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맥락
본문1는 「정명(正名)」의 첫 단락으로 여기서 ‘정명’은 ‘이름 혹은 명분을 바로잡는다’는 말이다. ‘명칭을 바로잡는다’는 말은 결국 명칭을 정확히 규정하여 올바른 논리를 세운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순자는 첫 단락에서 성(性)과 정(情), 려(慮), 위(僞)의 개념 규정을 시도한다. 그리고 이어서 일[事]과 행위[行] 앎[知], 지혜[智], 재능[能], 질병[病], 운명[命] 등의 명칭을 규정한 다음, 명칭이 통일되면 국가가 바로 서고 명칭이 분산되면 국가도 분열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본문2는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면 예의가 어떻게 생겨났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순자의 대답 중 마지막 단락이다. 순자는 대답 전반부에서 예의는 성인(聖人)이 만든 것이며 인간의 악한 본성과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질그릇이 장인(匠人)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처럼 예의 역시 성인이 제작한 것이다. 그리고 제작이 가능한 이유는 인간에게는 본능과 같은 감정 욕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학습하는 이성 능력과 실천 의지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본문3은 [셀3]의 본문 다음 단락으로, 비유를 들어 인간의 본능이 교육 과정을 거쳐 점진적으로 조절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고전본문
1. 태어날 때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을 본성[性]이라 한다… 본성에서 파생되는 좋음과 싫음,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을 감정[情]이라 한다. 감정이 일어날 때 마음이 선택하는 것을 생각[廬]이라 한다. 마음이 생각하여 능력이 발휘되는 것을 의지[僞]라 한다.
[출전]『순자』, 「정명」
2. 성인(聖人)께서는 ‘사람의 본성을 교화시키고자 작위[僞]를 일으키고’ 작위를 일으켜 예의를 만들어 내고, 예의를 만들어 법도를 제정한다. 이런 점에서 예의와 법도는 성인이 창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성인이 여느 사람들과 동일하여 다르지 않은 것이 본성이고, 그들과 다르면서 그들을 뛰어넘는 것이 작위이다.
[출전] 『순자』, 「성악」
3. 굽은 나무는 반드시 댈나무(*역자 주: 굽은 나무를 펴기 위해 대는 나무)를 갖다 대고 불에 찐 뒤에 곧아지며 무딘 쇠는 반드시 숫돌에 간 뒤에 날카로워지듯이, 사람의 악한 본성도 반드시 스승과 법도로 가르친 뒤에야 바로잡히고 예의를 얻은 뒤에야 다스려질 것이다. 사람들에게 스승과 법도가 없다면 편협하고 과격하여 바르지 않을 것이며, 예의가 없다면 도리를 거스르고 어지럽혀 다스리기 어려울 것이다.
고대의 성왕께서는 사람들의 본성이 악하기에 편협하고 과격하여 바르지 않으며, 도리를 거스르고 어지럽혀 다스리기 어렵다고 여기셨다. 그래서 이를 위해 예의를 만들고 법도를 제정해 사람들의 감정과 본성을 교정하고 가다듬어 이를 바로잡았으며, 사람의 감정과 본성을 길들이고 교화하여 그들을 계도했다. 이렇게 하자 비로소 모두가 잘 다스려지고 법도에 합당하게 행동했다.
[출전]『순자』, 「성악」
토론하기
(1) 순자는 인간이 본래 악한 본성을 지녔다고 보면서도 예법을 가르쳐 이를 조절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의 말대로 예법 교육이 인간의 타고난 성향을 바꿀 수 있는가. 태어날 때부터 기질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보는 입장과, 환경과 교육을 통해 성향이 변화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으로 나누어 토론해 보자.
(2) 순자의 교육 목표는 성인이 만든 예의와 법도로 인간의 본능을 조절하는 것이다. 과연 인간의 본성을 바로잡기 위해 강제적 규범과 제도가 얼마만큼 필요한가. 현대 사회에서 법률이나 학교 규율, 직장 내 규범 등이 얼마만큼 개인의 행동 변화를 끌어내는지, 그리고 이러한 제도가 과연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논의해 보자.
