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맥락
국왕 던컨에게 충성스런 신하였던 맥베스 장군이 세 마녀의 ‘잘못된 예언’을 들은 후, 야심에 흔들려 국왕살해 및 왕위찬탈이라는 잘못된 선택을 함으로써 그의 비극이 시작된다. 국왕 던컨과 조국에 대해 신실하고 충성스러웠던 맥베스는 세 가지 요인에 의해 흔들렸다. 첫 번째는 맥베스 내면에 감춰져 있었던 야심을 세 마녀가 예언으로 건드리자 야망에 의해 지배당하며 흔들리게 되었다. 또한 세 마녀의 예언을 전해들은 탐욕스러운 아내의 충동질에 설득을 당하며 흔들리게 되었다. 맥베스는 탐욕스러운 아내를 설득하지 못하고 설득당하게 된 것은 이미 야망에 휩싸였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맥베스는 자신의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다. 부당하게 왕위를 찬탈한 권력으로 인해 악몽과 환상에 시달리지만 결국 야심 앞에 양심은 굴복하고 말았다. 맥베스가 무너진 것은 야심이라는 강한 바람에 충성과 신의, 정직이라는 가치가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잘못된 선택이 갖고 올 파장은 의외로 심각할 수 있다. 살아가면서 신중한 판단력과 통찰력을 장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면서도 위험한 사람은 칼을 집은 사람, 즉 권력을 가진 사람이 무지한 사람인 경우이다. 무지한 삶은 자신의 모든 판단이 옳다는 독선과 아집에 사로 잡혀있기 때문이다.
야심에 빠진 맥베스는 친한 벗인 뱅코우와 혈통적으로 친척(사촌)이었던 국왕 던컨을 살해 했다. 이런 악행을 제지해야 할 아내조차도 그 야심을 이루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누군가 곁에서 흔들리는 맥베스를 현명하게 충고하여 붙들어줬다면 맥베스는 명예로운 장군으로서 그 생을 존경받으며 살았을 것이다.
고전본문
마녀1: 맥베스 만세! 글래미스 성주께 축복을 드립니다.
마녀2: 맥베스 만세! 코더 영주께 축복을 드립니다.
마녀3: 맥베스 만세! 장차 왕이 되실 분.(1막3장)
맥베스 부인: 오오 태양(덩컨 왕을 말함)이 결코 내일이란 날을 볼 수 없기를. 영주시여, 당신의 얼굴은 마치 무언가 수상한 것이 씌여 있는 책처럼 보입니다. 세상을 속이려면 세상과 같은 얼굴을 하셔야 합니다. 눈에도, 손에도, 혀끝에도 환영의 빛을 띠어 마치 무심한 꽃같이 보이게 하고 꽃 속에 숨은 독사가 되어야 합니다...
맥베스: 제발 그만 하오. 인간이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나 하겠소. 하지만 도가 지나치면 인간이 아니오.(1막 5-7장)
맥베스: 아, 단검인가, 저것이? 칼자루가 이쪽으로 향한 것이? 잡아 보아야지. 안 잡히는 걸. 하지만 아직 보이는군. 운명의 환상아, 그대의 눈에는 보이되 붙잡히진 않는 것인가? 그대는 단지 마음에 바치는 단검, 열에 들뜬 머리가 낳은 망상의 산물에 불과한 것인가? 아직도 보인다.(단검을 뺀다) 어, 보통 단검과 똑같다. 분명히 보인다. 내가 이제부터 가려는 곳을 안내할 셈이로군. 저 단검은 내가 사용하려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일어선다) 내 눈이 잘못되고 다른 감각이 정확한 것인가, 아니면 눈만이 온전한 것인가? 아직 보인다. 이번에는 칼과 칼집에 피가 엉겨 있다. 전에는 없었던 것이다. (환상, 사라진다) 아니, 아무 것도 없지 않은가? 피비린내 나는 일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저런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다.(2막2장)
맥베스: 어떻게 손에 넣었는지, 나는 모르나, 만일 그대들에게 진정 예언하는 힘이 있다면, 부탁하노니 마법의 이름으로 대답해다오...
