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맥락
타일러는 동서고금에 걸친 인간 문화에서 규칙성을 발견하고, 인류 문화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두 권으로 된 『 원시문화: 신화, 철학, 종교, 언어, 기술, 그리고 관습의 발달에 관한 연구 』를 집필했다. 아래의 본문은 『원시문화』 1권 1장의 첫머리에 등장한다. 타일러는 가장 먼저 ‘문화’ 또는 ‘문명’을 “지식, 믿음, 기술, 도덕, 법, 관습,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간이 습득한 다른 모든 능력과 습관을 포함한 복합적 전체”라고 정의하고 나서, 그러한 “복합적 전체”를 가로지르는 인간 문화의 유형과 법칙을 설명하려고 한다. 『원시문화』의 방대한 분량은 그가 수집한 동서고금의 다양한 사례들로 채워져 있다.
이때 타일러는 풍부한 사례들을 통해 한편으로는 인류의 성격과 습관에서 나타나는 유사성과 연속성을 제안한다. 폭넓게 살펴보면, 인류의 성격과 습관은 전 세계는 하나라고 선언할 수 있을 만큼 현상들의 유사성과 연속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타일러는 인류는 본성상 동질적이라고 가정한 뒤 수많은 사례들에서 규칙성을 발견하고 일반화를 시도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다양한 사례들에서 발견되는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각각의 현상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지적인 진화의 단계 속에 배열함으로써 설명하려고 시도한다. 타일러는 문명은 낮은 단계에서 고등한 단계로 발달한다고 여긴다. 그것이 세계의 문명이 실제로 좇아온 과정이라는 것이다.
고전본문
광범위한 민족지적 의미에서 ‘문화’ 혹은 ‘문명’이란, 지식, 믿음, 기술, 도덕, 법, 관습,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간이 습득한 다른 모든 능력과 습관을 포함한 복합적 전체를 가리킵니다. 인류의 다양한 사회들 가운데 문화의 상태는, 그것이 일반적 원칙에 따라 탐구될 수 있는 한에서는, 인간의 생각과 활동의 법칙을 연구하기에 적합한 주제입니다. 한편으로, 문명에 너무나 광범위하게 만연한 동일성은 대부분 동일한 원인이 동일하게 작용한 결과로 간주될 것입니다. 다른 한편, 문명의 다양한 등급들은 발달 혹은 진화의 단계들로서, 저마다 이전 역사의 결과일뿐더러 미래의 역사를 형성하는 데 적절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여겨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서 나는 특별히 하등 부족들의 문명을 고등 민족들의 문명과 연결된 것으로 여기면서, 여러 분야의 민족지에서 이 두 가지 대원칙을 탐구하려 합니다.
무생물계 자연을 연구하는 과학에 종사하는 현대의 탐구자들은 자신의 전문연구분야 안팎에서 자연의 통일성과 자연 법칙의 불변성을, 그리고 모든 사실이 이전에 일어난 일에 의거하며 뒤에 일어날 일에 작용하게 되는 원인과 결과의 분명한 순서를 가장 먼저 인식하게 됩니다. 그들은 보편적 우주(universal Kosmos)에 스며든 질서에 관한 피타고라스의 학설을 확실히 이해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마찬가지로, 그들은 자연이 끔찍한 비극처럼 앞뒤가 맞지 않는 사건들로 가득 차 있는 게 아니라고 단언합니다. 그들은 라이프니츠가 ‘나의 공리’라고 부르는 것, 곧 “자연에는 결코 비약이 없다.”는 말 뿐 아니라, “어떤 것도 충분한 이유 없이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일반적으로 거의 사용되지 않는 대원칙”에도 동의합니다. 또한 식물과 동물의 구조와 습성을 연구하거나 심지어 인간의 하위 기능을 조사할 때에도 이러한 주요 관념이 의식되지 않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느낌과 행동, 사유와 언어, 지식과 예술과 같은 고등 과정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의견의 일반적 어조에서 변화가 생깁니다. 세상은 대체로 인간 생활의 일반적 연구를 자연과학의 한 분야로 받아들이고 광범위한 의미에서 “자연물을 설명하듯이 도덕을 설명하라.”는 시인의 명령을 따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수많은 배운 사람들의 눈에는 인류의 역사가 자연사의 중요한 한 부분이며 우리의 사유, 의지, 행동이 파도의 움직임, 산과 염기의 조합, 동식물의 성장을 지배하는 법칙처럼 확실한 법칙에 부합한다는 관점이 어쩐지 외람되고 역겹게 보입니다.