(3) 순자는 사회에서 교육과 예법을 주도하는 주체를 고대의 성왕으로 보고 있다. 오늘날의 리더도 고대의 성왕처럼 사회의 도덕적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가. 오늘날의 정치나 사회, 교육 분야의 리더들이 도덕적 모범을 보이며 시민을 교화시켜야 한다는 입장과, 현대 사회에서는 제도와 개개의 시민 의식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하여 토론해 보자.
해설읽기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면 우리는 어떻게 선한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순자는 예의와 법도를 반복적으로 가르쳐 이를 체화시키면, 인간은 양보와 배려를 알게 되고 자신의 욕망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고 믿었다. 그리고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인간이 교화될 수 있다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고, 다양한 비유를 들어 설득력을 높이고자 했다. 또한 필요하다면 고대 성왕을 소환하여 그의 권위를 등에 업고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전략을 취하기도 했다.
인간의 교화가 가능하다는 주장은 순자의 마음 이론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은 선천적으로 네 가지 능력을 갖추고 있다. 첫 번째가 감각적‧생리적 욕구인 본성[性]이다. 두 번째가 신체 내부의 자극과 외부 사물과의 접촉으로 일어나는 감정[情]이다. 감정은 본성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으로, 감각적‧생리적 욕구로 인해 좋음과 싫음, 기쁨과 분노, 슬픔과 즐거움 등의 다양한 감정이 파생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감정이 일어났을 때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사고하고 판단하는 생각[慮]이다. 그리고 네 번째가 생각한 다음 그것을 실천하는 의지[僞]이다. 인간은 성(性)과 정(情) 즉 본능과 감정 때문에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욕망을 추구하는 와중에 타락하기 쉽다. 그러나 려(廬)와 위(僞) 즉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사고 능력과 그 판단대로 실천하려는 의지도 있기에, 인간은 본능을 조절할 수 있다.
순자는 마음의 네 가지 능력을 근거로 인간이 쉽게 타락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교화될 수 있는 이유를 밝히고, 사고와 의지로 본능과 감정을 조절하는 힘이 교육을 통해 강화될 수 있다고 믿었다. 이에 대한 내용은 본문2에 소개되어 있다.
순자는 인간의 마음에 잠재된 성찰과 조절 능력을 체계적으로 끌어내는 주체를 성인이라고 보았다. 여기서 말하는 성인은 언어와 문자, 농사와 치수(治水) 방법, 천문 관측 기술, 의술, 각종 생활 도구 등을 개발하여 중원 지역에 중화 문명을 건설한 고대의 성왕(聖王)을 가리킨다. 순자는 하늘로부터 뛰어난 기량을 받은 이들 영웅 군주가 백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각종 문물을 창조했으며, 그중에는 인간 사회에 질서와 안정을 가져올 예의와 법도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순자는 성인이 사람의 악한 본성을 교화하기 위해 ‘작위[僞]’ 즉 ‘문명을 창출’했는데, 그중 대표적인 규범이 예의와 법도였다. 순자의 교육론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 바로 ‘예의와 법도를 만들어 본성을 교화했다’는 화성기위(化性起僞)라 할 수 있다.
순자는 성인이 만든 예의와 예의에 기초해 제정한 법도로 사람을 교육하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주장을 여러 비유를 들어 뒷받침했다. 그중에서도 본문3에 등장하는 ‘굽은 나무를 곧게 펴고 무딘 칼을 날카롭게 만드는’ 비유가 대표적이다. 굽은 나무는 곧은 나무에 대고 불로 찌면 부드러워지면서 곧바로 펴지고, 무딘 칼은 숫돌에 갈면 날카로워진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악한 본성도 스승의 예법으로 바로잡은 다음에 다스려진다. 이것이 고대 성왕이 문명의 영웅이자 만백성의 부모이자 스승으로서 인간을 교화시켜 온 핵심 방안이었다고 할 수 있다.