환영1: 맥베스! 맥베스! 맥베스! 맥다프를 조심하라. 파이프의 영주를 주의하라.
환영2: 어디까지나 마음껏, 잔인하고 대담하게 행동하라. 인간의 힘 따위는 코웃음 쳐라. 여자가 낳은 자 가운데 맥베스를 이길 자는 하나도 없다.
환영3: 사자처럼 오만하게 행동하라. 그 어떤 자가 노하건 괴로워하건 대역을 꾀하건 걱정할 것이 없다. 맥베스는 결코 멸망하지 않는다. 버넘의 숲이 단시네인의 높은 언덕으로 쳐들어오기 전에는.
맥베스: 그렇다면, 맥다프, 살아 있거라. 너 따위를 무서워할 내가 아니다. 그러나 조심을 하기 위해 운명한테서 명백한 증거를 받아둬야지. 맥다프, 그대의 목숨은 이미 내 것이다. 앞으로는 공포 따윈 집어던지고, 벼락이 떨어져도 편안히 잠들겠다.(4막1장)
[출전] 셰익스피어, 『맥베스』
토론하기
(1) 국왕 던컨과 조국에 대해 신실하고 충성스러웠던 맥베스는 무엇 때문에 흔들렸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2) 야심에 빠진 맥베스는 친한 벗인 뱅쿠오와 혈통적으로 친척(사촌)이었던 국왕 던컨을 살해했다. 이런 악행을 제지해야 할 아내조차도 그 야심을 이루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누군가 곁에서 흔들리는 맥베스를 현명하게 충고하여 붙들어줬다면 맥베스는 명예로운 장군으로서 그 생을 존경받으며 살았을 것이다. 혹시 이런 상황에 내가 놓인다면 나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친구나 멘토가 있는지 생각해보자.
(3)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을 거짓과 선동으로 부추겨 특정한 지위에 오르게 한 사례가 삶의 주변에 있었는지 살펴보고, 무엇이 원인이고 결과가 어떻게 드러났는지 생각해보자.
해설읽기
맥베스의 야망에 불을 지르는 마녀들의 예언
셰익스피어 당대 사람들은 유령, 마녀, 요정 같은 초자연적 존재나 마법, 예언, 주술 같은 초자연적 능력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셰익스피어는 이를 작품에 반영하여 초자연적 존재들을 많이 등장시켰다. 특히 마녀들의 예언으로 시작하는 『맥베스』는 마녀들의 마법과 예언뿐만 아니라 뱅쿠오의 유령, 마녀들이 불러내는 미래 왕들의 혼령 등 그 어떤 작품들보다 초자연적 요소가 많은 작품이다.
장차 왕권을 차지하리라는 마녀들의 예언은 맥베스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무의식적 권력욕을 그의 의식의 세계로 끌어내어 충성스럽기만 하던 그를 왕의 시해라는 비극적 범죄로 몰아간다. 마녀들의 애매모호한 예언을 처음 듣는 순간부터 그들의 언어는 맥베스의 사고와 행위를 지배한다. 테리 이글턴은 이런 상황을 “짓궂은 그들의 말장난이 맥베스의 마음속으로 침투해서 내부로부터 그를 허물기 시작하자, 그의 존재를 비워 욕망으로 채울 빈 공간이 드러난다”고 표현했다. 욕망은 평소의 성실함과 충성스러움을 단번에 몰아낼 정도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성실함과 충성스러움이 사라진 빈 자리는 욕망으로 가득 차게 되고, 이 순간 판단력은 상실할 수밖에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또한 판단력의 상실은 정상적인 행위를 할 수 없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맥베스의 비극적 결함은‘야망’
셰익스피어는 『맥베스』를 통해 권력에 대한 야망에 사로잡혀 왕을 시해하고 왕권을 찬탈하지만 그 순간 이후부터 광기와 두려움과 허망함에 시달리다 결국 정적에 의해 비참하게 파멸당하는 스코틀랜드 장군의 어리석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인간의 헛된 야망에 대한 통찰력 있는 묘사로 인간의 어리석음이 타인의 생명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명마저도 빼앗아갈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작품이다. 맥베스는 마녀들의 유혹이 있었을지라도 감정이 요동함이 없어야 했지만, 감정의 격랑 속에 자신을 던짐으로써 비극적인 인물이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맥베스의 가장 큰 결함은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자신의 야망과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는 결함이 삶의 비극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맥베스는 악한인가? 비극적 주인공인가?
