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맥락
『산호섬의 경작지와 주술: 트로브리안드 군도의 경작법과 농경 의례에 관한 연구 』매우 방대한 분량의 책이다. 말리노프스키는 이 책에서 경작을 중심으로 이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 요소들, 이를테면 가족을 비롯한 여러 사회 집단들, 소유제도, 교환이나 교역, 친족과 혼인, 주술, 의례, 신화나 전설, 믿음과 종교 등을 상호 연계시키면서 트로브리안드 사회를 파악하려고 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경작이라는 하나의 중심 주제에서 출발하여 다양한 가닥을 따라 바깥으로 옮겨나가는 방식으로 글을 서술함으로써 각 활동이 가지는 효과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말리노프스키는 문화의 측면들은 분리해서 연구될 수 없다는 기능주의의 기본적인 전제를 충실히 전달하면서, 경작 활동 속에 실용적인 지식과 기술, 주술과 의례, 사회관계와 호혜성의 기제가 뒤얽혀있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트로브리안드에서 생태환경과 인간 문화는 경작과 주술을 중심으로 촘촘하게 얽혀 있다. 아래 본문에서 말리노프스키는 트로브리안드 군도에서 경작지 주술사의 역할을 기술한다. 비교적 짧은 분량을 통해서도 경작지 주술사는 트로브리안드 사회가 작동하는 복잡한 시스템 속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고전본문
토워시 또는 경작지 주술사는 마을 공동체마다 있는 세습 관리입니다. 사실 토워시의 자리는 족장이나 우두머리의 지위와 일치하는데. 개인의 정체성에서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혈통의 원칙에서는 그러합니다. 토착민의 신화나 법적인 원리에 따르면, 경작지 주술사는 항상 마을을 소유한 친족 집단의 우두머리입니다. 그러나 그는 종종 자신의 임무를 자신의 남동생이나 모계 조카, 혹은 자기 아들에게 위임합니다. 경작지 주술사의 직무를 양도하는 일은 오마라카나 최고 족장들의 혈통에서 특히 자주 일어나는데, 그들에게는 경작지에 주문을 거는 임무가 너무나 과중한 책임이 되기 때문입니다.
트로브리안드인들의 신화 체계에 따르면, 땅과 인간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인류의 근원은 땅에 있습니다. 각 지역 집단 혹은 하위 씨족의 -이 둘은 동일하다.- 첫 번째 조상들은 항상 특정한 어떤 장소로부터 그들의 경작지 주술을 가지고 출현했다고 전해집니다. 항상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보통 그들이 출현한 장소는 하위 씨족의 땅, 곧 하위 씨족이 세습 권리를 갖는 영토가 됩니다. 이러한 세습적인 -신화적, 법적, 도덕적, 그리고 경제적- 토지 소유권은 우두머리에게 귀속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복합적인 주장들 덕분에 그가 경작지 주술사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트로브리안드의 가장 자부심 강한 경작지 주술사인 바기도우는 내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나는 땅을 두드립니다. 왜냐하면 내가 그 땅의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일인칭은 “나, 곧 나의 하위 씨족과 내 혈통의 대표자”를 의미합니다.
[...]
이 모든 것을 살펴볼 때, 트로브리안드 군도에서 경작지 주술사의 직위는 한가한 자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경작지의 실제 작업에 뒤이어 일련의 시작 의례들을 수행해야 하고, 격려의 주문을 외워서 식물의 성장을 자극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결코 쉽지 않은 절제와 금식 체계를 준수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특히 상당히 많은 양의 실제적인 작업과 관리를 해야 합니다.
