 보편적 합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한 집단에서는 정의가 다른 집단에서는 정의가 되는 사례가 생각난다면 말해 보자.
해설읽기
정의, 공정함은 모든 인간이 바라는 이상적인 덕목이다. 하지만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하는 정의는 나를 위한 정의가 아니라 타인을 위한 정의인 경우들이 있다. 가령, 부를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이 정의라고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능력으로 획득한 부는 자기의 노력의 결과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부를 분배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따라서 정의를 정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파스칼은 사회 질서를 유지하게 해 주는 핵심적 가치인 정의에 대해서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는 역사적 사례를 제시하면서 사람들은 보편적인 정의의 관념이 아니라, 습관에 기초한 풍습에 더욱 의존함을 말하고 있다. 기후에 따라서 사람들의 정의에 대한 생각도 달라진다. 위도가 조금만 바뀌어도 정의에 대한 생각이 다르고, 피레네 산맥 한쪽에서 진리인 것이 다른 쪽에서는 거짓이 된다. 어떤 이들은 자연법, 즉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법이 아닌 인간의 본성 속에 있는 보편적인 법칙을 근거로 보편적인 정의의 관념을 도출해내려 한다. 이에 대해 파스칼은 그런 보편적인 자연 법칙은 없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살인, 절도, 부친살해 등이 덕행으로 간주되는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의 이성이 허약하고 악에 물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파스칼은 인간 본성에 대해서는 매우 현실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이 고귀하게 여기는 가치들은 사실 허구적인 것이 많다. 인간이 정의를 부르짖을 때는 그것이 자기에게 유익이 될 때이다. 기존의 질서나 관계에서 이미 이득을 보고 있는 자가 이 세상이 불의하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기존의 질서가 전복되어 기득권을 가진 이들과 약자 사이의 관계라 뒤바뀌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과거에 불의를 외쳤던 자들이 이제는 현재의 질서가 정의롭다고 말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현실을 지나치게 냉소적으로 바라본 것은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상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파스칼처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도 필요하다.
키워드
관습, 법, 이성, 자연법, 정의
[앞뒤 맥락]
파스칼은 『팡세』의 정의와 관습을 다루는 장에서 정의의 기초가 특정 공동체의 관습에 불과함을 폭로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의의 관념이 보편적이라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습관에 불과함을 모르고 산다. 산과 강을 경계로 정의와 법이 달라지는 것이 바로 증거이다. 하지만 파스칼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사실 관습에 불과한 정의를 영원하고 권위 있는 것으로 여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고전본문]
어떤 바탕에서 인간은 그가 통치하려는 세계의 질서를 발견했는가? 그 바탕은 개인의 변덕스러움이 아닐까? 혼란! 그 질서가 정의에 바탕을 둔다고? 인간은 정의를 모른다. 인간이 정의를 알았다면 틀림없이 사람들 사이에 가장 널리 회자되는 다음과 같은 격언을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각 사람은 자신의 나라의 관습을 따라야만 한다. 참된 공정함이 가진 영광은 모든 나라들을 그것 아래 놓이게 했을 것이고, 입법자들은 이 변하지 않는 정의 대신 페르시아인들과 독일인들의 공상들과 변덕을 그들의 모델로 삼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지구상의 모든 나라들에서 모든 시대에 정의가 확립되었음을 보았을 것이다. 반면, 우리는 정의를 보지 않는다. 또한 기후의 변화에 따라 그 본성을 변화시키지 않는 부정의도 보지 않는다. 경도 3도만 바뀌어도 모든 법률은 뒤바뀐다. 자오선이 진리를 결정한다. 기본적인 법들은 몇 년만 지나도 바뀐다. 법은 시대에 따라 다르다. 토성이 사자자리에 들어가면 이런 저런 범죄가 어디에서 생기는지 알려준다. 강 하나를 두고 변하는 이상한 정의! 피레네 산맥 이편에서는 진리이고, 다른 편에서는 오류이다. 인간은 정의가 이러한 관습들에 있지 않고 모든 나라에 공통적인 자연법에 있다고 인정한다. 만일 인간의 법들을 나누어준 변덕스러운 우연이 보편적인 하나의 사례와 만나더라도 사람들은 분명 집요하게 자연법의 존재를 주장할 것이다. 우스운 것은 인간의 변덕은 너무나 다양한 변종들을 가지기 때문에, 그런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자연법들은 존재한다. 하지만 이미 타락한 훌륭한 이성은 모든 것을 타락시켰다.
토론하기
(1) 본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피레네 산맥 이편에서는 진리이고, 다른 편에서는 오류이다.’ 라는 말의 의미를 자신의 언어로 말해보자.
(2) 올바름의 기준이 집단에 따라 다름을 경험한 적이 있으면 말해 보자.
(3) 우리나라는 정의에 대한 보편적 합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한 집단에서는 정의가 다른 집단에서는 정의가 되는 사례가 생각난다면 말해 보자.
해설읽기
정의, 공정함은 모든 인간이 바라는 이상적인 덕목이다. 하지만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하는 정의는 나를 위한 정의가 아니라 타인을 위한 정의인 경우들이 있다. 가령, 부를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이 정의라고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능력으로 획득한 부는 자기의 노력의 결과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부를 분배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따라서 정의를 정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파스칼은 사회 질서를 유지하게 해 주는 핵심적 가치인 정의에 대해서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는 역사적 사례를 제시하면서 사람들은 보편적인 정의의 관념이 아니라, 습관에 기초한 풍습에 더욱 의존함을 말하고 있다. 기후에 따라서 사람들의 정의에 대한 생각도 달라진다. 위도가 조금만 바뀌어도 정의에 대한 생각이 다르고, 피레네 산맥 한쪽에서 진리인 것이 다른 쪽에서는 거짓이 된다. 어떤 이들은 자연법, 즉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법이 아닌 인간의 본성 속에 있는 보편적인 법칙을 근거로 보편적인 정의의 관념을 도출해내려 한다. 이에 대해 파스칼은 그런 보편적인 자연 법칙은 없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살인, 절도, 부친살해 등이 덕행으로 간주되는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의 이성이 허약하고 악에 물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파스칼은 인간 본성에 대해서는 매우 현실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이 고귀하게 여기는 가치들은 사실 허구적인 것이 많다. 인간이 정의를 부르짖을 때는 그것이 자기에게 유익이 될 때이다. 기존의 질서나 관계에서 이미 이득을 보고 있는 자가 이 세상이 불의하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기존의 질서가 전복되어 기득권을 가진 이들과 약자 사이의 관계라 뒤바뀌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과거에 불의를 외쳤던 자들이 이제는 현재의 질서가 정의롭다고 말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현실을 지나치게 냉소적으로 바라본 것은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상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파스칼처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도 필요하다.
키워드
관습, 법, 이성, 자연법, 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