셰익스피어는 맥베스에게 외적 행위와 내적 갈등이라는 경계를 넘나들면서 성마르고 냉혈적인 역모자의 이미지와 도덕적 본성을 지탱하고자 애쓰고 갈등하는 이미지를 복합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왕의 시해를 놓고 끊임없이 갈등하는 그의 모습이 관객들에게 동정심을 유발시켜 그를 단순한 악한이 아니라 비극적 주인공으로 만들어 준다.
맥베스보다 강한 맥베스 부인
이 극에서 맥베스 부인은 맥베스보다 더 강인하고 냉혈적인 캐릭터이다. 맹세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방글거리며 젖꽂지를 빠는 갓난아기를 태질을 쳐서 머리통을 부셔 버릴 수도 있다는 대사는 그녀의 그런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한몫을 한 유명한 대사이다. 맥베스부인은 “무서운 음로를 도와주는 악령들이여, 날 나약한 여자로부터 벗어나게 해다오. 머리 꼭대기에서 발끝까지 무서운 잔인함으로 가득 채워다오! 나의 피를 응결시켜 연민의 정으로 통하는 길목을 끊어다오. 살인을 주관하는 자여! 나의 가슴으로 들어와 내 젖을 쓰디쓴 담즙으로 바꾸어 다오.”라고 말을 한다. 어찌 보면 맥베스를 부추겨서 역모를 꾸미고 살인하도록 만든 사람은 그의 부인일지도 모른다. 물론 가장 큰 책임은 맥베스 자신에게 있지만 맥베스 못지않게 욕망에 휩싸여 잔인했던 사람은 맥베스의 부인일지도 모른다.
맥베스와 맥베스 부인의 상호 도치적 성격변화
극 초반에 맥베스의 유약한 모습과 달리 몰인정하고 담대하던 맥베스 부인은 극 후반으로 가면서 점점 맥베스와 성격이 도치된다. 맥베스는 점점 저돌적이고, 냉혹한 살인마로 변모해 가는데 반해, 맥베스 부인은 밀려드는 온갖 공상과 자책감에 시달리며 괴로워한다. 던컨 살해 후 맥베스에게 물 조금만 있으면 손에 묻은 핏자국 정도는 쉽게 씻어낼 수 있다고 말하던 그녀가 극 후반에서는 계속해서 손을 씻는 행동을 한다. 또 맥베스에게 잠을 자라고 청했던 그녀는 자신이 몽유병에 걸린다.
역설의 미학-“아름다운 것은 추한 것이요, 추한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이 극의 막이 오르고 얼마 뒤 세 마녀들은 “아름다운 것은 추한 것이요, 추한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라는 역설적인 말을 남긴 채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마녀들의 이 역설은 얼핏 보기에는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작품 전체에서 발견되는 이 세상의 혼란된 가치를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극 초반에서 역모를 진압하던 충신으로 역모자의 목을 효시했던 충신 맥베스는 막이 내릴 때는 자신의 목이 효시되는 역설적 인물이다. 또한 맥베스 부부에게 그토록 아름다운 존재로만 보이던 왕권은 막상 차지해보니 그들의 끝없는 불안과 괴로움으로 몰아넣는 추한 것이었다. 이렇듯 이 극은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영원한 선, 영원한 악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욕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건강한 욕망은 인간의 삶에 긍정적 에너지가 될 수 있지만, 타인을 해하고, 타인의 것을 빼앗아 내 것을 채우려는 탐욕스러운 욕망은 삶을 망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건강한 욕망은 아름답지만 탐욕은 추한 것이다.
