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맥락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백록』에서 젖을 먹는 유아의 자기 중심적 욕망를 폭로하는 것에서부터 청소년기의 도덕적 방종, 육욕을 이기지 못했던 청춘, 명예를 얻기 위해서 동분서주했던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그의 고백은 그가 그리스도교로 개종하는 것에서 절정에 달한다. 이 책의 후반부에는 그리스도교 신자로서의 그리스도교 정신에 대한 철학적 사색을 담고 있다. 아래 본문에서는 시간의 문제를 성찰한다. 그는 시간이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내적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고전본문
만일 미래와 과거가 실재하는 것이라면 그것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이러한 문제에 대한 지식은 저의 한계를 넘어서 있는 것이지만, 그것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것들은 과거에도 미래에도 있지 않고 현재에 있습니다. 미래는 말 그대로 아직 오지 않은 현재이고, 과거는 말 그대로 이미 지나간 현재입니다. 따라서 그것들이 어디에 있든지, 그것들이 무엇이든지 간에 과거와 미래는 현재로서만 존재합니다. 이처럼 과거의 사건에 대한 진실된 이야기 안에서, 기억은 실재적 사건들을 재현해 내지 않습니다. 그 사건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그 사건들이 남겨둔 이미지들로부터 생겨난 말들은 우리의 감각을 통해서 지나갑니다. 마치 발자국 흔적을 남기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라진 저의 어린 시절은 과거에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서 말할 때는, 현재 속에 있는 그것의 이미지를 받아들입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이 여전히 저의 기억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도 이런 식이 아닐까요? 아직 오지 않는 것에 대한 이미지가 현재 속에 나타난 것이 아닙니까? 오 신이여, 저는 여기서 저의 무지를 고백합니다. 하지만 제가 확신하는 바는, 보통 우리가 우리의 미래 행동을 미리 계획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계획은 현재에 일어나지만, 미래에 계획된 행동은 아직 오지 않습니다. 실현되기 시작한 우리의 계획은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11권 중에서
토론하기
(1) 아우구스티누가 과거, 현재, 미래를 설명하는 방식을 자신의 언어로 쉽게 풀어서 말해 보자.
(2)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기억이 다른 사람과 다른 경우가 있었다면 말해 보자.
(3) 개인적 기억과 기대뿐만 아니라, 공동체적 기억과 기대도 건전한 삶을 위해 중요하다. 우리 민족의 과거와 미래를 기억과 기대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고, 건전한 과거와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취해야한 태도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해설읽기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은 저자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참회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 책은 자기 고백적 성격의 내용 외에서 악의 문제, 신의 세계 창조, 시간과 영원의 문제와 같은 굵직한 철학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어서 역사적으로 많은 철학자들의 관심을 받아오고 있다. 위 본문은 아우구스티누스가 시간의 문제에 대해서 성찰하는 대목이다. 대사상가 아우구스티누스에게도 시간이라는 주제는 다루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시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명쾌하게 답변하기 어려움을 스스로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름대로 시간에 대해서 흥미로운 통찰을 제시했는데, 위 본문은 그 핵심을 잘 드러내고 있다. 우리들이 벽에 걸려 있는 시계를 통해서 보는 시간은 기계적인 시간이다. 그리고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계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같은 기계적인 시간 속에서 각자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같은 장소에서 같은 기계적 시간의 흐름 속에 살면서도 개인적으로 느끼는 시간은 다를 수 있다. 같은 공장에서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 중에는 시간이 매우 빠르게 간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시간이 매우 더디게 흐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를 볼 때 시간은 주관적이고 질적으로 다양하게 경험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시간의 주관적 성격과 질적 성격에 주목한다. 위의 글에서 핵심 주장은 인간은 현재만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상식적으로 시간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우구스티누스에 따르면 인간은 과거를 경험할 수 없고, 또한 미래도 경험할 수 없다. 왜냐하면 과거는 우리가 과거를 말하거나 생각할 때 이미 지나가서 사라지고 없는 것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은 오직 현재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는 왜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 말할까? 그것은 인간이 기억과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라는 것은 사실 현재 지나간 시간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억이고, 반대로 미래는 앞으로 올 것에 대한 우리의 기대를 말한다. 어려운 말 같지만 사실 단순하다. 인간은 과거와 미래를 현재의 시간을 통해서만 경험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시간에 대한 통찰이 우리의 일상적인 삶과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아우구스티누스의 시간에 대한 통찰은 우리의 개인적, 공동체적 삶을 이해할 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는 우리가 과거를 객관적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아우구스티누스에 따르면 그것은 기억에 불과하다. 그리고 기억은 선택적이다. 우리는 기억하고 싶은 것만을 기억한다. 사실 우리가 과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적 과거라고 할 수 있다. 친구들과 다투었을 때 과거에 대한 서로의 이해가 달라서 대화가 되지 않았던 경험을 했을 것이다. 서로 다른 과거, 즉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미래에 대해서도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미래가 우리의 기대와 계획이라면, 그것은 실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에서만 일어나는 상태이다. 그렇다면 그것도 개인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시간론을 건전한 삶을 위해 활용해 본다면 다음과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우리는 나의 과거가 나의 잘못된 생각,편견, 욕심에 의해서 왜곡되어 기억으로 남아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의 과거는 바로 자기 중심적인 과거일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자기 성찰을 통해서 과거, 즉 기억을 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고백록』을 쓴 것도 과거를 정화하는 일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정화된 기억을 바탕으로 할 때에만 미래에 대한 건전한 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를 미움이라는 기억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 미래를 건전하게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키워드
과거, 기대, 기억, 미래, 시간, 현재
