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맥락
몽테스키외는 이 책을 법 일반에 대한 고찰에서 시작한다. 우선, 저자는 법을 ‘사물의 본성에서 유래하는 필연적인 관계’(1편1장)라고 정의한다. 지적 존재로서 인간은 법의 원리를 파악할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사회생활을 하기 이전에 인류가 공유했던 법을 ‘자연법’이라고 하고, 인간들이 모여 살아가면서 인간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서 공법이나 시민법이 생겨난다. 이어 아래 본문에서 저자는 법이 일반적 이성에 기초해 있으면서도, 특정 정치 공동체의 정치 구조, 기후, 풍습, 종교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본문 이후에 저자는 정치 구조의 성격에서 법률이 비롯됨을 여러 역사적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이어 공화정(민주적, 귀족정), 군주정, 전제정을 법과 관련해서 논의하고 있다.
고전본문
일반적으로 법이란 인간의 이성으로, 그것은 지상의 모든 민족들을 다스린다. 각 나라의 정치적 법과 시민적 법은 이 인간 이성이 적용되는 개별적인 사례일 뿐이어야 한다. 법은 법이 시행되는 민족들에게 매우 적합해야 하는데, 그러면 한 나라의 법이 다른 나라의 법과 일치하는 경우는 극히 우연한 경우다. 법은 기성 정부나 설립하기를 원하는 정부의 성격 그리고 원리와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는데, 공법(公法)의 경우처럼 법이 정부를 형성시키거나, 아니면 시민법처럼 법이 정부를 유지시키는 방식이 있다.
법은 나라의 자연 조건, 즉 춥거나 뜨겁거나 아니면 온화한 기후 그리고 토지의 질, 나라의 위치와 크기, 국민을 구성하는 노동자, 수렵인, 종교인의 생활 방식과 관련을 맺어야 한다. 법은 정부 형태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자유와 관련되어야 하고, 거주민들의 종교, 그들의 성향, 부, 숫자, 상업, 풍속, 예의범절과도 관계를 맺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법은 여러 법 사이에 관계를 갖는다. 법은 그것의 기원, 입법자의 목적, 법이 기반하고 있는 사물들의 질서와 관계를 맺는다. 법을 고찰할 때는 바로 이러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이 책에서 내가 시도하는 바는 바로 이것이다. 나는 이러한 모든 관계를 살펴볼 것이다. 내가 ‘법의 정신’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모든 관계들의 총체이다.
나는 공법과 시민적 법을 결코 분리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내가 법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법의 정신을 다루기 때문이고, 이 정신은 법이 다양한 제반 요소들과 맺는 다양한 관계들 안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나는 법의 자연적 질서를 따르기보다, 이러한 관계들과 이러한 요소들의 질서를 따라가야만 했다. 우선, 나는 법이 자연 그리고 각 정부 형태의 원리와 맺는 관계를 검토할 것이다. 이 원리가 법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잘 파악하려고 애쓸 것이다. 만일 내가 그 원리를 확정할 수 있다면, 법이 흘러나온 샘을 보게 될 것이다.
[출전]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1편 3장
토론하기
(1) 몽테스키외는 법의 기초를 무엇에 두었는지 말해 보자.
(2) 몽테스키외가 말하는 ‘법의 정신’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 말해 보자.
(3) 몽테스키외는 보편적 이성을 신봉하면서도, 동시에 법의 근원을 기후, 지리, 상업과 같은 물질적 조건들에도 찾는다. 이런 관점이 자칫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라는 말처럼, 특정 계급의 이익을 위해 오용될 수 있지 않을지 생각해 보자.