대중적 판단이 이와 같이 형성된 주요 이유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실제적인 원칙과 증거가 명확히 제시된다면 역사의 과학을 기꺼이 수용하지만, 자신에게 제시된 체계가 과학적 표준에 턱없이 못 미칠 경우에는 그것을 거부할 것입니다. [...] 모든 사람은 뚜렷한 자연적 원인이 인간의 행동을 상당한 정도로 결정한다는 점을 저마다 자기 자신의 의식의 증거를 통해 알고 있기에, 누구도 그 사실을 부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 이처럼 공인된 자연적 원인과 결과의 존재를 우리의 기반으로 삼고서, 할 수 있는 만큼 그 위를 여행해봅시다. 자연과학 역시 이러한 동일한 기반 위에서 상승일로의 성공을 거두면서 자연 법칙의 탐구를 밀고 나갑니다. 이러한 제한이 인간 생활의 과학적 연구를 방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간 생활의 과학적 연구에서 정말로 어려운 점은 엄청나게 복잡한 증거들과 관찰 방법의 불완전성에서 생겨나는 실제적인 문제들입니다.
[출전] 에드워드 버넷 타일러, 『원시문화』
토론하기
(1) 타일러처럼 인간은 보편적으로 유사하다, 혹은 동질적이라고 가정할 때, 다양한 사회에서 발견되는 문화적 다양성과 차이의 문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2) 인간의 생활과 활동은 과학적인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3) 인류의 유사성, 동질성을 가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떠한 유익이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해설읽기
타일러의 『원시문화: 신화, 철학, 종교, 언어, 기술, 그리고 관습의 발달에 관한 연구 』는 인류 문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표방한 광범위한 연구서이다. 타일러는 이 책의 첫머리를 ‘문화’ 또는 ‘문명’에 대한 정의로 시작하면서 복합적 전체로서의 ‘문화’ 또는 ‘문명’의 세부 사항들을 지식, 믿음, 기술, 관습 등의 수많은 민족지군(群)으로 분류했다. 특히 이러한 문화의 세부 항목들을 박물학자가 연구하는 동식물의 종(種)에 비유한 것이 흥미롭다. 어떤 지역을 연구할 때 박물학자가 그곳의 고유한 동식물 종을 연구하듯이, 문화 연구자는 그곳의 기술이나 신화, 혹은 관습을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일러는 한 지역의 동물과 식물 종의 목록이 그곳의 동식물상을 나타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생활을 구성하는 모든 항목의 목록이 우리가 문화라고 부르는 그러한 전체를 나타낸다고 여겼다.
그리고 타일러는 동식물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가능하듯이, 문화의 세부 항목들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가능하며 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타일러는 겉보기에는 아무런 원칙도 없이 가지각색으로 보이는 다양한 인류문화의 사례들에서 일반적인 규칙을 발견하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발견한 규칙을 바탕으로 인류의 다양한 관습과 신앙, 예술과 사유를 일반화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렇지만 타일러가 활동하던 19세기 중후반 유럽에서는 자연을 연구하듯이 인간 생활을 연구한다는 발상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은 인간을 다른 동물이나 식물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존재로 여기고 자연의 나머지로부터 분리해서 생각하려 했다. 인류의 역사와 문화에서 어떤 법칙을 찾아내려는 타일러의 시도를 불손하며 심지어 역겹다고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타일러는 인류의 진보를 확신했으며, 결국에는 인류가 어려움을 뚫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여겼다.
