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맥락
아일랜드 곳곳에 기아와 빈곤으로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 특히 어린 아이가 딸린 여성들은 아이들을 먹이기 위해 구걸로 생계를 이어간다. 아이들이 젖을 뗄 무렵이 되면 교회등 자선 구호기관에 맡겨지고, 굶주림을 이겨내고 살아남더라도 도둑이 되거나, 노예처럼 해외에 일꾼으로 팔려가거나, 압제자 영국을 위해 싸우는 용병이 되는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아일랜드를 식민지화한 영국은 정치적 종교적으로 아일랜드 사람들을 차별하고 수탈할 뿐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는다. 아일랜드 출신인 조너던 스위프트는 참담한 상황을 널리 알리고 영국의 행태를 고발하기 위해 이 글을 썼다. 그는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기상천외한 제안을 한다. 태어난 아이들을 클 때까지 키우기 어려우니 차라리 영국인들이나 부자들에게 고급 식량으로 팔자고 말이다.
고전본문
이 커다란 도시를 걷거나 시골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거리와 도로에, 오두막집 입구에 여자 거지들이 누더기를 걸친 아이들을 셋, 넷, 또는 여섯 쯤 뒤에 매달고 떼를 지어 모여서 지나는 사람마다 적선하십사 애걸하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건 참 슬픈 일이다. 이 어머니들은 정직한 방법으로 생계를 꾸릴 수 없어서, 힘없는 아기들을 위해 먹을 것을 구걸하느라 온종일 돌아다닐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일자리가 없어 도둑이 되거나 사랑하는 고국을 떠나 스페인의 *프리텐더를 위해 싸우거나 **바베이도스에 몸을 팔아야 했다.
[…]
제 계획에는 또 다른 큰 이점이 있는데, 그것은 자발적인 낙태와 여성들이 사생아를 살해하는 끔찍한 관행을 멈추게 하는 것이다. 아쉽게도 우리 사이에서 너무 빈번하게 일어나는 불쌍하고 무고한 아기들을 희생시키는 것은, 제 생각엔 수치심 때문이라기보다 키우는데 드는 비용 때문인 것 같은데, 이것은 가장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사람의 가슴에서조차 눈물과 동정을 불러 일으칼 만한 일입니다.
[전체 인구에서 이래저래 따져 보면] 결국 매년 가난한 부모에게서 태어나는 자녀는 십이만 명 남짓인데, 문제는 이 숫자를 어떻게 양육하고 부양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의 상황에서는 지금까지 제안되었던 방법들로는 전혀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아이들을 수공업이나 농업에 고용할 수도 없고, (시골에서) 집을 짓거나 땅을 경작하게 할 수도 없으며, 6살이 될 때까지는 도둑질로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거의 없고, 비록 그 아이들이 훨씬 일찍 기초를 배운다고 고백하지만, 그 기간 동안에는 오직 [도둑]수습생으로 여길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그러므로 이제 부족하지만 제 생각을 말씀드릴테니, 조금도 이의가 없기를 바랍니다.
런던에 있는 제 지인 중 아주 아는 것이 많은 미국인에게서 들었는데, 잘 키운 건강한 어린 아이는 한 살까지 키우면 조림이든, 구이든, 굽든, 삶든, 프리카시나 라구소스에 넣어도 마찬가지로 가장 맛있는 영양가 있고 건강에 좋은 음식이 된다는 것입니다. […] 아이 한 명으로 친구들을 위한 잔치에서는 두 가지 요리를 만들 수 있고, 가족들끼리만 식사할 때는 앞쪽이나 뒤쪽 부분으로 적당한 끼니가 됩니다. 후추나 소금으로 간을 하여 4일 두었다가 삶으면, 특히 겨울에 아주 좋은 음식입니다.
[…]
저는 이미 거지의 아이를 돌보는 데 드는 비용을 계산해 보았는데(이 목록에는 모든 농업노동자, 노동자, 농부의 5분의 4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이가 입는 누더기 옷을 포함해 연간 2실링 정도입니다. 영양가가 뛰어난 고기 요리 네 접시를 만들 수 있는 좋은 뚱뚱한 아이의 시체를 사는데 10실링을 주는 것을 망설일 신사는 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특별한 친구나 식수들과 식사할 때 말이지요. 이렇게 시골신사는 좋은 지주가 되는 법을 배우고 세입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어머니는 8실링의 이득을 얻어 다른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일할 수 있게 됩니다.
