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맥락
혐오에서 미워하다로 사용되는 “惡(오)”는 단순한 감정으로서의 미움이 아니라 도덕적 기준에 기반을 둔 ‘싫어함’ 또는 ‘거부’로 해석할 수 있다. 공자는 미적 기준과 도덕적 기준이 왜곡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낸다. 자줏빛이 붉은색을 대신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은 외양이 본질을 대신하거나 가리는 것을 경계하는 의미이며, 도덕적 자질이 부족한 속된 사람이 권력이나 공적 영역에 나서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은 인의에 어긋난 인물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을 거부한 것이다.
공자는 인(仁)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불인(不仁)을 진심으로 미워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느꼈다고 말하며 인과 불인에 대한 태도가 얼마나 철저해야 하는지를 강조한다. 공자에게 있어 인(仁)은 최고의 도덕적 가치로, 그것을 ‘좋아하는 자’는 자기 수양과 타인에 대한 사랑에서 지극한 경지에 도달한 사람을 의미한다. 반면 불인(不仁)은 도덕적 타락이나 이기심을 뜻하며, 이를 ‘미워한다’는 것은 단지 감정적 혐오가 아니라 적극적인 윤리적 실천을 통해 그것이 자신에게 스며들지 않도록 막는 태도를 말한다. 즉, 이 구절은 ‘좋아함’과 ‘미워함’이라는 감정조차 도덕적 실천과 일치할 때에만 진정한 가치가 있다는 공자의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단순한 감정이 아닌, 인과 불인을 분별하고 행동으로 실현하는 삶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공자는 극단적인 감정이나 태도가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정의감이나 의협심이 강하지만 물질적 결핍에 대한 분노가 결합되었을 때, 사회에 대한 불만이나 반항이 쉽게 폭력이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로 볼 수 있다. 용맹이 덕(德)에 근거하지 않으면 파괴적인 힘이 될 수 있다. 인(仁)이 없는 사람을 미워하는 감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미움이 분노로, 분노가 갈등과 분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아무리 옳은 기준이라도 지나친 감정적 반응은 조화를 해친다는 점을 지적한다. 공자는 도덕적 감정조차 절제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가르친다. 인과 의, 정의감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지나쳐 타인을 배척하거나 사회적 혼란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 ‘미움’조차도 ‘인의(仁義)’ 안에서 조화롭게 다루어야 한다. 공자에게 있어 인(仁)은 단지 감정적 선의가 아니라, 사회 질서와 인간관계의 안정에 기여하는 실천적 덕목이다.
공자는 인간의 도덕 감정—즉 선을 사랑하고 악을 미워하는 마음—이 본래 누구에게나 내재되어 있다는 인간 본성에 대한 긍정적 관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현실에서 그 도덕적 감정을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사로운 욕심과 집착(私心)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마음이 매여 있는 바가 있어서”라는 말은 사람의 내면이 욕망, 이익, 체면, 이기심 등에 얽매일 때 올바른 분별력을 상실한다는 뜻이다. “오직 인자는 사심이 없다”는 말은 공자의 핵심 덕목인 인(仁)을 실천하는 자만이 진정으로 자신의 감정을 도덕적 기준에 따라 정제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즉, 인자는 사적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순수한 도덕 감정에 따라 선악을 바르게 판단하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다. 좋아함이나 미워함과 같은 감정조차도 도덕적 판단과 일치되어야 하며, 그것이 가능하려면 사심이 제거된 상태, 곧 인의(仁義)에 기초한 인격 수양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자는 여론이나 다수의 감정에 맹목적으로 따르지 말고, 반드시 도덕적 분별력과 비판적 사고를 갖고 판단해야 함을 강조한다. 많은 사람이 미워하는 경우, 그 미움이 정당한 이유에 근거한 것인지 아니면 질투, 오해, 시기심 같은 감정에서 비롯된 것인지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이 칭송하거나 좋아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진정으로 그의 덕행이나 인품 때문인지, 단순히 외면적 능력이나 이익 때문에 형성된 인기가 아닌지를 비판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진정한 인격자는 대중의 평가에 앞서 그 사람의 실제 됨됨이와 행실을 스스로 살펴보고 판단할 줄 아는 자이다.