해설읽기
몽테스키외는 계몽주의(啓蒙主義)를 대표하는 정치 사상가 중 한 사람이다. 17세기 이래 과학의 발달로 인해 학자들은 세계를 신의 섭리가 아닌 수학적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뉴턴은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라는 저서에서 우주를 수리 물리학적으로 설명하였다. 그가 세계를 설명하는 모델은 이후 지성계에서 표준처럼 여겨졌다. 계몽주의 사상은 이런 배경에서 발전하게 된다. 계몽주의자들은 신에 대해서 언급하지만, 이 신은 당시 유럽의 전통적 종교인 그리스도교에서 믿는 의지를 가진 인격적인 신이 아니라, 세계를 수학적 원리를 통해 창조해 놓고 더이상 세계에 개입하지 않는 신이다. 마치 완벽한 시계를 만들어 놓고, 시계를 내버려 두는 장인처럼 말이다. 계몽주의 사상에서 이 세계는 그 자체에 스스로를 조직하는(self-organizing) 물리적, 도덕적 원리를 내포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이 원리를 찾아내 적용하면 인류가 물질적으로 도덕적으로 진보할 것이라고 믿는다. 몽테스키외는 정치의 역학을 역사적 연구를 통해 잘 이해하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인류가 도덕적, 정치적으로 진보할 수 있는 모델을 『법의 정신』을 통해 제안하고 있다.
위 본문에서 일반적으로 ‘법은 이성’이라고 말하는 것은 신이 인간에게 보편적 이성의 원리를 마음에 심어 주었고, 그 원리가 법으로 표현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이성의 보편적 원리는 국가와 시민 사이의 법적 관계를 다루는 공법과 시민 상호 간의 관계를 다루는 시민법에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몽테스키외가 지적하고 있듯이 보편적 원리가 개별적인 정치 공동체에서는 똑같이 적용될 수 없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자의 법에 대한 이해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몽테스키외는 보편적 이성의 원리를 믿는 학자였지만, 기본적으로 그의 학문 방법론은 귀납적, 다시 말해 개별적인 사례로부터 출발해서 원리를 발견해 내는 근대적인 학문 방법론을 취한다. 이는 방대한 분량의 『법의 정신』이 역사 속의 많은 공동체들의 법, 관습, 지리, 종교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음을 보아서 알 수 있다. 그는 법이 생겨나게 된 원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회가 생겨나기 전 사람들은 서로를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서로 평화롭게 살고자 했다. 이 평화의 원리가 ‘자연법’의 제1 원리이다. 그리고 인간은 먹을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인간은 사회 생활에 대한 욕구가 일어났다. 인간이 사회를 이루자 평등의 원리는 무너지고 자신의 힘을 깨닫게 되어 개인적, 민족적 전쟁 상태에 접어든다.
이 비극을 억제하기 위해서 국가들 사이의 법(만민법), 개인들 사이의 법(시민법)과 같은 실정법이 제정된다. 몽테스키외에 따르면, 사람들이 이 실정법들이 사회를 이루기 전에 존재한 ‘자연법’을 따라야 하지만, 인간의 욕망과 무지로 인해서 ‘자연법’에서 이탈했다. 더불어, 실정법은 특정 공동체의 지리, 관습, 종교 등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특정 공동체의 법이 다른 공동체에 반드시 적합한 것은 아니다. 몽테스키외는 공법과 시민법은 정치 공동체의 정부 구성원리에 적합하게 발전된다. 가령, 군주정과 공화정에서 제정된 법은 성격상 다르다. 또한, 자연 환경이라는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몽테스키외는 아시아와 유럽의 지리적 여건이 정체와 법률의 차이를 이루었다고 한다. 아시아는 평지가 많기 때문에, 군주정이 유지될 수 있었고, 유럽은 지리적으로 중앙집권화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거대한 제국을 이루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위 본문에서 말하듯, 법률은 국토의 자연적 조건과 불가분 관련을 맺는다. 또한, 법은 정체가 허용하는 자유의 정도, 종교, 부, 상업, 풍습에 걸맞는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어서 몽테스키외는 법의 내용보다는 ‘법의 정신’에 관심을 갖는다. 여기서 ‘법의 정신’이란 보편적인 법의 이념이나 원리를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법과 다른 사회적, 지리적, 종교적 요인들과 맺는 관계들의 모음이다. 몽테스키외는 정체의 원리가 ‘법의 정신’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 책의 중심적 논의가 바로 이 주제에 모아져 있다.