더 돈을 아끼는 사람들은 (그래야 하는 시기인데) 시체의 가죽을 벗길 수도 있겠지요. 인위적으로 다듬은 가죽은 숙녀에게는 훌륭한 장갑을, 신사에게는 여름용 부츠를 만들어 줍니다.
*“프리텐더(the Pretender)”는 영국 왕위의 가톨릭 계승권자 제임스 프랜시스 에드워드 스튜어트(James Francis Edward Stuart)를 지칭하는데, 그는 1688년 명예혁명으로 인해 영국에서 축출된 제임스 2세의 아들이었으며, 여러 차례에 걸쳐 영국 왕위를 되찾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 시기 스페인과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이 이른바 ” 프리텐더”를 지지했는데, 스위프트는 여기서 아일랜드인들이 정치적 음모에 휘말리거나 외국의 전쟁에 참여하여 목숨을 걸어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을 지적한다.
**17세기와 18세기에 걸쳐 많은 아일랜드인들이 경제적 필요성이나 기타 사정으로 인해 식민지 바베이도스를 비롯한 카리브해 지역으로 강제로 이주했다. 이들은 사실상의 노예로 팔려갔는데, 아일랜드인들이 처한 절망적인 경제 상황과 이로 인해 스스로를 노예로 팔아야 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보여주는 예다.
토론하기
(1) 구걸하거나 교회자선 시설 등에 의탁하지 않고는 아이를 키울 수 없고, 사회 전반에 만연한 빈곤을 타파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을 식량으로 팔자는 스위프트의 주장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의 주장은 확실한 논리에 근거하여 조리있게 독자를 설득하고 있지만 우리에게 그의 주장은 합리적이기보다 황당하게 여겨집니다. 극단적인 빈곤이 식인행위를 정당화시켜줄 수 있을까요?
(2) 스위프트의 이 글은 당시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스위프트의 제안은 실제로 아이들을 잡아먹자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고통받는 사람들을 외면하고 있는 영국정부와 사회의 비인간적인 면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에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는지, 있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생각해 봅시다.
해설읽기
조너던 스위프트가 「온건한 제안」을 썼던 18세기 초 아일랜드는 매우 어려운 사회적, 경제적 상황에 처해 있었다. 당시 아일랜드는 영국의 식민 지배 하에 있었으며, 영국은 아일랜드에 대해 여러 가지 엄격한 경제적 제약을 가했다. 이러한 제약들은 아일랜드의 경제 발전을 크게 저해했고, 특히 아일랜드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가톨릭계 아일랜드인들은 영국의 개신교 지배층에 의해 정치적, 경제적으로 차별 받고 수탈당했다.
18세기 아일랜드 경제는 주로 농업에 의존하고 있었으나, 영국의 식민 정책으로 인해 아일랜드 농산물의 영국 내 수출이 제한되었다. 또한, 아일랜드 내에서도 땅은 소수의 영국인 지주들이 소유하고 있었고, 이들은 아일랜드 농민들로부터 높은 임대료를 징수했다. 이로 인해 아일랜드의 대다수 농민들은 극심한 빈곤과 기아에 시달렸다. 특히 1720년대에는 심각한 기근이 발생하여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직면했다. 또한, 인구 증가로 인해 가용할 수 있는 농지와 자원이 부족해지면서 사회적 불안정이 증가했다. 이러한 아일랜드의 현실에 대해 영국정부의 대응은 미온적이고 적절하지 못했다.
영국 정부는 아일랜드에 대한 정치적 억압을 가했는데, 아일랜드 가톨릭교도들은 정치적 권리를 거의 가지지 못했으며, 영국의 입법과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었다. 이러한 정치적, 경제적 차별과 억압은 아일랜드 사회 내에서 큰 불만을 야기했다.