공자는 군자의 '미워함'은 감정적인 것이 아니라 윤리적 판단에 근거한 것임을 명확히 한다. 군자도 미워할 수 있으나, 그것은 사사로운 혐오가 아니라 공공성과 도덕적 기준에 어긋나는 행동에 대한 분별과 거부이다. 타인의 잘못이나 결점을 드러내어 비방하는 자는 공동체의 화목을 해칠 수 있다. 군자는 타인의 허물을 들추기보다, 자신을 반성하고 남을 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권위나 제도에 대한 비판이 도를 넘거나 도덕적 근거 없이 이뤄지는 경우, 질서를 어지럽히고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 용기만 있고 예(禮)를 갖추지 못하면, 그 용맹이 폭력이나 무례함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덕(德) 없는 용기는 군자에게 용납되지 않는다. 과감하고 결단력은 있으나 고집이 세고 막혀 있어 타인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자는, 공동체 속에서 갈등을 유발할 수 있기에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군자도 미워할 수 있지만, 그 기준은 언제나 ‘도의(道義)’와 ‘조화(和)’에 기반해야 한다. 공자는 단순히 선과 인만 강조한 것이 아니라, 미워함조차 절제되고 도덕적으로 정당화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즉, 감정이 아니라 덕(德)에 근거한 분별력과 판단력이 군자를 규정짓는 요소임을 강조한다.
공자는 인간의 인격 형성과 평판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사십 세가 되었는데도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것은, 그 사람이 이미 일정한 사회적 경험과 수양의 시기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덕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 사람은 그 이후에도 달라지기 어렵고, 결국 인생이 그렇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이다. 결국 자기성찰과 수양이 필요하다는 점을 공자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고전본문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자주색이 주색(朱色)을 빼앗는 것을 미워하며, 정(鄭)나라의 음악(音樂)이 아악(雅樂)을 어지럽히는 것을 미워하며, 말 잘하는 입〔利口〕이 나라를 전복시키는 것을 미워한다.” -양화18장-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인(仁)을 좋아하는 자와 불인(不仁)을 미워하는 자를 보지 못하였다. 인(仁)을 좋아하는 자는 그보다 더할 수 없고, 불인(不仁)을 싫어하는 자는 그가 인(仁)을 행할 때에 불인(不仁)한 것으로 하여금 그 몸에 가해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 이인제6장-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용맹을 좋아하고 가난을 싫어하는 것도 난(亂)을 일으키고, 사람으로서 인(仁)하지 못한 것을 너무 심히 미워하는 것도 난(亂)을 일으킨다.” -태백 10장-
유씨(游氏)가 말하였다. “선(善)을 좋아하고 악(惡)을 미워함은 천하(天下)의 똑같은 심정이다. 그러나 사람이 매양 그 올바름을 잃는 것은 마음이 매여 있는 바가 있어서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직 인자(仁者)는 사심(私心)이 없으니, 이 때문에 능히 좋아하고 미워할 수 있는 것이다.”
<이인 3장>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여러 사람이 그를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며, 여러 사람이 그를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위령공 27장-
자공(子貢)이 묻기를 “군자(君子)도 미워함이 있습니까?” 하니,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미워함이 있으니, 남의 단점(短點)을 말하는 자를 미워하며, 하류(下流)에 처하면서 윗사람 비방하는 자를 미워하며, 용(勇)만 있고 예(禮)가 없는 자를 미워하며, 과감하기만 하고 융통성이 없는 자를 미워한다.” -양화 24장-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나이가 40이 되어서도 미움을 받으면 그대로 끝나고 말 것이다.” -양화 26장-
[출전] 『논어-양화 』
토론하기
(1) 공자는 혐오를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도덕적 판단으로 접근 할 것을 강조한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2) 만일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자기의 기준에서 판단하고 미워한다면 나는 어떻게 생각을 할지 정리해보자. 그리고 나는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보자.