전후맥락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백록』에서 젖을 먹는 유아의 자기 중심적 욕망를 폭로하는 것에서부터 청소년기의 도덕적 방종, 육욕을 이기지 못했던 청춘, 명예를 얻기 위해서 동분서주했던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그의 고백은 그가 그리스도교로 개종하는 것에서 절정에 달한다. 이 책의 후반부에는 그리스도교 신자로서의 그리스도교 정신에 대한 철학적 사색을 담고 있다. 아래 본문에서는 시간의 문제를 성찰한다. 그는 시간이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내적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고전본문
만일 미래와 과거가 실재하는 것이라면 그것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이러한 문제에 대한 지식은 저의 한계를 넘어서 있는 것이지만, 그것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것들은 과거에도 미래에도 있지 않고 현재에 있습니다. 미래는 말 그대로 아직 오지 않은 현재이고, 과거는 말 그대로 이미 지나간 현재입니다. 따라서 그것들이 어디에 있든지, 그것들이 무엇이든지 간에 과거와 미래는 현재로서만 존재합니다. 이처럼 과거의 사건에 대한 진실된 이야기 안에서, 기억은 실재적 사건들을 재현해 내지 않습니다. 그 사건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그 사건들이 남겨둔 이미지들로부터 생겨난 말들은 우리의 감각을 통해서 지나갑니다. 마치 발자국 흔적을 남기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라진 저의 어린 시절은 과거에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서 말할 때는, 현재 속에 있는 그것의 이미지를 받아들입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이 여전히 저의 기억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도 이런 식이 아닐까요? 아직 오지 않는 것에 대한 이미지가 현재 속에 나타난 것이 아닙니까? 오 신이여, 저는 여기서 저의 무지를 고백합니다. 하지만 제가 확신하는 바는, 보통 우리가 우리의 미래 행동을 미리 계획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계획은 현재에 일어나지만, 미래에 계획된 행동은 아직 오지 않습니다. 실현되기 시작한 우리의 계획은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11권 중에서
토론하기
(1) 아우구스티누가 과거, 현재, 미래를 설명하는 방식을 자신의 언어로 쉽게 풀어서 말해 보자.
(2)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기억이 다른 사람과 다른 경우가 있었다면 말해 보자.
(3) 개인적 기억과 기대뿐만 아니라, 공동체적 기억과 기대도 건전한 삶을 위해 중요하다. 우리 민족의 과거와 미래를 기억과 기대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고, 건전한 과거와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취해야한 태도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해설읽기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은 저자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참회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 책은 자기 고백적 성격의 내용 외에서 악의 문제, 신의 세계 창조, 시간과 영원의 문제와 같은 굵직한 철학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어서 역사적으로 많은 철학자들의 관심을 받아오고 있다. 위 본문은 아우구스티누스가 시간의 문제에 대해서 성찰하는 대목이다. 대사상가 아우구스티누스에게도 시간이라는 주제는 다루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시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명쾌하게 답변하기 어려움을 스스로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름대로 시간에 대해서 흥미로운 통찰을 제시했는데, 위 본문은 그 핵심을 잘 드러내고 있다. 우리들이 벽에 걸려 있는 시계를 통해서 보는 시간은 기계적인 시간이다. 그리고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계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같은 기계적인 시간 속에서 각자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같은 장소에서 같은 기계적 시간의 흐름 속에 살면서도 개인적으로 느끼는 시간은 다를 수 있다. 같은 공장에서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 중에는 시간이 매우 빠르게 간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시간이 매우 더디게 흐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를 볼 때 시간은 주관적이고 질적으로 다양하게 경험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시간의 주관적 성격과 질적 성격에 주목한다. 위의 글에서 핵심 주장은 인간은 현재만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상식적으로 시간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우구스티누스에 따르면 인간은 과거를 경험할 수 없고, 또한 미래도 경험할 수 없다. 왜냐하면 과거는 우리가 과거를 말하거나 생각할 때 이미 지나가서 사라지고 없는 것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은 오직 현재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는 왜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 말할까? 그것은 인간이 기억과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라는 것은 사실 현재 지나간 시간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억이고, 반대로 미래는 앞으로 올 것에 대한 우리의 기대를 말한다. 어려운 말 같지만 사실 단순하다. 인간은 과거와 미래를 현재의 시간을 통해서만 경험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시간에 대한 통찰이 우리의 일상적인 삶과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아우구스티누스의 시간에 대한 통찰은 우리의 개인적, 공동체적 삶을 이해할 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는 우리가 과거를 객관적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아우구스티누스에 따르면 그것은 기억에 불과하다. 그리고 기억은 선택적이다. 우리는 기억하고 싶은 것만을 기억한다. 사실 우리가 과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적 과거라고 할 수 있다. 친구들과 다투었을 때 과거에 대한 서로의 이해가 달라서 대화가 되지 않았던 경험을 했을 것이다. 서로 다른 과거, 즉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미래에 대해서도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미래가 우리의 기대와 계획이라면, 그것은 실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에서만 일어나는 상태이다. 그렇다면 그것도 개인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시간론을 건전한 삶을 위해 활용해 본다면 다음과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우리는 나의 과거가 나의 잘못된 생각,편견, 욕심에 의해서 왜곡되어 기억으로 남아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의 과거는 바로 자기 중심적인 과거일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자기 성찰을 통해서 과거, 즉 기억을 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고백록』을 쓴 것도 과거를 정화하는 일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정화된 기억을 바탕으로 할 때에만 미래에 대한 건전한 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를 미움이라는 기억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 미래를 건전하게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키워드
과거, 기대, 기억, 미래, 시간,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