조너던 스위프트의 「온건한 제안」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나온 작품으로, 아일랜드와 그 주민들이 겪고 있는 극심한 빈곤, 기아,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국제적으로 알리고, 영국 정부의 무관심과 잔인한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쓰여졌다. 스위프트는 이 풍자적 에세이를 통해 사회의 부조리와 비인간성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독자들에게 더 공정하고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호소했다.
스위프트는 “풍자(satire)”라는 수사학적 방식을 사용하는데, 풍자는 문학, 예술, 심지어 정치적 맥락에서도 사용되는 기법으로, 사회, 정치, 경제 등 인간 활동의 다양한 측면에서의 부조리, 모순, 부패, 비리 등을 비판하거나 조롱하기 위해 과장, 역설, 비꼼, 냉소 등을 사용한다. 풍자는 독자나 관객이 문제를 인식하고, 때로는 그 문제에 대한 변화를 추구하도록 유도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통해 작가나 예술가는 특정한 사회적, 정치적 문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거나, 대중의 의식을 변화시키려는 의도를 가진다.
스위프트의 「온건한 제안」은 풍자의 뛰어난 예로 꼽힌다. 작가는 극단적이고 충격적인 제안을 통해 당시 아일랜드와 영국 사회의 무관심과 비인간성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이 작품은 과장된 제안과 냉소적인 어조를 사용하여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며, 사회적 변화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하는 탁월한 풍자 글이다.
스위프트는 거리에서 굶어 죽어가는 어린아이들을 구제할 방법이 없으니(영국정부와 사회가 외면하고 있으니), 차리라 이 아이들을 식량으로 삼으면, 일석이조, 즉, 사회에 짐이 되는 빈민 아동이 사라져서 좋고, 질좋은 고기와 가죽이 공급되니 좋다는 주장을 한다. 그의 주장은 실제로 아이를 잡아먹자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처한 현실이 식인행위보다도 못한 비인간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아이들을 잡아 먹자는 극단적인 주장을 함으로써 사람들이 아일랜드의 극심한 가난과 굶주림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내놓길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키워드
가난, 굶주림, 식인, 아일랜드, 온건한 제안, 인간성 상실, 식인, 조너던 스위프트, 풍자
전후맥락
아일랜드 곳곳에 기아와 빈곤으로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 특히 어린 아이가 딸린 여성들은 아이들을 먹이기 위해 구걸로 생계를 이어간다. 아이들이 젖을 뗄 무렵이 되면 교회등 자선 구호기관에 맡겨지고, 굶주림을 이겨내고 살아남더라도 도둑이 되거나, 노예처럼 해외에 일꾼으로 팔려가거나, 압제자 영국을 위해 싸우는 용병이 되는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아일랜드를 식민지화한 영국은 정치적 종교적으로 아일랜드 사람들을 차별하고 수탈할 뿐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는다. 아일랜드 출신인 조너던 스위프트는 참담한 상황을 널리 알리고 영국의 행태를 고발하기 위해 이 글을 썼다. 그는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기상천외한 제안을 한다. 태어난 아이들을 클 때까지 키우기 어려우니 차라리 영국인들이나 부자들에게 고급 식량으로 팔자고 말이다.
고전본문
이 커다란 도시를 걷거나 시골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거리와 도로에, 오두막집 입구에 여자 거지들이 누더기를 걸친 아이들을 셋, 넷, 또는 여섯 쯤 뒤에 매달고 떼를 지어 모여서 지나는 사람마다 적선하십사 애걸하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건 참 슬픈 일이다. 이 어머니들은 정직한 방법으로 생계를 꾸릴 수 없어서, 힘없는 아기들을 위해 먹을 것을 구걸하느라 온종일 돌아다닐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일자리가 없어 도둑이 되거나 사랑하는 고국을 떠나 스페인의 *프리텐더를 위해 싸우거나 **바베이도스에 몸을 팔아야 했다.
[…]
제 계획에는 또 다른 큰 이점이 있는데, 그것은 자발적인 낙태와 여성들이 사생아를 살해하는 끔찍한 관행을 멈추게 하는 것이다. 아쉽게도 우리 사이에서 너무 빈번하게 일어나는 불쌍하고 무고한 아기들을 희생시키는 것은, 제 생각엔 수치심 때문이라기보다 키우는데 드는 비용 때문인 것 같은데, 이것은 가장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사람의 가슴에서조차 눈물과 동정을 불러 일으칼 만한 일입니다.