(3) 현대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혐오라 할 수 있다. 혐오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해설읽기
좋아함과 미워함은 감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자(孔子)는 고대 중국 유가(儒家) 사상의 중심인물로서, 인간 존재의 본성과 사회적 조화를 탐구하는 데 있어 인(仁)을 핵심 가치로 삼았다. 공자의 윤리 사상은 단순한 도덕적 명제가 아니라, 인간 내면의 감정과 행동, 그리고 사회적 관계를 포괄하는 깊은 실천 윤리였다. 이 가운데 특히 ‘좋아함(好)’과 ‘미워함(惡)’이라는 감정은 단순한 심리 상태를 넘어, 도덕적 판단의 척도로 작용하였다. 공자의 인 사상은 그러한 감정의 방향성과 정당성을 판단하는 중심 기준이었으며, 혐오에 대한 그의 관점 역시 단순한 감정의 표출이 아닌 도덕적 분별로 이해된다.
공자에게 있어 인(仁)은 모든 도덕의 근본이 되는 핵심 개념이다. 그것은 타인에 대한 사랑이자, 인간이 마땅히 지녀야 할 도덕적 본성으로 정의된다. 공자는 “인을 좋아하고 불인을 미워하는 자를 보기 어렵다”고 말하며, 진정으로 인을 사랑하고 불의를 미워하는 삶을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고결한지를 강조하였다. 여기서 ‘좋아함’과 ‘미워함’이라는 감정은 단순한 감성적 반응이 아니라, 도덕적 실천의 결과이자 기준이 되어야 한다. 즉, 인을 실천하는 사람은 인에 어긋나는 것을 반드시 미워해야 하며, 그 미움은 감정적 격정이 아니라 윤리적 거부로서 표현된다.
공자는 혐오 또는 미움(惡)의 감정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무엇을 미워해야 하고, 그 미움이 어떠한 기준 아래 정당화되어야 하는지를 분명히 밝혔다. 『논어』 「양화」편에서 자공이 “군자도 미워하는 것이 있습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있다”고 대답하며 다음과 같은 사람들을 예로 든다. 남의 허물을 들추는 자, 낮은 지위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비방하는 자, 용맹하되 예의 없는 자, 과감하되 융통성이 없는 자. 이들은 모두 공자의 덕목 기준, 특히 예(禮)와 인(仁), 조화(和)의 정신에 위배되는 자들이다. 따라서 군자의 미움은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 도리에 어긋난 행위에 대한 도덕적 거부이며, 이는 사회적 질서를 지키고 공동체의 조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분별력이다.
또한 공자는 미적 기준이 도덕적 기준을 왜곡하는 것에 대해서도 분명히 비판하였다. 『논어』 「공야장」편에서 “자줏빛이 붉은색을 빼앗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는 외면의 화려함이 본질의 순수함을 대체하는 현상을 경계하는 말이다. 이와 같이 공자는 진실과 본질, 도덕성과 외형 사이의 경계를 엄격히 하며, 도덕적 본질이 외형적 매혹에 의해 가려지거나 대체되는 것을 ‘싫어함’으로 표현하였다. 이는 곧 감정적 미움이 아닌, 가치 판단에 따른 거부의 표현이다.
도덕적 판단도 절제와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공자는 인간의 도덕적 감정이 누구에게나 내재해 있다고 보았다. 『예기』 「예운」편에서 유자(游子)가 말하길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하는 마음은 천하 사람의 공통된 심정이다. 그러나 사심에 얽매이면 올바른 분별을 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공자는 이러한 사심이 도덕적 감정의 실천을 방해한다고 진단하며, 오직 인자(仁者)만이 사심 없이 도덕적 판단을 온전히 실현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는 곧 좋아함과 미워함이라는 감정조차 인격 수양을 통해 길러지고 다스려져야 한다는 유교적 윤리 의식을 반영한다.
감정의 절제 또한 공자의 중요한 가르침이다. 『논어』 「헌문」편에서 공자는 “용맹을 좋아하고 가난을 싫어하는 것도 난(亂)을 일으키고, 사람이 인하지 못한 것을 지나치게 미워하는 것도 난을 일으킨다”고 하였다. 이는 도덕적 판단의 기준이 아무리 옳다 하더라도, 그 감정이 지나쳐 분노나 폭력으로 번질 경우 오히려 사회를 해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말이다. 미움도 도덕적 판단 안에서 절제와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이는 공자의 인 사상과 공동체 윤리관이 잘 반영된 부분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공자는 다수의 의견이나 사회적 평가에 휩쓸리지 않고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논어』 「위령공」편에서 “많은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살펴보고, 많은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한 것은, 대중의 감정이나 여론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며, 도덕적 분별력과 신중한 판단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일깨우는 가르침이다.