키워드
문화, 문명, 문화과학, 발달, 진보
전후맥락
타일러는 동서고금에 걸친 인간 문화에서 규칙성을 발견하고, 인류 문화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두 권으로 된 『 원시문화: 신화, 철학, 종교, 언어, 기술, 그리고 관습의 발달에 관한 연구 』를 집필했다. 아래의 본문은 『원시문화』 1권 1장의 첫머리에 등장한다. 타일러는 가장 먼저 ‘문화’ 또는 ‘문명’을 “지식, 믿음, 기술, 도덕, 법, 관습,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간이 습득한 다른 모든 능력과 습관을 포함한 복합적 전체”라고 정의하고 나서, 그러한 “복합적 전체”를 가로지르는 인간 문화의 유형과 법칙을 설명하려고 한다. 『원시문화』의 방대한 분량은 그가 수집한 동서고금의 다양한 사례들로 채워져 있다.
이때 타일러는 풍부한 사례들을 통해 한편으로는 인류의 성격과 습관에서 나타나는 유사성과 연속성을 제안한다. 폭넓게 살펴보면, 인류의 성격과 습관은 전 세계는 하나라고 선언할 수 있을 만큼 현상들의 유사성과 연속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타일러는 인류는 본성상 동질적이라고 가정한 뒤 수많은 사례들에서 규칙성을 발견하고 일반화를 시도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다양한 사례들에서 발견되는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각각의 현상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지적인 진화의 단계 속에 배열함으로써 설명하려고 시도한다. 타일러는 문명은 낮은 단계에서 고등한 단계로 발달한다고 여긴다. 그것이 세계의 문명이 실제로 좇아온 과정이라는 것이다.
고전본문
광범위한 민족지적 의미에서 ‘문화’ 혹은 ‘문명’이란, 지식, 믿음, 기술, 도덕, 법, 관습,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간이 습득한 다른 모든 능력과 습관을 포함한 복합적 전체를 가리킵니다. 인류의 다양한 사회들 가운데 문화의 상태는, 그것이 일반적 원칙에 따라 탐구될 수 있는 한에서는, 인간의 생각과 활동의 법칙을 연구하기에 적합한 주제입니다. 한편으로, 문명에 너무나 광범위하게 만연한 동일성은 대부분 동일한 원인이 동일하게 작용한 결과로 간주될 것입니다. 다른 한편, 문명의 다양한 등급들은 발달 혹은 진화의 단계들로서, 저마다 이전 역사의 결과일뿐더러 미래의 역사를 형성하는 데 적절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여겨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서 나는 특별히 하등 부족들의 문명을 고등 민족들의 문명과 연결된 것으로 여기면서, 여러 분야의 민족지에서 이 두 가지 대원칙을 탐구하려 합니다.
무생물계 자연을 연구하는 과학에 종사하는 현대의 탐구자들은 자신의 전문연구분야 안팎에서 자연의 통일성과 자연 법칙의 불변성을, 그리고 모든 사실이 이전에 일어난 일에 의거하며 뒤에 일어날 일에 작용하게 되는 원인과 결과의 분명한 순서를 가장 먼저 인식하게 됩니다. 그들은 보편적 우주(universal Kosmos)에 스며든 질서에 관한 피타고라스의 학설을 확실히 이해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마찬가지로, 그들은 자연이 끔찍한 비극처럼 앞뒤가 맞지 않는 사건들로 가득 차 있는 게 아니라고 단언합니다. 그들은 라이프니츠가 ‘나의 공리’라고 부르는 것, 곧 “자연에는 결코 비약이 없다.”는 말 뿐 아니라, “어떤 것도 충분한 이유 없이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일반적으로 거의 사용되지 않는 대원칙”에도 동의합니다. 또한 식물과 동물의 구조와 습성을 연구하거나 심지어 인간의 하위 기능을 조사할 때에도 이러한 주요 관념이 의식되지 않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느낌과 행동, 사유와 언어, 지식과 예술과 같은 고등 과정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의견의 일반적 어조에서 변화가 생깁니다. 세상은 대체로 인간 생활의 일반적 연구를 자연과학의 한 분야로 받아들이고 광범위한 의미에서 “자연물을 설명하듯이 도덕을 설명하라.”는 시인의 명령을 따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수많은 배운 사람들의 눈에는 인류의 역사가 자연사의 중요한 한 부분이며 우리의 사유, 의지, 행동이 파도의 움직임, 산과 염기의 조합, 동식물의 성장을 지배하는 법칙처럼 확실한 법칙에 부합한다는 관점이 어쩐지 외람되고 역겹게 보입니다.