경작지 주술사는 공동체에서 경작의 전문가로 여겨집니다. 그는 아마도 그의 손위 혈족인 족장과 함께, 그 해에 어떤 밭이 경작될 것인지를 결정합니다. 이후 매 단계마다 그는 경작지에서의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농작물이 어떻게 싹트고, 발아하고, 익어가고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다음 단계를 개시해야 합니다. 그는 날씨를 살펴야 하고, 화전(火田)을 시작하기 전에 잘린 덤불의 상태를 살펴야 합니다. 그는 파종 주술을 수행하기 전에 경작지들이 제대로 준비되었는지 살펴봐야 하며, 다른 모든 단계에서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또한 주술사는 경작에 뒤처지는 사람을 발견하거나, 몇몇 사람들이 소구획 경작지의 울타리치기와 같은 공동의 임무를 게을리 함으로써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태롭게 하는 모습을 발견했을 때, 그 주범들을 심하게 책망하면서 그들이 다시 열정적으로 일하도록 설득해야 합니다. [...]
따라서 토워시[경작지 주술사]는 시작 의례를 베풀어서 잇따른 단계들을 개시하고 터부들을 부과하며 일의 속도를 정함으로써 경작지 작업에 간접적 영향력을 발휘할 뿐 아니라, 또한 수많은 활동들을 직접적으로 지휘합니다. [...]
토착민들은 토워시가 주술을 통해 풍요의 힘을 조절한다고 굳게 믿고 있으며, 이러한 까닭에 그가 인간의 작업까지도 지배해야 한다고 기꺼이 인정합니다. [...] 나아가 주술 행위들은 공동체의 생활을 조직하는 위력을 가집니다. 왜냐하면, 첫째로 주술 행위들은 진행되는 활동에 규칙적인 간격으로 끼어들어서 일련의 터부 기간이나 휴식 기간을 부과하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각각의 의례들은 표준 소구획에서 충실히 수행되어야 하고, 그 소구획들은 그러한 의례들을 위해 완벽하게 준비되어야 하는데, 그에 따라 마을 전체를 위한 본보기가 수립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주술은 단지 각 개인이 마음가짐을 정돈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정신적인 힘일 뿐 아니라, 또한 경작지 작업의 경제적 조직화와 밀접하게 관련된 사회적인 힘입니다. 하지만 토착민들은 주술과 기술적 활동을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매우 예리하게 구별합니다.
[출전] 말리노프스키,『산호섬의 경작지와 주술』
토론하기
(1) 트로브리안드 사회에서 경작지 주술사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2) 외부인의 눈으로 얼핏 보았을 때, 경작은 트로브리안드인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실제적인 경제적 활동이지만, 주술은 쓸데없는 낭비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두 가지는 밀접하게 얽혀서 트로브리안드 사회를 떠받치는 기둥입니다. 트로브리안드인들의 생활에 비추어 나의 생활을 살펴봅시다. 나의 일상 속에서 시간낭비, 노력낭비처럼 보이지만 실은 정말로 실제적이고 중요한 활동을 보이지 않게 떠받치고 있는 활동이 있나요?
(3) 사회든 개인이든 전체를 총체적으로 보아야 각각의 요소들의 역할과 기능이 드러납니다. 주위의 어떤 동아리나 작은 모임을 떠올려 보세요.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활동들을 몇 가지 요소로 나누고, 어떻게 그 모임을 떠받치고 강화시켜주는지 그려보세요.
해설읽기
트로브리안드인들은 스스로를 무엇보다도 농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진정한 열정을 땅에 쏟아붓습니다. 그래서 말리노프스키는 트로브리안드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경작지에 쏟아붓는 열정을 체계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트로브리안드의 경작에서는 여느 지역의 농사와는 다른 특징이 두드러지게 눈에 띕니다. 트로브리안드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경작지에서 매우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토대 위에서 기술적으로 능숙하게 작업을 합니다. 농사를 짓는 것이지요.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활동, 곧 주술을 수행합니다. 이 두 가지는 트로브리안드의 농경에서, 나아가 그 사회의 조직에서 매우 중요한 기둥입니다. 경작 활동과 주술은 트로브리안드에서 서로 뒤얽혀 있으면서도 완전히 구별되는 활동입니다. 말리노프스키는 트로브리안드 군도에서 생태 환경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경작 작업과 주술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분석합니다. 트로브리안드인들은 먹고살기 위해 농사를 짓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또한 외부인의 눈에는 쓸데없는 것처럼 보이는 활동, 곧 주술에도 많은 시간과 공을 들입니다. 본문은 트로브리안드 사회에서 실제적인 경작 활동과 주술이 매우 밀접하게 얽혀 있음을 보여줍니다.