키워드
마녀, 야망, 왕, 정직, 찬탈
전후맥락
국왕 던컨에게 충성스런 신하였던 맥베스 장군이 세 마녀의 ‘잘못된 예언’을 들은 후, 야심에 흔들려 국왕살해 및 왕위찬탈이라는 잘못된 선택을 함으로써 그의 비극이 시작된다. 국왕 던컨과 조국에 대해 신실하고 충성스러웠던 맥베스는 세 가지 요인에 의해 흔들렸다. 첫 번째는 맥베스 내면에 감춰져 있었던 야심을 세 마녀가 예언으로 건드리자 야망에 의해 지배당하며 흔들리게 되었다. 또한 세 마녀의 예언을 전해들은 탐욕스러운 아내의 충동질에 설득을 당하며 흔들리게 되었다. 맥베스는 탐욕스러운 아내를 설득하지 못하고 설득당하게 된 것은 이미 야망에 휩싸였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맥베스는 자신의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다. 부당하게 왕위를 찬탈한 권력으로 인해 악몽과 환상에 시달리지만 결국 야심 앞에 양심은 굴복하고 말았다. 맥베스가 무너진 것은 야심이라는 강한 바람에 충성과 신의, 정직이라는 가치가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잘못된 선택이 갖고 올 파장은 의외로 심각할 수 있다. 살아가면서 신중한 판단력과 통찰력을 장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면서도 위험한 사람은 칼을 집은 사람, 즉 권력을 가진 사람이 무지한 사람인 경우이다. 무지한 삶은 자신의 모든 판단이 옳다는 독선과 아집에 사로 잡혀있기 때문이다.
야심에 빠진 맥베스는 친한 벗인 뱅코우와 혈통적으로 친척(사촌)이었던 국왕 던컨을 살해 했다. 이런 악행을 제지해야 할 아내조차도 그 야심을 이루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누군가 곁에서 흔들리는 맥베스를 현명하게 충고하여 붙들어줬다면 맥베스는 명예로운 장군으로서 그 생을 존경받으며 살았을 것이다.
고전본문
마녀1: 맥베스 만세! 글래미스 성주께 축복을 드립니다.
마녀2: 맥베스 만세! 코더 영주께 축복을 드립니다.
마녀3: 맥베스 만세! 장차 왕이 되실 분.(1막3장)
맥베스 부인: 오오 태양(덩컨 왕을 말함)이 결코 내일이란 날을 볼 수 없기를. 영주시여, 당신의 얼굴은 마치 무언가 수상한 것이 씌여 있는 책처럼 보입니다. 세상을 속이려면 세상과 같은 얼굴을 하셔야 합니다. 눈에도, 손에도, 혀끝에도 환영의 빛을 띠어 마치 무심한 꽃같이 보이게 하고 꽃 속에 숨은 독사가 되어야 합니다...
맥베스: 제발 그만 하오. 인간이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나 하겠소. 하지만 도가 지나치면 인간이 아니오.(1막 5-7장)
맥베스: 아, 단검인가, 저것이? 칼자루가 이쪽으로 향한 것이? 잡아 보아야지. 안 잡히는 걸. 하지만 아직 보이는군. 운명의 환상아, 그대의 눈에는 보이되 붙잡히진 않는 것인가? 그대는 단지 마음에 바치는 단검, 열에 들뜬 머리가 낳은 망상의 산물에 불과한 것인가? 아직도 보인다.(단검을 뺀다) 어, 보통 단검과 똑같다. 분명히 보인다. 내가 이제부터 가려는 곳을 안내할 셈이로군. 저 단검은 내가 사용하려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일어선다) 내 눈이 잘못되고 다른 감각이 정확한 것인가, 아니면 눈만이 온전한 것인가? 아직 보인다. 이번에는 칼과 칼집에 피가 엉겨 있다. 전에는 없었던 것이다. (환상, 사라진다) 아니, 아무 것도 없지 않은가? 피비린내 나는 일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저런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다.(2막2장)
맥베스: 어떻게 손에 넣었는지, 나는 모르나, 만일 그대들에게 진정 예언하는 힘이 있다면, 부탁하노니 마법의 이름으로 대답해다오...
