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맥락
『국가론』의 대표 화자 중 한 명인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는 로마와 카르타고 사이에서 벌어진 제3차 포에니 전쟁에서 카리타고를 파멸시켜 로마를 승리로 이끈 장군이었다. 소위 ‘스키피오의 꿈’으로 알려진 『국가론』 6권의 12~31장은 기원전 149년 경에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가 아프리카 원정을 떠났을 때 꿨던 꿈에 대한 내용이다. 꿈에서 그의 조부인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와 아버지인 파울루스가 등장한다.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는 제2차 포에니 전쟁의 자마 전투에서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을 꺾고 로마를 승리로 이끈 장군으로서 기원전 183년에 사망했다. 아버지인 파울루스도 로마와 마케도니아 사이에 벌어진 제3차 마케도니아 전쟁에서 로마를 승리로 이끈 장군이으로서 기원전 160년에 사망했다. 스키피오의 꿈에서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는 이미 고인이 된 아버지와 조부와 함께 별들 사이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며 사후 세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개한다.
고전본문
조부: “그러나 아프리카누스야[1], 너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생각하며 공화국을 보존하기 위해 더욱 열심을 내거라. 조국을 수호하거나 조국에 이바지하거나 조국을 확장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하늘에 행복한 자들이 영원히 누릴 수 있는 장소가 정해져 있단다. 온 세상을 통치하는 최고의 신에게는 땅에서 행해지는 어떤 것도 정의로 모인 인간들의 회합과 사회, 즉 국가보다 더 합당한 것은 없기 때문이란다. 국가의 지도자들과 수호자들은 여기에서 기원했고, 여기로 되돌아 온단다.”
이 시점에서 나는 비록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측근들의 음모가 더욱 두려웠음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 자신과, 나의 아버지를 비롯해 우리가 죽었다고 간주하는 사람들이 살아있는지 물었네. 그러자 그 분은 말씀하셨네.
조부: “물론이란다. 그들은 마치 감옥에서 탈출한 것마냥 육체의 사슬에서 벗어나 살아있단다. 실상은 네가 삶이라 부르는 것이 죽음이란다. 네게 다가오는 아버지 파울루스가 보이지 않니?”
나는 아버지를 보고 눈물을 터뜨렸네. 아버지는 나를 껴안고 입맞추면서 울음을 멈추도록 다그쳤네. 나는 울음을 머금고 말을 할 수 있게 되자마자 물었네.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 “가장 신성하고 고귀하신 아버님, 아프리카누스[2]의 말처럼 여기서의 삶이 진정한 삶이라면, 어째서 저는 땅에서 지체하고 있나요? 어째서 당신을 향해 여기로 서둘러 오지 않나요?”
그가 답했네.
아버지: “그럴 수 없단다. 네가 보고 있는 만물을 신전으로 소유하는 저 신께서 너를 육체의 간수로부터 해방시키지 않는다면 여기로 들어오는 통로가 열릴 수 없기 때문이란다. 왜냐면 인간은 네가 보고 있는 이 신전 중앙에 위치한 땅이라 불리는 저 지구(球)를 돌보기 위해 태어났기 때문이란다. 인간의 영혼은 성좌와 별이라 불리는 저 둥근, 신적인 정신이 깃들어 놀라운 속도로 궤도를 그리는 영원한 불로부터 주어졌단다. 그러니 푸블리우스야, 너를 비롯한 모든 충성심 깊은 이들은 영혼을 육체의 간수 아래 지니고 있어야만 한단다. 우리는 신에게 부여받은 인간의 임무를 회피하는 사람들로 비춰지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 영혼을 주신 분의 명령 없이는 인간의 삶으로부터 이주해서는 안된단다. 스키피오야, 너는 여기 계신 네 할아버지와 너를 낳은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정의를 숭상하고, 부모나 친척에 대해서도 중요하지만 조국에 대해서 가장 중요한 충성심을 숭상하거라. 이런 삶이 하늘로 인도하는 길이고, 이미 살았고 육체로부터 풀려나, 네가 보고 있는 이 곳 (그곳은 불꽃들 가운데서 가장 찬란한 빛으로 반짝이는 원형의 장소였는데), 즉 너희들이 그리스인들로부터 배워 은하수라 부르는 이곳에 거주하는 자들의 무리로 인도하는 길이란다.” …. 조부: “…너는 이 최상의 것들을 행하거라! 조국의 안녕에 대한 관심이 최상의 것인데, 이런 걱정에 움직이고 시달리는 영혼은 이 곳으로, 즉 자신의 집으로 더욱 신속히 비상해 올 것이다. 아직 육체에 봉해져 있을 때 그 넘어에 있는 것들을 사색하며 최대한 육체 밖을 향한다면, 이를 더욱 일찍 이룰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육체의 쾌락에 넘겨주거나, 시종처럼 쾌락을 섬기고, 욕망의 충동과 쾌락에 복종하여 신들과 인간의 법을 어긴 자들의 영혼들은 육체로부터 빠져나와 땅 주위를 배회한단다. 그들은 이렇게 수많은 세대 동안 내몰리지 않고는 이 곳으로 되돌아올 수 없단다.”