트로브리안드인들은 ‘경작’과 ‘주술’이라는 서로 뒤얽혀 있으면서도 완전히 구별되는 두 가지 활동을 중심축으로 삼아서 자연환경과 상호작용 해왔습니다. 이 점을 드러내기 위해, 말리노프스키는 다양한 경작지 주술의 사례들에 주목하면서, 주술이 가뭄이나 홍수처럼 인간의 제약을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차원들에 대해 인간이 통제력을 행사하게 해주는 심오한 기능을 한다고 여겼습니다. 즉, 트로브리안드 농경에서 기술적 통제의 한계에 달했을 때, 불안과 불확실성의 틈을 채우기 위해 각종 경작지 주술이 행해진다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말리노프스키는 경작 작업과 주술 모두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경작지 주술사의 활동을 서술합니다. 토워시라고도 불리는 경작지 주술사는 마을 공동체마다 있는 세습 관리입니다. 그는 마을의 우두머리인 동시에 경작지 주술사입니다. 트로브리안드 신화 속에서 땅과 인간은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습니다. 경작지 주술사는 하위 씨족의 대표인 동시에 그 땅의 주인으로 여겨집니다.
경작지 주술사는 경작 작업과 밀접하게 연결된 다양한 의례들을 행하고, 작물의 성장을 위한 주술을 수행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실질적으로 경작의 전문가로도 여겨집니다. 경작 활동을 위한 구체적인 판단과 결정이 그의 권한 아래 이루어집니다. 경작지 주술사를 따라다니며 그의 역할을 잘 관찰하면서, 트로브리안드 사회에서 농경과 주술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키워드
경작지 주술사, 트로브리안드, 농사, 주술
전후맥락
『산호섬의 경작지와 주술: 트로브리안드 군도의 경작법과 농경 의례에 관한 연구 』매우 방대한 분량의 책이다. 말리노프스키는 이 책에서 경작을 중심으로 이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 요소들, 이를테면 가족을 비롯한 여러 사회 집단들, 소유제도, 교환이나 교역, 친족과 혼인, 주술, 의례, 신화나 전설, 믿음과 종교 등을 상호 연계시키면서 트로브리안드 사회를 파악하려고 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경작이라는 하나의 중심 주제에서 출발하여 다양한 가닥을 따라 바깥으로 옮겨나가는 방식으로 글을 서술함으로써 각 활동이 가지는 효과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말리노프스키는 문화의 측면들은 분리해서 연구될 수 없다는 기능주의의 기본적인 전제를 충실히 전달하면서, 경작 활동 속에 실용적인 지식과 기술, 주술과 의례, 사회관계와 호혜성의 기제가 뒤얽혀있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트로브리안드에서 생태환경과 인간 문화는 경작과 주술을 중심으로 촘촘하게 얽혀 있다. 아래 본문에서 말리노프스키는 트로브리안드 군도에서 경작지 주술사의 역할을 기술한다. 비교적 짧은 분량을 통해서도 경작지 주술사는 트로브리안드 사회가 작동하는 복잡한 시스템 속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고전본문
토워시 또는 경작지 주술사는 마을 공동체마다 있는 세습 관리입니다. 사실 토워시의 자리는 족장이나 우두머리의 지위와 일치하는데. 개인의 정체성에서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혈통의 원칙에서는 그러합니다. 토착민의 신화나 법적인 원리에 따르면, 경작지 주술사는 항상 마을을 소유한 친족 집단의 우두머리입니다. 그러나 그는 종종 자신의 임무를 자신의 남동생이나 모계 조카, 혹은 자기 아들에게 위임합니다. 경작지 주술사의 직무를 양도하는 일은 오마라카나 최고 족장들의 혈통에서 특히 자주 일어나는데, 그들에게는 경작지에 주문을 거는 임무가 너무나 과중한 책임이 되기 때문입니다.