공자는 나이에 따라 인격이 완성되어야 한다는 인식 또한 갖고 있었다. 『논어』 「자한」편에서 “사람이 마흔이 되었는데도 미움을 받는다면, 그는 결국 그렇게 끝날 것이다”라고 말한 구절은, 사회적 평판과 도덕적 인격은 일정 시기를 거쳐 완성되어야 하며, 이를 이루지 못하면 변화가 어렵다는 경고이다. 이 역시 감정이 아닌, 도덕적 수양의 결핍에 따른 사회적 결과로 보아야 한다.
공자의 인 사상은 단순한 인간애나 선의의 개념을 넘어, 도덕적 분별과 실천의 기준으로서 인간의 감정과 행동을 통합하는 중심 원리였다. ‘미워하다(惡)’라는 감정조차도 무조건적인 배척이 아니라, 도의에 어긋난 것을 도덕적으로 거부하는 실천의 행위로 규정되었다. 공자는 혐오와 같은 감정조차도 도덕적 판단 아래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으며, 그것이 곧 군자의 미덕임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공자의 사상에서 미움이란 감정은 개인적 편견이 아닌 공공성과 도덕성에 근거한 판단의 형태로 이해되어야 하며, 그것이 바로 ‘인의(仁義)’에 기초한 이상적 인간상으로 나아가는 길인 것이다.
키워드
미움, 사회, 예, 인, 정의
전후맥락
혐오에서 미워하다로 사용되는 “惡(오)”는 단순한 감정으로서의 미움이 아니라 도덕적 기준에 기반을 둔 ‘싫어함’ 또는 ‘거부’로 해석할 수 있다. 공자는 미적 기준과 도덕적 기준이 왜곡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낸다. 자줏빛이 붉은색을 대신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은 외양이 본질을 대신하거나 가리는 것을 경계하는 의미이며, 도덕적 자질이 부족한 속된 사람이 권력이나 공적 영역에 나서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은 인의에 어긋난 인물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을 거부한 것이다.
공자는 인(仁)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불인(不仁)을 진심으로 미워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느꼈다고 말하며 인과 불인에 대한 태도가 얼마나 철저해야 하는지를 강조한다. 공자에게 있어 인(仁)은 최고의 도덕적 가치로, 그것을 ‘좋아하는 자’는 자기 수양과 타인에 대한 사랑에서 지극한 경지에 도달한 사람을 의미한다. 반면 불인(不仁)은 도덕적 타락이나 이기심을 뜻하며, 이를 ‘미워한다’는 것은 단지 감정적 혐오가 아니라 적극적인 윤리적 실천을 통해 그것이 자신에게 스며들지 않도록 막는 태도를 말한다. 즉, 이 구절은 ‘좋아함’과 ‘미워함’이라는 감정조차 도덕적 실천과 일치할 때에만 진정한 가치가 있다는 공자의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단순한 감정이 아닌, 인과 불인을 분별하고 행동으로 실현하는 삶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공자는 극단적인 감정이나 태도가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정의감이나 의협심이 강하지만 물질적 결핍에 대한 분노가 결합되었을 때, 사회에 대한 불만이나 반항이 쉽게 폭력이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로 볼 수 있다. 용맹이 덕(德)에 근거하지 않으면 파괴적인 힘이 될 수 있다. 인(仁)이 없는 사람을 미워하는 감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미움이 분노로, 분노가 갈등과 분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아무리 옳은 기준이라도 지나친 감정적 반응은 조화를 해친다는 점을 지적한다. 공자는 도덕적 감정조차 절제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가르친다. 인과 의, 정의감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지나쳐 타인을 배척하거나 사회적 혼란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 ‘미움’조차도 ‘인의(仁義)’ 안에서 조화롭게 다루어야 한다. 공자에게 있어 인(仁)은 단지 감정적 선의가 아니라, 사회 질서와 인간관계의 안정에 기여하는 실천적 덕목이다.
