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명』은 플라톤의 가장 초기에 속하는 작품들 가운데 하나이다. 초기 작품들에서는 스승인 소크라테스의 영향이 강하게 나타나기에 흔히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적 대화’라고 불리기도 한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에서는 소크라테스가 신을 믿지 않는다는 불경죄로 기소되어 재판정에서 스스로를 변호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재판을 담고 있기에 작품은 법정 변론의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소크라테스는 70평생에 처음으로 법정에서 서서 자신을 고발한 사람들에 맞서 무죄를 주장하는 연설을 하게 된다. 따라서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불경죄로 고발된 철학자가 배심원들 앞에서 행한 법정 변론문이라 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법정에서 세 차례 연설을 하며, 작품 역시 이 연설들에 따라 세 부분으로 나뉜다(하지만 이 부분들이 균등하지는 않다.). 첫 번째 연설(17a-35d)은 무죄를 주장하는 연설이다. 소크라테스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자신을 향한 안 좋은 소문과 비방의 원인을 해명하고, 현재 자신을 고발한 사람들의 기소 항목들을 하나하나 논박하면서 무죄를 주장한다. 논박을 통해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결코 무신론자이거나 젊은이들을 타락시킨 자가 아니며, 오히려 자신은 사람들이 무지를 깨닫고 각자의 혼을 보살펴야 한다는 신의 충고를 동포시민들에게 전하기 위해 평생을 살아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소크라테스는 유무죄를 정하는 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유죄 판결을 받는다.
두 번째 연설(35e-38b)은 형량을 제안하는 연설이다. 소크라테스는 누가 무슨 일을 하든지 그는 행한 일에 마땅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며, 자신이 지금까지 해온 것들은 조국 아테네와 아테네인들에게 유익한 것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받아 마땅한 형벌은 오히려 국가로부터 식사 대접을 받는 것이라고 밀한다. 하지만 이렇게 안하무인처럼 보이는 소크라테스의 주장은 배심원들의 커다란 분노를 사게 되었고, 유무죄를 결정하는 첫 번째 투표에서와 달리, 형량을 결정하는 두 번째 투표에서는 첫 번째 투표 때 보다 더 큰 표차이로 사형 판결을 받게 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연설(38c-42a)은 자신에게 유죄 혹은 무죄 투표를 한 배심원들을 향한 발언이다. 실제로 고대 아테네의 법정에서는 처음 두 개의 연설만 허용됐기에, 세 번째 연설은 법정 변론이라기보다는, 재판 후에 소크라테스가 배심원들에게 행한 비공식적인 발언에 가깝다. 소크라테스는 사형에 투표한 배심원들에게 설령 자신이 죽더라도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에 무죄를 투표했던 배심원들에게는 지금껏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하려 할 때면 언제나 영적인 신호가 자신을 제지해왔으며, 선하고 훌륭한 사람은 살아 있든, 죽은 이후든 신들이 보살펴주기에 결코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말한다.
https://youtu.be/Wc9FnouvMVY?si=efKPSgIPz-DH0Mx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