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맥락
셰익스피어의 『오셀로』에서 이아고가 “오, 질투심을 조심하세요. 그것은 자신의 먹잇감을 비웃으며 조롱하는 초록 눈을 가진 괴물입니다. …”라고 말하는 장면은, 이아고가 오셀로의 마음속에 질투의 씨앗을 교묘하게 심는 과정의 일부로 등장한다. 이 장면은 작품 중반부, 오셀로가 자신의 아내 데스데모나와 부하 캐시오 사이에 뭔가 수상한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하기 시작할 즈음에 나타난다.
이아고는 겉으로는 충직한 부하인 척하면서, 오셀로에게 조심스럽게 캐시오와 데스데모나의 관계를 암시하며, 직접적인 증거 없이 의심을 부추긴다. 그러던 중 오셀로가 점점 흔들리기 시작하자, 이아고는 이 유명한 대사를 통해 질투가 얼마나 위험하고 파괴적인 감정인지를 경고하는 척하면서, 사실상 오셀로의 질투심을 정당화하고 강화시킨다. 즉, 이아고는 마치 친구를 염려하는 듯한 말투로 질투를 경고하지만, 그 속내는 오셀로가 데스데모나를 더 의심하게 만들어 결국 비극으로 이끌려는 조작과 심리 조종의 기술이다.
이 장면은 『오셀로』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으로, 오셀로가 본격적으로 질투에 사로잡혀 이성을 잃고 비극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심리적 기점을 형성한다. 셰익스피어는 이아고의 말과 그에 대한 오셀로의 반응을 통해 질투가 어떻게 외부의 조작에 의해 자라나고, 결국 파멸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섬세하고 강렬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아고가 오셀로에게 경고한 말 이후, 오셀로는 점점 더 아내 데스데모나에 대한 의심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아고는 오셀로의 불안한 심리를 교묘하게 자극하며, 데스데모나가 캐시오와 부정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거짓 정보를 지속적으로 암시한다. 특히 이아고는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을 이용해 결정적인 증거처럼 조작하는데, 이 손수건은 오셀로가 데스데모나에게 처음 선물한 것으로, 이아고는 이를 캐시오의 방에 몰래 두어 오셀로가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도록 만든다.
이 조작 이후 오셀로는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며, 이성을 잃고 분노와 질투에 사로잡혀 데스데모나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그는 점점 더 냉혹해지고, 데스데모나에게 직접적으로 추궁하며 그녀의 항변을 믿지 않게 된다. 결국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질식시켜 살해하고, 이후 진실을 알게 된 뒤 충격과 절망 속에서 자결한다.
이처럼 이아고의 말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오셀로를 파멸로 몰아가는 계략의 핵심적인 도구로 기능하며, 작품 전체를 비극으로 이끄는 전환점이 된다. 셰익스피어는 이 장면 이후 전개를 통해, 질투라는 감정이 외부 조작과 내면의 불안이 결합될 때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강렬하게 드러낸다.
고전본문
오셀로: 아니, 여기에 뭔가가 있어. 제발 자네 본심을 말해 보게. 자네 생각에 최악이라고 생각되는 걸 말하게. 추잡한 말이라도 하더라도.
이아고: 장군님, 용서하십시오. 직무상의 일은 무엇이든 말할 의무가 있지만, 노예들도 누리는 자유를 구속할 수는 없습니다. 제 생각을 말하라고요? 글쎄요. 그것이 추악하고 거짓되다면요? 구중궁궐이라 해도 가끔은 더러운 것이 침범하지 않습니까? 제아무리 순결한 마음을 가진 사람의 마음에도 불순한 관념들이 합법적인 생각과 나란히 앉아 재판을 하지 않습니까?
오셀로: 이아고, 친구가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면서도 언질을 주지 않는다면 자넨 친구를 배반하는 거야.
이아고: 청컨대, 제 추측이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고백하자면 잘못을 염탐하는 것은 저의 병폐이고, 경계심 때문에 종종 있지
도 않은 결함을 만들어내니까-장군님은 지혜롭게 저의 불완전한 추측을 무시하시고, 또한 그것을 근거로 걱정거리를 만들진 마십시오. 제 솔직한 심정을 말씀드리면 장군님의 마음만 뒤숭숭해질 뿐이고, 제 인간성과 정직성, 분별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오셀로: 제기랄!