키워드
교화, 교육론, 본성, 사고와 의지, 성인, 예의와 법도, 화성기위
전후맥락
본문1는 「정명(正名)」의 첫 단락으로 여기서 ‘정명’은 ‘이름 혹은 명분을 바로잡는다’는 말이다. ‘명칭을 바로잡는다’는 말은 결국 명칭을 정확히 규정하여 올바른 논리를 세운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순자는 첫 단락에서 성(性)과 정(情), 려(慮), 위(僞)의 개념 규정을 시도한다. 그리고 이어서 일[事]과 행위[行] 앎[知], 지혜[智], 재능[能], 질병[病], 운명[命] 등의 명칭을 규정한 다음, 명칭이 통일되면 국가가 바로 서고 명칭이 분산되면 국가도 분열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본문2는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면 예의가 어떻게 생겨났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순자의 대답 중 마지막 단락이다. 순자는 대답 전반부에서 예의는 성인(聖人)이 만든 것이며 인간의 악한 본성과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질그릇이 장인(匠人)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처럼 예의 역시 성인이 제작한 것이다. 그리고 제작이 가능한 이유는 인간에게는 본능과 같은 감정 욕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학습하는 이성 능력과 실천 의지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본문3은 [셀3]의 본문 다음 단락으로, 비유를 들어 인간의 본능이 교육 과정을 거쳐 점진적으로 조절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고전본문
1. 태어날 때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을 본성[性]이라 한다… 본성에서 파생되는 좋음과 싫음,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을 감정[情]이라 한다. 감정이 일어날 때 마음이 선택하는 것을 생각[廬]이라 한다. 마음이 생각하여 능력이 발휘되는 것을 의지[僞]라 한다.
[출전]『순자』, 「정명」
2. 성인(聖人)께서는 ‘사람의 본성을 교화시키고자 작위[僞]를 일으키고’ 작위를 일으켜 예의를 만들어 내고, 예의를 만들어 법도를 제정한다. 이런 점에서 예의와 법도는 성인이 창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성인이 여느 사람들과 동일하여 다르지 않은 것이 본성이고, 그들과 다르면서 그들을 뛰어넘는 것이 작위이다.
[출전] 『순자』, 「성악」
3. 굽은 나무는 반드시 댈나무(*역자 주: 굽은 나무를 펴기 위해 대는 나무)를 갖다 대고 불에 찐 뒤에 곧아지며 무딘 쇠는 반드시 숫돌에 간 뒤에 날카로워지듯이, 사람의 악한 본성도 반드시 스승과 법도로 가르친 뒤에야 바로잡히고 예의를 얻은 뒤에야 다스려질 것이다. 사람들에게 스승과 법도가 없다면 편협하고 과격하여 바르지 않을 것이며, 예의가 없다면 도리를 거스르고 어지럽혀 다스리기 어려울 것이다.
고대의 성왕께서는 사람들의 본성이 악하기에 편협하고 과격하여 바르지 않으며, 도리를 거스르고 어지럽혀 다스리기 어렵다고 여기셨다. 그래서 이를 위해 예의를 만들고 법도를 제정해 사람들의 감정과 본성을 교정하고 가다듬어 이를 바로잡았으며, 사람의 감정과 본성을 길들이고 교화하여 그들을 계도했다. 이렇게 하자 비로소 모두가 잘 다스려지고 법도에 합당하게 행동했다.
[출전]『순자』, 「성악」
토론하기
(1) 순자는 인간이 본래 악한 본성을 지녔다고 보면서도 예법을 가르쳐 이를 조절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의 말대로 예법 교육이 인간의 타고난 성향을 바꿀 수 있는가. 태어날 때부터 기질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보는 입장과, 환경과 교육을 통해 성향이 변화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으로 나누어 토론해 보자.
(2) 순자의 교육 목표는 성인이 만든 예의와 법도로 인간의 본능을 조절하는 것이다. 과연 인간의 본성을 바로잡기 위해 강제적 규범과 제도가 얼마만큼 필요한가. 현대 사회에서 법률이나 학교 규율, 직장 내 규범 등이 얼마만큼 개인의 행동 변화를 끌어내는지, 그리고 이러한 제도가 과연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논의해 보자.