트로브리안드인들의 신화 체계에 따르면, 땅과 인간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인류의 근원은 땅에 있습니다. 각 지역 집단 혹은 하위 씨족의 -이 둘은 동일하다.- 첫 번째 조상들은 항상 특정한 어떤 장소로부터 그들의 경작지 주술을 가지고 출현했다고 전해집니다. 항상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보통 그들이 출현한 장소는 하위 씨족의 땅, 곧 하위 씨족이 세습 권리를 갖는 영토가 됩니다. 이러한 세습적인 -신화적, 법적, 도덕적, 그리고 경제적- 토지 소유권은 우두머리에게 귀속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복합적인 주장들 덕분에 그가 경작지 주술사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트로브리안드의 가장 자부심 강한 경작지 주술사인 바기도우는 내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나는 땅을 두드립니다. 왜냐하면 내가 그 땅의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일인칭은 “나, 곧 나의 하위 씨족과 내 혈통의 대표자”를 의미합니다.
[...]
이 모든 것을 살펴볼 때, 트로브리안드 군도에서 경작지 주술사의 직위는 한가한 자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경작지의 실제 작업에 뒤이어 일련의 시작 의례들을 수행해야 하고, 격려의 주문을 외워서 식물의 성장을 자극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결코 쉽지 않은 절제와 금식 체계를 준수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특히 상당히 많은 양의 실제적인 작업과 관리를 해야 합니다.
경작지 주술사는 공동체에서 경작의 전문가로 여겨집니다. 그는 아마도 그의 손위 혈족인 족장과 함께, 그 해에 어떤 밭이 경작될 것인지를 결정합니다. 이후 매 단계마다 그는 경작지에서의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농작물이 어떻게 싹트고, 발아하고, 익어가고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다음 단계를 개시해야 합니다. 그는 날씨를 살펴야 하고, 화전(火田)을 시작하기 전에 잘린 덤불의 상태를 살펴야 합니다. 그는 파종 주술을 수행하기 전에 경작지들이 제대로 준비되었는지 살펴봐야 하며, 다른 모든 단계에서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또한 주술사는 경작에 뒤처지는 사람을 발견하거나, 몇몇 사람들이 소구획 경작지의 울타리치기와 같은 공동의 임무를 게을리 함으로써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태롭게 하는 모습을 발견했을 때, 그 주범들을 심하게 책망하면서 그들이 다시 열정적으로 일하도록 설득해야 합니다. [...]
따라서 토워시[경작지 주술사]는 시작 의례를 베풀어서 잇따른 단계들을 개시하고 터부들을 부과하며 일의 속도를 정함으로써 경작지 작업에 간접적 영향력을 발휘할 뿐 아니라, 또한 수많은 활동들을 직접적으로 지휘합니다. [...]
토착민들은 토워시가 주술을 통해 풍요의 힘을 조절한다고 굳게 믿고 있으며, 이러한 까닭에 그가 인간의 작업까지도 지배해야 한다고 기꺼이 인정합니다. [...] 나아가 주술 행위들은 공동체의 생활을 조직하는 위력을 가집니다. 왜냐하면, 첫째로 주술 행위들은 진행되는 활동에 규칙적인 간격으로 끼어들어서 일련의 터부 기간이나 휴식 기간을 부과하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각각의 의례들은 표준 소구획에서 충실히 수행되어야 하고, 그 소구획들은 그러한 의례들을 위해 완벽하게 준비되어야 하는데, 그에 따라 마을 전체를 위한 본보기가 수립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주술은 단지 각 개인이 마음가짐을 정돈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정신적인 힘일 뿐 아니라, 또한 경작지 작업의 경제적 조직화와 밀접하게 관련된 사회적인 힘입니다. 하지만 토착민들은 주술과 기술적 활동을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매우 예리하게 구별합니다.