이아고: 장군님, 남녀 할 것 없이 명성은 우리 영혼과 직결된 보물입니다. 지갑을 훔친 자는 쓰레기를 훔친 거나 같고, 그것은 있다가도 없어지고, 이자에게서 저자에게로, 다시 수많은 사람의 손을 옮겨 다니겠지요. 그러나 누군가의 명성을 도둑질해 간 자는 부자가 되진 못하지만, 도둑맞은 자의 삶은 궁핍해집니다.
오셀로: 네 생각을 알아내고 말겠다.
이아고: 그러실 수는 없습니다. 비록 제 마음을 가지신다 해도 제가 보관하고 있는 한 안 됩니다.
오셀로: 하?
이아고: 오, 질투심을 조심하세요. 그것은 자신의 먹잇감을 비웃으며 조롱하는 초록 눈을 가진 괴물입니다. 오쟁이 진 자가 운명을 달게 받아들이고, 죄인을 사랑하지 않으면 축복 속에서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 미칠 듯 의심하면서도 더 강력히 사랑하는 자는 얼마나 저주받은 시간을 품고 지내야 할까요!
오셀로: 오, 비참하다.
[출전] 셰익스피어, 『오셀로』, 3막 3장
토론하기
(1) 오셀로가 이아고를 통해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은 무엇이며, 알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2) 사랑과 질투와 시기는 각각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으며,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점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3) 질투라는 감정이 인간관계나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자. 때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데 어떤 경우에 해당하는지 생각해보자.
해설읽기
오셀로의 비극적 결함은 ‘질투심’
오셀로는 간교한 사람 이아고가 만든 덫, 곧 정숙한 아내 데스데모나가 부관 캐시오와 부적절한 관계라고 믿게 만든 그 덫에 걸려서 사실 여부를 분별하는 시간을 갖지 않고 아내 데스데모나를 살해한다.
오셀로는 모든 등장 인물들이 칭송을 아끼지 않는 고결하고, 관대하며, 품위 있는 소유자였다. 그러나 이아고의 중상과 모략으로 인해 질투심에 사로잡히자 그 감정은 그의 이성을 압도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에서는 흔히 이렇게 감정이 이성을 압도할 때 주인공은 비극적 상황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흔히 오셀로가 지닌 성격적 결함은 그의 강렬한 질투심이라고 한다.
오셀로와 데스데모나는 국적, 나이, 인종을 뛰어넘어 서로 사랑하게 된다. 무어인 장군 오셀로는 베니스의 지체 높은 가문의 아름다운 여인 데스데모나의 사랑을 얻어 비밀리에 결혼을 했다. 오셀로는 피부색이 검은 이방인 용병이었을 뿐만 아니라 데스데모나와 비교해 나이도 훨씬 많았다. 브라밴쇼는 평소 심지가 깊고 사리가 밝았던 자신의 딸이 이런 뜻밖의 혼인을 맺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오셀로가 뭔가 사악한 요술이나 마약 따위를 써서 데스데모나의 분별력을 흐려놓았다고 주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가 보더라도 참하고 얌전한 규수였으며 그동안 많은 수많은 귀공자들의 청혼을 마다했던 데스데모나가 연령도, 인종도 자신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오셀로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이 어느 모로 보나 자연의 순리에 어긋나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셀로가 데스데모나의 마음을 사는 데 쓴 마법은 자신의 인생 이야기였다. 데스데모나는 오셀로가 아버지 브라밴쇼에게 들려주는 인생이야기와 경험담을 엿들으면서 그가 젊은 시절에 겪은 고난과 수난에 눈물 흘리곤 했다. 남다르게 연민의 정이 많았던 데스데모나는 그런 그를 동정하여 사랑하게 되었고, 오셀로 또한 자신을 동정해주는 데스데모나의 어진 마음에 반해 사랑에 빠졌던 것이다.