(3) 순자는 사회에서 교육과 예법을 주도하는 주체를 고대의 성왕으로 보고 있다. 오늘날의 리더도 고대의 성왕처럼 사회의 도덕적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가. 오늘날의 정치나 사회, 교육 분야의 리더들이 도덕적 모범을 보이며 시민을 교화시켜야 한다는 입장과, 현대 사회에서는 제도와 개개의 시민 의식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하여 토론해 보자.
해설읽기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면 우리는 어떻게 선한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순자는 예의와 법도를 반복적으로 가르쳐 이를 체화시키면, 인간은 양보와 배려를 알게 되고 자신의 욕망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고 믿었다. 그리고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인간이 교화될 수 있다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고, 다양한 비유를 들어 설득력을 높이고자 했다. 또한 필요하다면 고대 성왕을 소환하여 그의 권위를 등에 업고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전략을 취하기도 했다.
인간의 교화가 가능하다는 주장은 순자의 마음 이론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은 선천적으로 네 가지 능력을 갖추고 있다. 첫 번째가 감각적‧생리적 욕구인 본성[性]이다. 두 번째가 신체 내부의 자극과 외부 사물과의 접촉으로 일어나는 감정[情]이다. 감정은 본성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으로, 감각적‧생리적 욕구로 인해 좋음과 싫음, 기쁨과 분노, 슬픔과 즐거움 등의 다양한 감정이 파생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감정이 일어났을 때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사고하고 판단하는 생각[慮]이다. 그리고 네 번째가 생각한 다음 그것을 실천하는 의지[僞]이다. 인간은 성(性)과 정(情) 즉 본능과 감정 때문에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욕망을 추구하는 와중에 타락하기 쉽다. 그러나 려(廬)와 위(僞) 즉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사고 능력과 그 판단대로 실천하려는 의지도 있기에, 인간은 본능을 조절할 수 있다.
순자는 마음의 네 가지 능력을 근거로 인간이 쉽게 타락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교화될 수 있는 이유를 밝히고, 사고와 의지로 본능과 감정을 조절하는 힘이 교육을 통해 강화될 수 있다고 믿었다. 이에 대한 내용은 본문2에 소개되어 있다.
순자는 인간의 마음에 잠재된 성찰과 조절 능력을 체계적으로 끌어내는 주체를 성인이라고 보았다. 여기서 말하는 성인은 언어와 문자, 농사와 치수(治水) 방법, 천문 관측 기술, 의술, 각종 생활 도구 등을 개발하여 중원 지역에 중화 문명을 건설한 고대의 성왕(聖王)을 가리킨다. 순자는 하늘로부터 뛰어난 기량을 받은 이들 영웅 군주가 백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각종 문물을 창조했으며, 그중에는 인간 사회에 질서와 안정을 가져올 예의와 법도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순자는 성인이 사람의 악한 본성을 교화하기 위해 ‘작위[僞]’ 즉 ‘문명을 창출’했는데, 그중 대표적인 규범이 예의와 법도였다. 순자의 교육론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 바로 ‘예의와 법도를 만들어 본성을 교화했다’는 화성기위(化性起僞)라 할 수 있다.
순자는 성인이 만든 예의와 예의에 기초해 제정한 법도로 사람을 교육하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주장을 여러 비유를 들어 뒷받침했다. 그중에서도 본문3에 등장하는 ‘굽은 나무를 곧게 펴고 무딘 칼을 날카롭게 만드는’ 비유가 대표적이다. 굽은 나무는 곧은 나무에 대고 불로 찌면 부드러워지면서 곧바로 펴지고, 무딘 칼은 숫돌에 갈면 날카로워진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악한 본성도 스승의 예법으로 바로잡은 다음에 다스려진다. 이것이 고대 성왕이 문명의 영웅이자 만백성의 부모이자 스승으로서 인간을 교화시켜 온 핵심 방안이었다고 할 수 있다.
키워드
교화, 교육론, 본성, 사고와 의지, 성인, 예의와 법도, 화성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