환영1: 맥베스! 맥베스! 맥베스! 맥다프를 조심하라. 파이프의 영주를 주의하라.
환영2: 어디까지나 마음껏, 잔인하고 대담하게 행동하라. 인간의 힘 따위는 코웃음 쳐라. 여자가 낳은 자 가운데 맥베스를 이길 자는 하나도 없다.
환영3: 사자처럼 오만하게 행동하라. 그 어떤 자가 노하건 괴로워하건 대역을 꾀하건 걱정할 것이 없다. 맥베스는 결코 멸망하지 않는다. 버넘의 숲이 단시네인의 높은 언덕으로 쳐들어오기 전에는.
맥베스: 그렇다면, 맥다프, 살아 있거라. 너 따위를 무서워할 내가 아니다. 그러나 조심을 하기 위해 운명한테서 명백한 증거를 받아둬야지. 맥다프, 그대의 목숨은 이미 내 것이다. 앞으로는 공포 따윈 집어던지고, 벼락이 떨어져도 편안히 잠들겠다.(4막1장)
[출전] 셰익스피어, 『맥베스』
토론하기
(1) 국왕 던컨과 조국에 대해 신실하고 충성스러웠던 맥베스는 무엇 때문에 흔들렸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2) 야심에 빠진 맥베스는 친한 벗인 뱅쿠오와 혈통적으로 친척(사촌)이었던 국왕 던컨을 살해했다. 이런 악행을 제지해야 할 아내조차도 그 야심을 이루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누군가 곁에서 흔들리는 맥베스를 현명하게 충고하여 붙들어줬다면 맥베스는 명예로운 장군으로서 그 생을 존경받으며 살았을 것이다. 혹시 이런 상황에 내가 놓인다면 나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친구나 멘토가 있는지 생각해보자.
(3)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을 거짓과 선동으로 부추겨 특정한 지위에 오르게 한 사례가 삶의 주변에 있었는지 살펴보고, 무엇이 원인이고 결과가 어떻게 드러났는지 생각해보자.
해설읽기
맥베스의 야망에 불을 지르는 마녀들의 예언
셰익스피어 당대 사람들은 유령, 마녀, 요정 같은 초자연적 존재나 마법, 예언, 주술 같은 초자연적 능력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셰익스피어는 이를 작품에 반영하여 초자연적 존재들을 많이 등장시켰다. 특히 마녀들의 예언으로 시작하는 『맥베스』는 마녀들의 마법과 예언뿐만 아니라 뱅쿠오의 유령, 마녀들이 불러내는 미래 왕들의 혼령 등 그 어떤 작품들보다 초자연적 요소가 많은 작품이다.
장차 왕권을 차지하리라는 마녀들의 예언은 맥베스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무의식적 권력욕을 그의 의식의 세계로 끌어내어 충성스럽기만 하던 그를 왕의 시해라는 비극적 범죄로 몰아간다. 마녀들의 애매모호한 예언을 처음 듣는 순간부터 그들의 언어는 맥베스의 사고와 행위를 지배한다. 테리 이글턴은 이런 상황을 “짓궂은 그들의 말장난이 맥베스의 마음속으로 침투해서 내부로부터 그를 허물기 시작하자, 그의 존재를 비워 욕망으로 채울 빈 공간이 드러난다”고 표현했다. 욕망은 평소의 성실함과 충성스러움을 단번에 몰아낼 정도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성실함과 충성스러움이 사라진 빈 자리는 욕망으로 가득 차게 되고, 이 순간 판단력은 상실할 수밖에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또한 판단력의 상실은 정상적인 행위를 할 수 없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맥베스의 비극적 결함은‘야망’
셰익스피어는 『맥베스』를 통해 권력에 대한 야망에 사로잡혀 왕을 시해하고 왕권을 찬탈하지만 그 순간 이후부터 광기와 두려움과 허망함에 시달리다 결국 정적에 의해 비참하게 파멸당하는 스코틀랜드 장군의 어리석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인간의 헛된 야망에 대한 통찰력 있는 묘사로 인간의 어리석음이 타인의 생명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명마저도 빼앗아갈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작품이다. 맥베스는 마녀들의 유혹이 있었을지라도 감정이 요동함이 없어야 했지만, 감정의 격랑 속에 자신을 던짐으로써 비극적인 인물이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맥베스의 가장 큰 결함은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자신의 야망과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는 결함이 삶의 비극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맥베스는 악한인가? 비극적 주인공인가?