오셀로와 그의 아내 데스데모나는 행복한 부부였다. 이아고는 이 부부의 선한 관계의 균열과 파괴를 시도한다. 먼저 이아고는 아내에 대한 오셀로의 신뢰를 흔든다. 이이고는 캐시오와 데스데모나가 부적절한 관계라는 거짓 정보를 오셀로의 귀에 들어가게 한다. 오셀로는 자신보다 젊은 캐시오에 대한 질투에 눈이 멀어 자신이 사랑했던 아내 데스데모나를 죽이고 자신도 파멸로 향하게 된다. 이 모든 파국의 원인은 오셀로 안에 내재해 있던 질투심이었다.
이아고의 언어의 덫
이아고는 곁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한 인간이었다. 그는 달콤한 언변으로 시커먼 속셈을 숨기고 있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모두 그를 믿고 신뢰했다. 이아고는 오셀로 앞에서는 대단히 충직하고 정직한 채 행동했다. 하지만 부관이 되고자 했던 자신의 욕망이 좌절되고 이아고는 대단히 냉소적이 되었다. 그는 질투심, 부러움, 증오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들이 지닌 미덕이나 장점을 못 견디며 그것들을 부정적으로 해석한다. 베니스 사회나 여성에 대해 쏟아붓는 비난조의 담론에서도 그의 부정적 냉소주의가 느껴진다.
질투(jealousy)는 열정 또는 강한 욕망의 의미로 사용된다. 고든 클랜턴은 질투는 “짝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또는 짝이 제3자와 관계를 맺었거나 맺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나타나는 불편한 감정”으로 정의 내린다. 그리고 시기에 해당하는 영어 표현인 envy는 ‘악의를 가지고 바라본다’는 뜻의 라틴어 invidere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envy는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이 가진 성공, 재능, 외모, 물질적 소유 등을 부러워하면서 그것을 미워하거나 질투하는 감정을 의미한다. 그래서 시기는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에 대해 느끼는 불편한 감정으로 사용되곤 한다. 질투심과 시기심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붙어 다닌다. 다른 사람의 것을 욕심내는 마음이나 내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마음이 모두 탐욕이라는 같은 샘에서 우러나온다.
이아고는 누구보다도 지략에 뛰어났고 의지가 강하며 놀라울 정도로 냉정하고 침착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 자신이 심각한 의처증 환자이다. 근거 없이 질투심에 불타 오셀로뿐만 아니라 캐시오까지도 자기 아내 이밀리아에게 더러운 손을 댔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동료에 대한 시기심 역시 강력하다. 작품 서두에서부터 이아고는 캐시오가 부관으로 임명된 것을 두고 “쥐뿔도 모르는 그런 녀석은 척척 올라가고.....아이고 원통해!”라며 시기심을 붙태운다.
이아고는 어떤 동기가 있어서 악을 행하는 것이 아니다. 그의 성격에는 타고났든 길러졌든 질투와 시기심 같은 악이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운명적 법칙으로 내재해 있다고 본다.
『오셀로』는 질투나 시기심 같은 악을 개인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의 법칙으로 다루고 있다.
“분별은 없었으나, 진정으로 그 아내를 사랑한 사내이며, 결코 사람을 의심치 않되, 속임수에 넘어가 마음을 걷잡을 수 없었던 사내, 무지한 인도 사람 같이, 온 겨레를 주고도 바꿀 수 없었던 진주를, 제 손으로 버린 사내, 울어야 될 때에도 좀처럼 울지 않던 눈에서 아라비아 고무의 진액 같은 눈물을 떨어뜨린 사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5막2장)
위의 대사는 오셀로가 자살할 때 한 말이다. 과연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사랑했는가? 오셀로 자신은 그렇게 느꼈겠지만, 그것이 과연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가?
지나친 질투와 시기 같은 감정은 자신의 삶을 갉아먹는 해충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감정을 잘 다듬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나타낼 때 세련된 태도가 필요하다. 오셀로와 이아고는 아마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데 미숙한 사람이었기에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는 비극이 되었다.