키워드
법, 법의 정신, 지리, 기후, 실정법, 공법, 시민법, 자연법
전후맥락
몽테스키외는 이 책을 법 일반에 대한 고찰에서 시작한다. 우선, 저자는 법을 ‘사물의 본성에서 유래하는 필연적인 관계’(1편1장)라고 정의한다. 지적 존재로서 인간은 법의 원리를 파악할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사회생활을 하기 이전에 인류가 공유했던 법을 ‘자연법’이라고 하고, 인간들이 모여 살아가면서 인간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서 공법이나 시민법이 생겨난다. 이어 아래 본문에서 저자는 법이 일반적 이성에 기초해 있으면서도, 특정 정치 공동체의 정치 구조, 기후, 풍습, 종교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본문 이후에 저자는 정치 구조의 성격에서 법률이 비롯됨을 여러 역사적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이어 공화정(민주적, 귀족정), 군주정, 전제정을 법과 관련해서 논의하고 있다.
고전본문
일반적으로 법이란 인간의 이성으로, 그것은 지상의 모든 민족들을 다스린다. 각 나라의 정치적 법과 시민적 법은 이 인간 이성이 적용되는 개별적인 사례일 뿐이어야 한다. 법은 법이 시행되는 민족들에게 매우 적합해야 하는데, 그러면 한 나라의 법이 다른 나라의 법과 일치하는 경우는 극히 우연한 경우다. 법은 기성 정부나 설립하기를 원하는 정부의 성격 그리고 원리와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는데, 공법(公法)의 경우처럼 법이 정부를 형성시키거나, 아니면 시민법처럼 법이 정부를 유지시키는 방식이 있다.
법은 나라의 자연 조건, 즉 춥거나 뜨겁거나 아니면 온화한 기후 그리고 토지의 질, 나라의 위치와 크기, 국민을 구성하는 노동자, 수렵인, 종교인의 생활 방식과 관련을 맺어야 한다. 법은 정부 형태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자유와 관련되어야 하고, 거주민들의 종교, 그들의 성향, 부, 숫자, 상업, 풍속, 예의범절과도 관계를 맺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법은 여러 법 사이에 관계를 갖는다. 법은 그것의 기원, 입법자의 목적, 법이 기반하고 있는 사물들의 질서와 관계를 맺는다. 법을 고찰할 때는 바로 이러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이 책에서 내가 시도하는 바는 바로 이것이다. 나는 이러한 모든 관계를 살펴볼 것이다. 내가 ‘법의 정신’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모든 관계들의 총체이다.
나는 공법과 시민적 법을 결코 분리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내가 법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법의 정신을 다루기 때문이고, 이 정신은 법이 다양한 제반 요소들과 맺는 다양한 관계들 안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나는 법의 자연적 질서를 따르기보다, 이러한 관계들과 이러한 요소들의 질서를 따라가야만 했다. 우선, 나는 법이 자연 그리고 각 정부 형태의 원리와 맺는 관계를 검토할 것이다. 이 원리가 법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잘 파악하려고 애쓸 것이다. 만일 내가 그 원리를 확정할 수 있다면, 법이 흘러나온 샘을 보게 될 것이다.
[출전]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1편 3장
토론하기
(1) 몽테스키외는 법의 기초를 무엇에 두었는지 말해 보자.
(2) 몽테스키외가 말하는 ‘법의 정신’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 말해 보자.
(3) 몽테스키외는 보편적 이성을 신봉하면서도, 동시에 법의 근원을 기후, 지리, 상업과 같은 물질적 조건들에도 찾는다. 이런 관점이 자칫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라는 말처럼, 특정 계급의 이익을 위해 오용될 수 있지 않을지 생각해 보자.