그 분은 사라졌고, 나는 꿈에서 깨어났네.
[1]주인공인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의 정식 명칭은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 아이밀리아누스였다. 여기서 ‘아프리카누스’는 주인공인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를 지칭한다.
[2]여기서 ‘아프리카누스’는 주인공의 조부를 가리킨다. 그의 조부의 정식 명칭은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였다.
토론하기
1. 스키피오의 꿈의 내용에 따르면 인간은 어디서부터 기원했고, 어디로 되돌아가는가?
2.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의 조부는 인간의 영혼이 육체에 갇혀 있기 때문에 진정한 삶은 육체에서 해방된 이후라고 말한다. 필멸적인 육체에서 해방된 영혼이 영원히 산다는 그의 설명에 동의하는가? 그 이유를 설명해 보자.
3.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는 이 세상에서 훌륭하게 산 사람들의 영혼은 사후 찬란한 별들 사이로 되돌아가지만, 그렇지 못한 영혼들은 지구 주위를 방황한다고 말하면서 손자에게 훌륭한 삶을 살도록 독려한다. 이 세상에서의 처신에 따라 인간의 영혼이 사후에 차별적인 보상을 받게 된다는 사실은 우리의 도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토론해보자.
해설읽기
『국가론』의 주요 모델은 플라톤의 『국가』였다. 『국가론』의 마지막 장에 해당하는 스키피오의 꿈은 플라톤의 『국가』 10권에 등장하는 에르의 신화를 모델로 삼고 있다. 플라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에르의 일화를 언급하면서 문하생인 글라우콘에게 영혼의 불멸성에 대해 충고한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인간은 가능한한 끊임없이 지혜와 정의를 추구해야 하는데, 그래야만 이생에서도 저생에서도 잘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가르치면서 『국가』를 마무리한다. 키케로도 플라톤과 유사하게 『국가론』을 종결짓는데, 에르와 같이 죽음에서 되살아난 신화적인 인물을 소개하는 대신 주인공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의 꿈 속에서 조상들이 나타나는 설정을 도입한다. 이런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 모두 영혼의 불멸성을 가르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피타고라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수많은 고대 철학자들을 비롯해,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의 종교들은 모두 영혼의 불멸성을 가르친다. 그러나 고대에도 영혼의 불멸성에 반대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에피쿠로스 학파는 철저한 유물론을 근거로 인간의 육체 뿐만 아니라 영혼 또한 원자들로 구성되었으며, 육체가 분해되듯 영혼도 파괴된다고 가르쳤다. 이들에게 죽음이란 단순히 원자들의 재배치에 불과한 것으로서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에피쿠로스학파는 쾌락을 쫓고 고통을 피하는 것이 최고의 삶이라고 가르쳤다. 물론 에피쿠로스가 가르친 쾌락이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방탕한 삶이 아니었고, 이와 정반대되는 상당히 금욕적인 삶을 독려했다. 삶의 풍파에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 즉 아타락시아에 도달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다. 그러나 이를 이루기 위해서 마음을 혼란에 빠뜨리는 정치 참여를 반대했다.
키케로가 『국가론』을 저술했던 공화정 말기 로마에서 에피쿠로스학파가 크게 유행했다. 가장 잘 알려진 에피쿠로스학파의 추종자는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를 저술한 루크레티우스인데, 그는 키케로가 『국가론』을 집필하기 시작했던 기원전 55년 경에 사망했다. 철학적으로는 회의주의에 속했던 키케로가 정치적인 작품에서 만큼은 완고한 보수적인 노선을 취해 에피쿠로스학파를 공격했던 이유는 정치를 등한시했던 에피쿠로스학파의 위험성을 감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키케로가 『국가론』과 『법률론』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에피쿠로스학파를 향한 비난은 당시 에피쿠로스학파에 설득당한 로마의 젊은이들이 공공의 안녕보다는 사적인 쾌락에 몰두하며 정치 참여에 소홀히하는 모습에 위기 의식을 느꼈던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키케로 자신이 『국가론』의 서론에서 밝히듯이, 젊은이들이 정치를 등진 이유는 정치가 희생과 헌신, 그리고 신변의 위험을 수반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키케로는 정치에 가담하는 것보다 신성한 일은 없다면서 젊이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한다. 이런 맥락에서 『국가론』의 대단원인 스키피오의 꿈은 현실에서의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참여해야만 하는 동기를 영혼의 불멸성과 사후의 보상이란 주제로 확장 설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후 맥락
『국가론』의 대표 화자 중 한 명인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는 로마와 카르타고 사이에서 벌어진 제3차 포에니 전쟁에서 카리타고를 파멸시켜 로마를 승리로 이끈 장군이었다. 소위 ‘스키피오의 꿈’으로 알려진 『국가론』 6권의 12~31장은 기원전 149년 경에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가 아프리카 원정을 떠났을 때 꿨던 꿈에 대한 내용이다. 꿈에서 그의 조부인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와 아버지인 파울루스가 등장한다.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는 제2차 포에니 전쟁의 자마 전투에서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을 꺾고 로마를 승리로 이끈 장군으로서 기원전 183년에 사망했다. 아버지인 파울루스도 로마와 마케도니아 사이에 벌어진 제3차 마케도니아 전쟁에서 로마를 승리로 이끈 장군이으로서 기원전 160년에 사망했다. 스키피오의 꿈에서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는 이미 고인이 된 아버지와 조부와 함께 별들 사이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며 사후 세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개한다.