키워드
감정, 마음, 사랑, 시기, 질투
전후맥락
셰익스피어의 『오셀로』에서 이아고가 “오, 질투심을 조심하세요. 그것은 자신의 먹잇감을 비웃으며 조롱하는 초록 눈을 가진 괴물입니다. …”라고 말하는 장면은, 이아고가 오셀로의 마음속에 질투의 씨앗을 교묘하게 심는 과정의 일부로 등장한다. 이 장면은 작품 중반부, 오셀로가 자신의 아내 데스데모나와 부하 캐시오 사이에 뭔가 수상한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하기 시작할 즈음에 나타난다.
이아고는 겉으로는 충직한 부하인 척하면서, 오셀로에게 조심스럽게 캐시오와 데스데모나의 관계를 암시하며, 직접적인 증거 없이 의심을 부추긴다. 그러던 중 오셀로가 점점 흔들리기 시작하자, 이아고는 이 유명한 대사를 통해 질투가 얼마나 위험하고 파괴적인 감정인지를 경고하는 척하면서, 사실상 오셀로의 질투심을 정당화하고 강화시킨다. 즉, 이아고는 마치 친구를 염려하는 듯한 말투로 질투를 경고하지만, 그 속내는 오셀로가 데스데모나를 더 의심하게 만들어 결국 비극으로 이끌려는 조작과 심리 조종의 기술이다.
이 장면은 『오셀로』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으로, 오셀로가 본격적으로 질투에 사로잡혀 이성을 잃고 비극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심리적 기점을 형성한다. 셰익스피어는 이아고의 말과 그에 대한 오셀로의 반응을 통해 질투가 어떻게 외부의 조작에 의해 자라나고, 결국 파멸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섬세하고 강렬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아고가 오셀로에게 경고한 말 이후, 오셀로는 점점 더 아내 데스데모나에 대한 의심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아고는 오셀로의 불안한 심리를 교묘하게 자극하며, 데스데모나가 캐시오와 부정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거짓 정보를 지속적으로 암시한다. 특히 이아고는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을 이용해 결정적인 증거처럼 조작하는데, 이 손수건은 오셀로가 데스데모나에게 처음 선물한 것으로, 이아고는 이를 캐시오의 방에 몰래 두어 오셀로가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도록 만든다.
이 조작 이후 오셀로는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며, 이성을 잃고 분노와 질투에 사로잡혀 데스데모나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그는 점점 더 냉혹해지고, 데스데모나에게 직접적으로 추궁하며 그녀의 항변을 믿지 않게 된다. 결국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질식시켜 살해하고, 이후 진실을 알게 된 뒤 충격과 절망 속에서 자결한다.
이처럼 이아고의 말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오셀로를 파멸로 몰아가는 계략의 핵심적인 도구로 기능하며, 작품 전체를 비극으로 이끄는 전환점이 된다. 셰익스피어는 이 장면 이후 전개를 통해, 질투라는 감정이 외부 조작과 내면의 불안이 결합될 때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강렬하게 드러낸다.
고전본문
오셀로: 아니, 여기에 뭔가가 있어. 제발 자네 본심을 말해 보게. 자네 생각에 최악이라고 생각되는 걸 말하게. 추잡한 말이라도 하더라도.
이아고: 장군님, 용서하십시오. 직무상의 일은 무엇이든 말할 의무가 있지만, 노예들도 누리는 자유를 구속할 수는 없습니다. 제 생각을 말하라고요? 글쎄요. 그것이 추악하고 거짓되다면요? 구중궁궐이라 해도 가끔은 더러운 것이 침범하지 않습니까? 제아무리 순결한 마음을 가진 사람의 마음에도 불순한 관념들이 합법적인 생각과 나란히 앉아 재판을 하지 않습니까?
오셀로: 이아고, 친구가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면서도 언질을 주지 않는다면 자넨 친구를 배반하는 거야.
이아고: 청컨대, 제 추측이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고백하자면 잘못을 염탐하는 것은 저의 병폐이고, 경계심 때문에 종종 있지
도 않은 결함을 만들어내니까-장군님은 지혜롭게 저의 불완전한 추측을 무시하시고, 또한 그것을 근거로 걱정거리를 만들진 마십시오. 제 솔직한 심정을 말씀드리면 장군님의 마음만 뒤숭숭해질 뿐이고, 제 인간성과 정직성, 분별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오셀로: 제기랄!