해설읽기
몽테스키외는 계몽주의(啓蒙主義)를 대표하는 정치 사상가 중 한 사람이다. 17세기 이래 과학의 발달로 인해 학자들은 세계를 신의 섭리가 아닌 수학적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뉴턴은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라는 저서에서 우주를 수리 물리학적으로 설명하였다. 그가 세계를 설명하는 모델은 이후 지성계에서 표준처럼 여겨졌다. 계몽주의 사상은 이런 배경에서 발전하게 된다. 계몽주의자들은 신에 대해서 언급하지만, 이 신은 당시 유럽의 전통적 종교인 그리스도교에서 믿는 의지를 가진 인격적인 신이 아니라, 세계를 수학적 원리를 통해 창조해 놓고 더이상 세계에 개입하지 않는 신이다. 마치 완벽한 시계를 만들어 놓고, 시계를 내버려 두는 장인처럼 말이다. 계몽주의 사상에서 이 세계는 그 자체에 스스로를 조직하는(self-organizing) 물리적, 도덕적 원리를 내포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이 원리를 찾아내 적용하면 인류가 물질적으로 도덕적으로 진보할 것이라고 믿는다. 몽테스키외는 정치의 역학을 역사적 연구를 통해 잘 이해하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인류가 도덕적, 정치적으로 진보할 수 있는 모델을 『법의 정신』을 통해 제안하고 있다.
위 본문에서 일반적으로 ‘법은 이성’이라고 말하는 것은 신이 인간에게 보편적 이성의 원리를 마음에 심어 주었고, 그 원리가 법으로 표현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이성의 보편적 원리는 국가와 시민 사이의 법적 관계를 다루는 공법과 시민 상호 간의 관계를 다루는 시민법에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몽테스키외가 지적하고 있듯이 보편적 원리가 개별적인 정치 공동체에서는 똑같이 적용될 수 없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자의 법에 대한 이해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몽테스키외는 보편적 이성의 원리를 믿는 학자였지만, 기본적으로 그의 학문 방법론은 귀납적, 다시 말해 개별적인 사례로부터 출발해서 원리를 발견해 내는 근대적인 학문 방법론을 취한다. 이는 방대한 분량의 『법의 정신』이 역사 속의 많은 공동체들의 법, 관습, 지리, 종교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음을 보아서 알 수 있다. 그는 법이 생겨나게 된 원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회가 생겨나기 전 사람들은 서로를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서로 평화롭게 살고자 했다. 이 평화의 원리가 ‘자연법’의 제1 원리이다. 그리고 인간은 먹을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인간은 사회 생활에 대한 욕구가 일어났다. 인간이 사회를 이루자 평등의 원리는 무너지고 자신의 힘을 깨닫게 되어 개인적, 민족적 전쟁 상태에 접어든다.
이 비극을 억제하기 위해서 국가들 사이의 법(만민법), 개인들 사이의 법(시민법)과 같은 실정법이 제정된다. 몽테스키외에 따르면, 사람들이 이 실정법들이 사회를 이루기 전에 존재한 ‘자연법’을 따라야 하지만, 인간의 욕망과 무지로 인해서 ‘자연법’에서 이탈했다. 더불어, 실정법은 특정 공동체의 지리, 관습, 종교 등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특정 공동체의 법이 다른 공동체에 반드시 적합한 것은 아니다. 몽테스키외는 공법과 시민법은 정치 공동체의 정부 구성원리에 적합하게 발전된다. 가령, 군주정과 공화정에서 제정된 법은 성격상 다르다. 또한, 자연 환경이라는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몽테스키외는 아시아와 유럽의 지리적 여건이 정체와 법률의 차이를 이루었다고 한다. 아시아는 평지가 많기 때문에, 군주정이 유지될 수 있었고, 유럽은 지리적으로 중앙집권화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거대한 제국을 이루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위 본문에서 말하듯, 법률은 국토의 자연적 조건과 불가분 관련을 맺는다. 또한, 법은 정체가 허용하는 자유의 정도, 종교, 부, 상업, 풍습에 걸맞는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어서 몽테스키외는 법의 내용보다는 ‘법의 정신’에 관심을 갖는다. 여기서 ‘법의 정신’이란 보편적인 법의 이념이나 원리를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법과 다른 사회적, 지리적, 종교적 요인들과 맺는 관계들의 모음이다. 몽테스키외는 정체의 원리가 ‘법의 정신’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 책의 중심적 논의가 바로 이 주제에 모아져 있다.
키워드
법, 법의 정신, 지리, 기후, 실정법, 공법, 시민법, 자연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