[전체 인구에서 이래저래 따져 보면] 결국 매년 가난한 부모에게서 태어나는 자녀는 십이만 명 남짓인데, 문제는 이 숫자를 어떻게 양육하고 부양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의 상황에서는 지금까지 제안되었던 방법들로는 전혀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아이들을 수공업이나 농업에 고용할 수도 없고, (시골에서) 집을 짓거나 땅을 경작하게 할 수도 없으며, 6살이 될 때까지는 도둑질로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거의 없고, 비록 그 아이들이 훨씬 일찍 기초를 배운다고 고백하지만, 그 기간 동안에는 오직 [도둑]수습생으로 여길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그러므로 이제 부족하지만 제 생각을 말씀드릴테니, 조금도 이의가 없기를 바랍니다.
런던에 있는 제 지인 중 아주 아는 것이 많은 미국인에게서 들었는데, 잘 키운 건강한 어린 아이는 한 살까지 키우면 조림이든, 구이든, 굽든, 삶든, 프리카시나 라구소스에 넣어도 마찬가지로 가장 맛있는 영양가 있고 건강에 좋은 음식이 된다는 것입니다. […] 아이 한 명으로 친구들을 위한 잔치에서는 두 가지 요리를 만들 수 있고, 가족들끼리만 식사할 때는 앞쪽이나 뒤쪽 부분으로 적당한 끼니가 됩니다. 후추나 소금으로 간을 하여 4일 두었다가 삶으면, 특히 겨울에 아주 좋은 음식입니다.
[…]
저는 이미 거지의 아이를 돌보는 데 드는 비용을 계산해 보았는데(이 목록에는 모든 농업노동자, 노동자, 농부의 5분의 4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이가 입는 누더기 옷을 포함해 연간 2실링 정도입니다. 영양가가 뛰어난 고기 요리 네 접시를 만들 수 있는 좋은 뚱뚱한 아이의 시체를 사는데 10실링을 주는 것을 망설일 신사는 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특별한 친구나 식수들과 식사할 때 말이지요. 이렇게 시골신사는 좋은 지주가 되는 법을 배우고 세입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어머니는 8실링의 이득을 얻어 다른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일할 수 있게 됩니다.
더 돈을 아끼는 사람들은 (그래야 하는 시기인데) 시체의 가죽을 벗길 수도 있겠지요. 인위적으로 다듬은 가죽은 숙녀에게는 훌륭한 장갑을, 신사에게는 여름용 부츠를 만들어 줍니다.
*“프리텐더(the Pretender)”는 영국 왕위의 가톨릭 계승권자 제임스 프랜시스 에드워드 스튜어트(James Francis Edward Stuart)를 지칭하는데, 그는 1688년 명예혁명으로 인해 영국에서 축출된 제임스 2세의 아들이었으며, 여러 차례에 걸쳐 영국 왕위를 되찾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 시기 스페인과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이 이른바 ” 프리텐더”를 지지했는데, 스위프트는 여기서 아일랜드인들이 정치적 음모에 휘말리거나 외국의 전쟁에 참여하여 목숨을 걸어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을 지적한다.
**17세기와 18세기에 걸쳐 많은 아일랜드인들이 경제적 필요성이나 기타 사정으로 인해 식민지 바베이도스를 비롯한 카리브해 지역으로 강제로 이주했다. 이들은 사실상의 노예로 팔려갔는데, 아일랜드인들이 처한 절망적인 경제 상황과 이로 인해 스스로를 노예로 팔아야 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보여주는 예다.
토론하기
(1) 구걸하거나 교회자선 시설 등에 의탁하지 않고는 아이를 키울 수 없고, 사회 전반에 만연한 빈곤을 타파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을 식량으로 팔자는 스위프트의 주장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의 주장은 확실한 논리에 근거하여 조리있게 독자를 설득하고 있지만 우리에게 그의 주장은 합리적이기보다 황당하게 여겨집니다. 극단적인 빈곤이 식인행위를 정당화시켜줄 수 있을까요?