이아고: 장군님, 남녀 할 것 없이 명성은 우리 영혼과 직결된 보물입니다. 지갑을 훔친 자는 쓰레기를 훔친 거나 같고, 그것은 있다가도 없어지고, 이자에게서 저자에게로, 다시 수많은 사람의 손을 옮겨 다니겠지요. 그러나 누군가의 명성을 도둑질해 간 자는 부자가 되진 못하지만, 도둑맞은 자의 삶은 궁핍해집니다.
오셀로: 네 생각을 알아내고 말겠다.
이아고: 그러실 수는 없습니다. 비록 제 마음을 가지신다 해도 제가 보관하고 있는 한 안 됩니다.
오셀로: 하?
이아고: 오, 질투심을 조심하세요. 그것은 자신의 먹잇감을 비웃으며 조롱하는 초록 눈을 가진 괴물입니다. 오쟁이 진 자가 운명을 달게 받아들이고, 죄인을 사랑하지 않으면 축복 속에서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 미칠 듯 의심하면서도 더 강력히 사랑하는 자는 얼마나 저주받은 시간을 품고 지내야 할까요!
오셀로: 오, 비참하다.
[출전] 셰익스피어, 『오셀로』, 3막 3장
토론하기
(1) 오셀로가 이아고를 통해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은 무엇이며, 알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2) 사랑과 질투와 시기는 각각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으며,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점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3) 질투라는 감정이 인간관계나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자. 때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데 어떤 경우에 해당하는지 생각해보자.
해설읽기
오셀로의 비극적 결함은 ‘질투심’
오셀로는 간교한 사람 이아고가 만든 덫, 곧 정숙한 아내 데스데모나가 부관 캐시오와 부적절한 관계라고 믿게 만든 그 덫에 걸려서 사실 여부를 분별하는 시간을 갖지 않고 아내 데스데모나를 살해한다.
오셀로는 모든 등장 인물들이 칭송을 아끼지 않는 고결하고, 관대하며, 품위 있는 소유자였다. 그러나 이아고의 중상과 모략으로 인해 질투심에 사로잡히자 그 감정은 그의 이성을 압도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에서는 흔히 이렇게 감정이 이성을 압도할 때 주인공은 비극적 상황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흔히 오셀로가 지닌 성격적 결함은 그의 강렬한 질투심이라고 한다.
오셀로와 데스데모나는 국적, 나이, 인종을 뛰어넘어 서로 사랑하게 된다. 무어인 장군 오셀로는 베니스의 지체 높은 가문의 아름다운 여인 데스데모나의 사랑을 얻어 비밀리에 결혼을 했다. 오셀로는 피부색이 검은 이방인 용병이었을 뿐만 아니라 데스데모나와 비교해 나이도 훨씬 많았다. 브라밴쇼는 평소 심지가 깊고 사리가 밝았던 자신의 딸이 이런 뜻밖의 혼인을 맺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오셀로가 뭔가 사악한 요술이나 마약 따위를 써서 데스데모나의 분별력을 흐려놓았다고 주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가 보더라도 참하고 얌전한 규수였으며 그동안 많은 수많은 귀공자들의 청혼을 마다했던 데스데모나가 연령도, 인종도 자신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오셀로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이 어느 모로 보나 자연의 순리에 어긋나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셀로가 데스데모나의 마음을 사는 데 쓴 마법은 자신의 인생 이야기였다. 데스데모나는 오셀로가 아버지 브라밴쇼에게 들려주는 인생이야기와 경험담을 엿들으면서 그가 젊은 시절에 겪은 고난과 수난에 눈물 흘리곤 했다. 남다르게 연민의 정이 많았던 데스데모나는 그런 그를 동정하여 사랑하게 되었고, 오셀로 또한 자신을 동정해주는 데스데모나의 어진 마음에 반해 사랑에 빠졌던 것이다.