고전본문
조부: “그러나 아프리카누스야[1], 너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생각하며 공화국을 보존하기 위해 더욱 열심을 내거라. 조국을 수호하거나 조국에 이바지하거나 조국을 확장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하늘에 행복한 자들이 영원히 누릴 수 있는 장소가 정해져 있단다. 온 세상을 통치하는 최고의 신에게는 땅에서 행해지는 어떤 것도 정의로 모인 인간들의 회합과 사회, 즉 국가보다 더 합당한 것은 없기 때문이란다. 국가의 지도자들과 수호자들은 여기에서 기원했고, 여기로 되돌아 온단다.”
이 시점에서 나는 비록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측근들의 음모가 더욱 두려웠음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 자신과, 나의 아버지를 비롯해 우리가 죽었다고 간주하는 사람들이 살아있는지 물었네. 그러자 그 분은 말씀하셨네.
조부: “물론이란다. 그들은 마치 감옥에서 탈출한 것마냥 육체의 사슬에서 벗어나 살아있단다. 실상은 네가 삶이라 부르는 것이 죽음이란다. 네게 다가오는 아버지 파울루스가 보이지 않니?”
나는 아버지를 보고 눈물을 터뜨렸네. 아버지는 나를 껴안고 입맞추면서 울음을 멈추도록 다그쳤네. 나는 울음을 머금고 말을 할 수 있게 되자마자 물었네.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 “가장 신성하고 고귀하신 아버님, 아프리카누스[2]의 말처럼 여기서의 삶이 진정한 삶이라면, 어째서 저는 땅에서 지체하고 있나요? 어째서 당신을 향해 여기로 서둘러 오지 않나요?”
그가 답했네.
아버지: “그럴 수 없단다. 네가 보고 있는 만물을 신전으로 소유하는 저 신께서 너를 육체의 간수로부터 해방시키지 않는다면 여기로 들어오는 통로가 열릴 수 없기 때문이란다. 왜냐면 인간은 네가 보고 있는 이 신전 중앙에 위치한 땅이라 불리는 저 지구(球)를 돌보기 위해 태어났기 때문이란다. 인간의 영혼은 성좌와 별이라 불리는 저 둥근, 신적인 정신이 깃들어 놀라운 속도로 궤도를 그리는 영원한 불로부터 주어졌단다. 그러니 푸블리우스야, 너를 비롯한 모든 충성심 깊은 이들은 영혼을 육체의 간수 아래 지니고 있어야만 한단다. 우리는 신에게 부여받은 인간의 임무를 회피하는 사람들로 비춰지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 영혼을 주신 분의 명령 없이는 인간의 삶으로부터 이주해서는 안된단다. 스키피오야, 너는 여기 계신 네 할아버지와 너를 낳은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정의를 숭상하고, 부모나 친척에 대해서도 중요하지만 조국에 대해서 가장 중요한 충성심을 숭상하거라. 이런 삶이 하늘로 인도하는 길이고, 이미 살았고 육체로부터 풀려나, 네가 보고 있는 이 곳 (그곳은 불꽃들 가운데서 가장 찬란한 빛으로 반짝이는 원형의 장소였는데), 즉 너희들이 그리스인들로부터 배워 은하수라 부르는 이곳에 거주하는 자들의 무리로 인도하는 길이란다.” …. 조부: “…너는 이 최상의 것들을 행하거라! 조국의 안녕에 대한 관심이 최상의 것인데, 이런 걱정에 움직이고 시달리는 영혼은 이 곳으로, 즉 자신의 집으로 더욱 신속히 비상해 올 것이다. 아직 육체에 봉해져 있을 때 그 넘어에 있는 것들을 사색하며 최대한 육체 밖을 향한다면, 이를 더욱 일찍 이룰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육체의 쾌락에 넘겨주거나, 시종처럼 쾌락을 섬기고, 욕망의 충동과 쾌락에 복종하여 신들과 인간의 법을 어긴 자들의 영혼들은 육체로부터 빠져나와 땅 주위를 배회한단다. 그들은 이렇게 수많은 세대 동안 내몰리지 않고는 이 곳으로 되돌아올 수 없단다.”