셰익스피어는 맥베스에게 외적 행위와 내적 갈등이라는 경계를 넘나들면서 성마르고 냉혈적인 역모자의 이미지와 도덕적 본성을 지탱하고자 애쓰고 갈등하는 이미지를 복합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왕의 시해를 놓고 끊임없이 갈등하는 그의 모습이 관객들에게 동정심을 유발시켜 그를 단순한 악한이 아니라 비극적 주인공으로 만들어 준다.
맥베스보다 강한 맥베스 부인
이 극에서 맥베스 부인은 맥베스보다 더 강인하고 냉혈적인 캐릭터이다. 맹세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방글거리며 젖꽂지를 빠는 갓난아기를 태질을 쳐서 머리통을 부셔 버릴 수도 있다는 대사는 그녀의 그런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한몫을 한 유명한 대사이다. 맥베스부인은 “무서운 음로를 도와주는 악령들이여, 날 나약한 여자로부터 벗어나게 해다오. 머리 꼭대기에서 발끝까지 무서운 잔인함으로 가득 채워다오! 나의 피를 응결시켜 연민의 정으로 통하는 길목을 끊어다오. 살인을 주관하는 자여! 나의 가슴으로 들어와 내 젖을 쓰디쓴 담즙으로 바꾸어 다오.”라고 말을 한다. 어찌 보면 맥베스를 부추겨서 역모를 꾸미고 살인하도록 만든 사람은 그의 부인일지도 모른다. 물론 가장 큰 책임은 맥베스 자신에게 있지만 맥베스 못지않게 욕망에 휩싸여 잔인했던 사람은 맥베스의 부인일지도 모른다.
맥베스와 맥베스 부인의 상호 도치적 성격변화
극 초반에 맥베스의 유약한 모습과 달리 몰인정하고 담대하던 맥베스 부인은 극 후반으로 가면서 점점 맥베스와 성격이 도치된다. 맥베스는 점점 저돌적이고, 냉혹한 살인마로 변모해 가는데 반해, 맥베스 부인은 밀려드는 온갖 공상과 자책감에 시달리며 괴로워한다. 던컨 살해 후 맥베스에게 물 조금만 있으면 손에 묻은 핏자국 정도는 쉽게 씻어낼 수 있다고 말하던 그녀가 극 후반에서는 계속해서 손을 씻는 행동을 한다. 또 맥베스에게 잠을 자라고 청했던 그녀는 자신이 몽유병에 걸린다.
역설의 미학-“아름다운 것은 추한 것이요, 추한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이 극의 막이 오르고 얼마 뒤 세 마녀들은 “아름다운 것은 추한 것이요, 추한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라는 역설적인 말을 남긴 채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마녀들의 이 역설은 얼핏 보기에는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작품 전체에서 발견되는 이 세상의 혼란된 가치를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극 초반에서 역모를 진압하던 충신으로 역모자의 목을 효시했던 충신 맥베스는 막이 내릴 때는 자신의 목이 효시되는 역설적 인물이다. 또한 맥베스 부부에게 그토록 아름다운 존재로만 보이던 왕권은 막상 차지해보니 그들의 끝없는 불안과 괴로움으로 몰아넣는 추한 것이었다. 이렇듯 이 극은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영원한 선, 영원한 악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욕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건강한 욕망은 인간의 삶에 긍정적 에너지가 될 수 있지만, 타인을 해하고, 타인의 것을 빼앗아 내 것을 채우려는 탐욕스러운 욕망은 삶을 망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건강한 욕망은 아름답지만 탐욕은 추한 것이다.
키워드
마녀, 야망, 왕, 정직, 찬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