오셀로와 그의 아내 데스데모나는 행복한 부부였다. 이아고는 이 부부의 선한 관계의 균열과 파괴를 시도한다. 먼저 이아고는 아내에 대한 오셀로의 신뢰를 흔든다. 이이고는 캐시오와 데스데모나가 부적절한 관계라는 거짓 정보를 오셀로의 귀에 들어가게 한다. 오셀로는 자신보다 젊은 캐시오에 대한 질투에 눈이 멀어 자신이 사랑했던 아내 데스데모나를 죽이고 자신도 파멸로 향하게 된다. 이 모든 파국의 원인은 오셀로 안에 내재해 있던 질투심이었다.
이아고의 언어의 덫
이아고는 곁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한 인간이었다. 그는 달콤한 언변으로 시커먼 속셈을 숨기고 있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모두 그를 믿고 신뢰했다. 이아고는 오셀로 앞에서는 대단히 충직하고 정직한 채 행동했다. 하지만 부관이 되고자 했던 자신의 욕망이 좌절되고 이아고는 대단히 냉소적이 되었다. 그는 질투심, 부러움, 증오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들이 지닌 미덕이나 장점을 못 견디며 그것들을 부정적으로 해석한다. 베니스 사회나 여성에 대해 쏟아붓는 비난조의 담론에서도 그의 부정적 냉소주의가 느껴진다.
질투(jealousy)는 열정 또는 강한 욕망의 의미로 사용된다. 고든 클랜턴은 질투는 “짝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또는 짝이 제3자와 관계를 맺었거나 맺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나타나는 불편한 감정”으로 정의 내린다. 그리고 시기에 해당하는 영어 표현인 envy는 ‘악의를 가지고 바라본다’는 뜻의 라틴어 invidere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envy는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이 가진 성공, 재능, 외모, 물질적 소유 등을 부러워하면서 그것을 미워하거나 질투하는 감정을 의미한다. 그래서 시기는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에 대해 느끼는 불편한 감정으로 사용되곤 한다. 질투심과 시기심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붙어 다닌다. 다른 사람의 것을 욕심내는 마음이나 내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마음이 모두 탐욕이라는 같은 샘에서 우러나온다.
이아고는 누구보다도 지략에 뛰어났고 의지가 강하며 놀라울 정도로 냉정하고 침착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 자신이 심각한 의처증 환자이다. 근거 없이 질투심에 불타 오셀로뿐만 아니라 캐시오까지도 자기 아내 이밀리아에게 더러운 손을 댔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동료에 대한 시기심 역시 강력하다. 작품 서두에서부터 이아고는 캐시오가 부관으로 임명된 것을 두고 “쥐뿔도 모르는 그런 녀석은 척척 올라가고.....아이고 원통해!”라며 시기심을 붙태운다.
이아고는 어떤 동기가 있어서 악을 행하는 것이 아니다. 그의 성격에는 타고났든 길러졌든 질투와 시기심 같은 악이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운명적 법칙으로 내재해 있다고 본다.
『오셀로』는 질투나 시기심 같은 악을 개인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의 법칙으로 다루고 있다.
“분별은 없었으나, 진정으로 그 아내를 사랑한 사내이며, 결코 사람을 의심치 않되, 속임수에 넘어가 마음을 걷잡을 수 없었던 사내, 무지한 인도 사람 같이, 온 겨레를 주고도 바꿀 수 없었던 진주를, 제 손으로 버린 사내, 울어야 될 때에도 좀처럼 울지 않던 눈에서 아라비아 고무의 진액 같은 눈물을 떨어뜨린 사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5막2장)
위의 대사는 오셀로가 자살할 때 한 말이다. 과연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사랑했는가? 오셀로 자신은 그렇게 느꼈겠지만, 그것이 과연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가?
지나친 질투와 시기 같은 감정은 자신의 삶을 갉아먹는 해충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감정을 잘 다듬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나타낼 때 세련된 태도가 필요하다. 오셀로와 이아고는 아마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데 미숙한 사람이었기에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는 비극이 되었다.
키워드
감정, 마음, 사랑, 시기, 질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