대중적 판단이 이와 같이 형성된 주요 이유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실제적인 원칙과 증거가 명확히 제시된다면 역사의 과학을 기꺼이 수용하지만, 자신에게 제시된 체계가 과학적 표준에 턱없이 못 미칠 경우에는 그것을 거부할 것입니다. [...] 모든 사람은 뚜렷한 자연적 원인이 인간의 행동을 상당한 정도로 결정한다는 점을 저마다 자기 자신의 의식의 증거를 통해 알고 있기에, 누구도 그 사실을 부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 이처럼 공인된 자연적 원인과 결과의 존재를 우리의 기반으로 삼고서, 할 수 있는 만큼 그 위를 여행해봅시다. 자연과학 역시 이러한 동일한 기반 위에서 상승일로의 성공을 거두면서 자연 법칙의 탐구를 밀고 나갑니다. 이러한 제한이 인간 생활의 과학적 연구를 방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간 생활의 과학적 연구에서 정말로 어려운 점은 엄청나게 복잡한 증거들과 관찰 방법의 불완전성에서 생겨나는 실제적인 문제들입니다.
[출전] 에드워드 버넷 타일러, 『원시문화』
토론하기
(1) 타일러처럼 인간은 보편적으로 유사하다, 혹은 동질적이라고 가정할 때, 다양한 사회에서 발견되는 문화적 다양성과 차이의 문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2) 인간의 생활과 활동은 과학적인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3) 인류의 유사성, 동질성을 가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떠한 유익이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해설읽기
타일러의 『원시문화: 신화, 철학, 종교, 언어, 기술, 그리고 관습의 발달에 관한 연구 』는 인류 문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표방한 광범위한 연구서이다. 타일러는 이 책의 첫머리를 ‘문화’ 또는 ‘문명’에 대한 정의로 시작하면서 복합적 전체로서의 ‘문화’ 또는 ‘문명’의 세부 사항들을 지식, 믿음, 기술, 관습 등의 수많은 민족지군(群)으로 분류했다. 특히 이러한 문화의 세부 항목들을 박물학자가 연구하는 동식물의 종(種)에 비유한 것이 흥미롭다. 어떤 지역을 연구할 때 박물학자가 그곳의 고유한 동식물 종을 연구하듯이, 문화 연구자는 그곳의 기술이나 신화, 혹은 관습을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일러는 한 지역의 동물과 식물 종의 목록이 그곳의 동식물상을 나타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생활을 구성하는 모든 항목의 목록이 우리가 문화라고 부르는 그러한 전체를 나타낸다고 여겼다.
그리고 타일러는 동식물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가능하듯이, 문화의 세부 항목들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가능하며 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타일러는 겉보기에는 아무런 원칙도 없이 가지각색으로 보이는 다양한 인류문화의 사례들에서 일반적인 규칙을 발견하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발견한 규칙을 바탕으로 인류의 다양한 관습과 신앙, 예술과 사유를 일반화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렇지만 타일러가 활동하던 19세기 중후반 유럽에서는 자연을 연구하듯이 인간 생활을 연구한다는 발상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은 인간을 다른 동물이나 식물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존재로 여기고 자연의 나머지로부터 분리해서 생각하려 했다. 인류의 역사와 문화에서 어떤 법칙을 찾아내려는 타일러의 시도를 불손하며 심지어 역겹다고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타일러는 인류의 진보를 확신했으며, 결국에는 인류가 어려움을 뚫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여겼다.
키워드
문화, 문명, 문화과학, 발달, 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