그 분은 사라졌고, 나는 꿈에서 깨어났네.
[1]주인공인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의 정식 명칭은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 아이밀리아누스였다. 여기서 ‘아프리카누스’는 주인공인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를 지칭한다.
[2]여기서 ‘아프리카누스’는 주인공의 조부를 가리킨다. 그의 조부의 정식 명칭은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였다.
토론하기
1. 스키피오의 꿈의 내용에 따르면 인간은 어디서부터 기원했고, 어디로 되돌아가는가?
2.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의 조부는 인간의 영혼이 육체에 갇혀 있기 때문에 진정한 삶은 육체에서 해방된 이후라고 말한다. 필멸적인 육체에서 해방된 영혼이 영원히 산다는 그의 설명에 동의하는가? 그 이유를 설명해 보자.
3.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는 이 세상에서 훌륭하게 산 사람들의 영혼은 사후 찬란한 별들 사이로 되돌아가지만, 그렇지 못한 영혼들은 지구 주위를 방황한다고 말하면서 손자에게 훌륭한 삶을 살도록 독려한다. 이 세상에서의 처신에 따라 인간의 영혼이 사후에 차별적인 보상을 받게 된다는 사실은 우리의 도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토론해보자.
해설읽기
『국가론』의 주요 모델은 플라톤의 『국가』였다. 『국가론』의 마지막 장에 해당하는 스키피오의 꿈은 플라톤의 『국가』 10권에 등장하는 에르의 신화를 모델로 삼고 있다. 플라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에르의 일화를 언급하면서 문하생인 글라우콘에게 영혼의 불멸성에 대해 충고한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인간은 가능한한 끊임없이 지혜와 정의를 추구해야 하는데, 그래야만 이생에서도 저생에서도 잘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가르치면서 『국가』를 마무리한다. 키케로도 플라톤과 유사하게 『국가론』을 종결짓는데, 에르와 같이 죽음에서 되살아난 신화적인 인물을 소개하는 대신 주인공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의 꿈 속에서 조상들이 나타나는 설정을 도입한다. 이런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 모두 영혼의 불멸성을 가르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피타고라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수많은 고대 철학자들을 비롯해,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의 종교들은 모두 영혼의 불멸성을 가르친다. 그러나 고대에도 영혼의 불멸성에 반대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에피쿠로스 학파는 철저한 유물론을 근거로 인간의 육체 뿐만 아니라 영혼 또한 원자들로 구성되었으며, 육체가 분해되듯 영혼도 파괴된다고 가르쳤다. 이들에게 죽음이란 단순히 원자들의 재배치에 불과한 것으로서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에피쿠로스학파는 쾌락을 쫓고 고통을 피하는 것이 최고의 삶이라고 가르쳤다. 물론 에피쿠로스가 가르친 쾌락이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방탕한 삶이 아니었고, 이와 정반대되는 상당히 금욕적인 삶을 독려했다. 삶의 풍파에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 즉 아타락시아에 도달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다. 그러나 이를 이루기 위해서 마음을 혼란에 빠뜨리는 정치 참여를 반대했다.
키케로가 『국가론』을 저술했던 공화정 말기 로마에서 에피쿠로스학파가 크게 유행했다. 가장 잘 알려진 에피쿠로스학파의 추종자는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를 저술한 루크레티우스인데, 그는 키케로가 『국가론』을 집필하기 시작했던 기원전 55년 경에 사망했다. 철학적으로는 회의주의에 속했던 키케로가 정치적인 작품에서 만큼은 완고한 보수적인 노선을 취해 에피쿠로스학파를 공격했던 이유는 정치를 등한시했던 에피쿠로스학파의 위험성을 감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키케로가 『국가론』과 『법률론』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에피쿠로스학파를 향한 비난은 당시 에피쿠로스학파에 설득당한 로마의 젊은이들이 공공의 안녕보다는 사적인 쾌락에 몰두하며 정치 참여에 소홀히하는 모습에 위기 의식을 느꼈던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키케로 자신이 『국가론』의 서론에서 밝히듯이, 젊은이들이 정치를 등진 이유는 정치가 희생과 헌신, 그리고 신변의 위험을 수반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키케로는 정치에 가담하는 것보다 신성한 일은 없다면서 젊이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한다. 이런 맥락에서 『국가론』의 대단원인 스키피오의 꿈은 현실에서의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참여해야만 하는 동기를 영혼의 불멸성과 사후의 보상이란 주제로 확장 설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