(2) 스위프트의 이 글은 당시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스위프트의 제안은 실제로 아이들을 잡아먹자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고통받는 사람들을 외면하고 있는 영국정부와 사회의 비인간적인 면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에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는지, 있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생각해 봅시다.
해설읽기
조너던 스위프트가 「온건한 제안」을 썼던 18세기 초 아일랜드는 매우 어려운 사회적, 경제적 상황에 처해 있었다. 당시 아일랜드는 영국의 식민 지배 하에 있었으며, 영국은 아일랜드에 대해 여러 가지 엄격한 경제적 제약을 가했다. 이러한 제약들은 아일랜드의 경제 발전을 크게 저해했고, 특히 아일랜드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가톨릭계 아일랜드인들은 영국의 개신교 지배층에 의해 정치적, 경제적으로 차별 받고 수탈당했다.
18세기 아일랜드 경제는 주로 농업에 의존하고 있었으나, 영국의 식민 정책으로 인해 아일랜드 농산물의 영국 내 수출이 제한되었다. 또한, 아일랜드 내에서도 땅은 소수의 영국인 지주들이 소유하고 있었고, 이들은 아일랜드 농민들로부터 높은 임대료를 징수했다. 이로 인해 아일랜드의 대다수 농민들은 극심한 빈곤과 기아에 시달렸다. 특히 1720년대에는 심각한 기근이 발생하여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직면했다. 또한, 인구 증가로 인해 가용할 수 있는 농지와 자원이 부족해지면서 사회적 불안정이 증가했다. 이러한 아일랜드의 현실에 대해 영국정부의 대응은 미온적이고 적절하지 못했다.
영국 정부는 아일랜드에 대한 정치적 억압을 가했는데, 아일랜드 가톨릭교도들은 정치적 권리를 거의 가지지 못했으며, 영국의 입법과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었다. 이러한 정치적, 경제적 차별과 억압은 아일랜드 사회 내에서 큰 불만을 야기했다.
조너던 스위프트의 「온건한 제안」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나온 작품으로, 아일랜드와 그 주민들이 겪고 있는 극심한 빈곤, 기아,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국제적으로 알리고, 영국 정부의 무관심과 잔인한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쓰여졌다. 스위프트는 이 풍자적 에세이를 통해 사회의 부조리와 비인간성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독자들에게 더 공정하고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호소했다.
스위프트는 “풍자(satire)”라는 수사학적 방식을 사용하는데, 풍자는 문학, 예술, 심지어 정치적 맥락에서도 사용되는 기법으로, 사회, 정치, 경제 등 인간 활동의 다양한 측면에서의 부조리, 모순, 부패, 비리 등을 비판하거나 조롱하기 위해 과장, 역설, 비꼼, 냉소 등을 사용한다. 풍자는 독자나 관객이 문제를 인식하고, 때로는 그 문제에 대한 변화를 추구하도록 유도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통해 작가나 예술가는 특정한 사회적, 정치적 문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거나, 대중의 의식을 변화시키려는 의도를 가진다.
스위프트의 「온건한 제안」은 풍자의 뛰어난 예로 꼽힌다. 작가는 극단적이고 충격적인 제안을 통해 당시 아일랜드와 영국 사회의 무관심과 비인간성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이 작품은 과장된 제안과 냉소적인 어조를 사용하여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며, 사회적 변화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하는 탁월한 풍자 글이다.
스위프트는 거리에서 굶어 죽어가는 어린아이들을 구제할 방법이 없으니(영국정부와 사회가 외면하고 있으니), 차리라 이 아이들을 식량으로 삼으면, 일석이조, 즉, 사회에 짐이 되는 빈민 아동이 사라져서 좋고, 질좋은 고기와 가죽이 공급되니 좋다는 주장을 한다. 그의 주장은 실제로 아이를 잡아먹자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처한 현실이 식인행위보다도 못한 비인간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아이들을 잡아 먹자는 극단적인 주장을 함으로써 사람들이 아일랜드의 극심한 가난과 굶주림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내놓길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키워드
가난, 굶주림, 식인, 아일랜드, 온건한 제안, 인간성 상실, 식인, 조너던 스위프트, 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