[출전] 말리노프스키,『산호섬의 경작지와 주술』
토론하기
(1) 트로브리안드 사회에서 경작지 주술사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2) 외부인의 눈으로 얼핏 보았을 때, 경작은 트로브리안드인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실제적인 경제적 활동이지만, 주술은 쓸데없는 낭비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두 가지는 밀접하게 얽혀서 트로브리안드 사회를 떠받치는 기둥입니다. 트로브리안드인들의 생활에 비추어 나의 생활을 살펴봅시다. 나의 일상 속에서 시간낭비, 노력낭비처럼 보이지만 실은 정말로 실제적이고 중요한 활동을 보이지 않게 떠받치고 있는 활동이 있나요?
(3) 사회든 개인이든 전체를 총체적으로 보아야 각각의 요소들의 역할과 기능이 드러납니다. 주위의 어떤 동아리나 작은 모임을 떠올려 보세요.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활동들을 몇 가지 요소로 나누고, 어떻게 그 모임을 떠받치고 강화시켜주는지 그려보세요.
해설읽기
트로브리안드인들은 스스로를 무엇보다도 농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진정한 열정을 땅에 쏟아붓습니다. 그래서 말리노프스키는 트로브리안드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경작지에 쏟아붓는 열정을 체계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트로브리안드의 경작에서는 여느 지역의 농사와는 다른 특징이 두드러지게 눈에 띕니다. 트로브리안드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경작지에서 매우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토대 위에서 기술적으로 능숙하게 작업을 합니다. 농사를 짓는 것이지요.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활동, 곧 주술을 수행합니다. 이 두 가지는 트로브리안드의 농경에서, 나아가 그 사회의 조직에서 매우 중요한 기둥입니다. 경작 활동과 주술은 트로브리안드에서 서로 뒤얽혀 있으면서도 완전히 구별되는 활동입니다. 말리노프스키는 트로브리안드 군도에서 생태 환경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경작 작업과 주술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분석합니다. 트로브리안드인들은 먹고살기 위해 농사를 짓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또한 외부인의 눈에는 쓸데없는 것처럼 보이는 활동, 곧 주술에도 많은 시간과 공을 들입니다. 본문은 트로브리안드 사회에서 실제적인 경작 활동과 주술이 매우 밀접하게 얽혀 있음을 보여줍니다.
트로브리안드인들은 ‘경작’과 ‘주술’이라는 서로 뒤얽혀 있으면서도 완전히 구별되는 두 가지 활동을 중심축으로 삼아서 자연환경과 상호작용 해왔습니다. 이 점을 드러내기 위해, 말리노프스키는 다양한 경작지 주술의 사례들에 주목하면서, 주술이 가뭄이나 홍수처럼 인간의 제약을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차원들에 대해 인간이 통제력을 행사하게 해주는 심오한 기능을 한다고 여겼습니다. 즉, 트로브리안드 농경에서 기술적 통제의 한계에 달했을 때, 불안과 불확실성의 틈을 채우기 위해 각종 경작지 주술이 행해진다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말리노프스키는 경작 작업과 주술 모두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경작지 주술사의 활동을 서술합니다. 토워시라고도 불리는 경작지 주술사는 마을 공동체마다 있는 세습 관리입니다. 그는 마을의 우두머리인 동시에 경작지 주술사입니다. 트로브리안드 신화 속에서 땅과 인간은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습니다. 경작지 주술사는 하위 씨족의 대표인 동시에 그 땅의 주인으로 여겨집니다.
경작지 주술사는 경작 작업과 밀접하게 연결된 다양한 의례들을 행하고, 작물의 성장을 위한 주술을 수행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실질적으로 경작의 전문가로도 여겨집니다. 경작 활동을 위한 구체적인 판단과 결정이 그의 권한 아래 이루어집니다. 경작지 주술사를 따라다니며 그의 역할을 잘 관찰하면서, 트로브리안드 사회에서 농경과 주술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키워드
경작지 주술사, 트로브리안드, 농사, 주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