공자는 인간의 도덕 감정—즉 선을 사랑하고 악을 미워하는 마음—이 본래 누구에게나 내재되어 있다는 인간 본성에 대한 긍정적 관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현실에서 그 도덕적 감정을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사로운 욕심과 집착(私心)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마음이 매여 있는 바가 있어서”라는 말은 사람의 내면이 욕망, 이익, 체면, 이기심 등에 얽매일 때 올바른 분별력을 상실한다는 뜻이다. “오직 인자는 사심이 없다”는 말은 공자의 핵심 덕목인 인(仁)을 실천하는 자만이 진정으로 자신의 감정을 도덕적 기준에 따라 정제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즉, 인자는 사적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순수한 도덕 감정에 따라 선악을 바르게 판단하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다. 좋아함이나 미워함과 같은 감정조차도 도덕적 판단과 일치되어야 하며, 그것이 가능하려면 사심이 제거된 상태, 곧 인의(仁義)에 기초한 인격 수양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자는 여론이나 다수의 감정에 맹목적으로 따르지 말고, 반드시 도덕적 분별력과 비판적 사고를 갖고 판단해야 함을 강조한다. 많은 사람이 미워하는 경우, 그 미움이 정당한 이유에 근거한 것인지 아니면 질투, 오해, 시기심 같은 감정에서 비롯된 것인지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이 칭송하거나 좋아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진정으로 그의 덕행이나 인품 때문인지, 단순히 외면적 능력이나 이익 때문에 형성된 인기가 아닌지를 비판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진정한 인격자는 대중의 평가에 앞서 그 사람의 실제 됨됨이와 행실을 스스로 살펴보고 판단할 줄 아는 자이다.
공자는 군자의 '미워함'은 감정적인 것이 아니라 윤리적 판단에 근거한 것임을 명확히 한다. 군자도 미워할 수 있으나, 그것은 사사로운 혐오가 아니라 공공성과 도덕적 기준에 어긋나는 행동에 대한 분별과 거부이다. 타인의 잘못이나 결점을 드러내어 비방하는 자는 공동체의 화목을 해칠 수 있다. 군자는 타인의 허물을 들추기보다, 자신을 반성하고 남을 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권위나 제도에 대한 비판이 도를 넘거나 도덕적 근거 없이 이뤄지는 경우, 질서를 어지럽히고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 용기만 있고 예(禮)를 갖추지 못하면, 그 용맹이 폭력이나 무례함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덕(德) 없는 용기는 군자에게 용납되지 않는다. 과감하고 결단력은 있으나 고집이 세고 막혀 있어 타인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자는, 공동체 속에서 갈등을 유발할 수 있기에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군자도 미워할 수 있지만, 그 기준은 언제나 ‘도의(道義)’와 ‘조화(和)’에 기반해야 한다. 공자는 단순히 선과 인만 강조한 것이 아니라, 미워함조차 절제되고 도덕적으로 정당화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즉, 감정이 아니라 덕(德)에 근거한 분별력과 판단력이 군자를 규정짓는 요소임을 강조한다.
공자는 인간의 인격 형성과 평판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사십 세가 되었는데도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것은, 그 사람이 이미 일정한 사회적 경험과 수양의 시기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덕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 사람은 그 이후에도 달라지기 어렵고, 결국 인생이 그렇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이다. 결국 자기성찰과 수양이 필요하다는 점을 공자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고전본문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자주색이 주색(朱色)을 빼앗는 것을 미워하며, 정(鄭)나라의 음악(音樂)이 아악(雅樂)을 어지럽히는 것을 미워하며, 말 잘하는 입〔利口〕이 나라를 전복시키는 것을 미워한다.” -양화18장-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인(仁)을 좋아하는 자와 불인(不仁)을 미워하는 자를 보지 못하였다. 인(仁)을 좋아하는 자는 그보다 더할 수 없고, 불인(不仁)을 싫어하는 자는 그가 인(仁)을 행할 때에 불인(不仁)한 것으로 하여금 그 몸에 가해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 이인제6장-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용맹을 좋아하고 가난을 싫어하는 것도 난(亂)을 일으키고, 사람으로서 인(仁)하지 못한 것을 너무 심히 미워하는 것도 난(亂)을 일으킨다.” -태백 10장-
유씨(游氏)가 말하였다. “선(善)을 좋아하고 악(惡)을 미워함은 천하(天下)의 똑같은 심정이다. 그러나 사람이 매양 그 올바름을 잃는 것은 마음이 매여 있는 바가 있어서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직 인자(仁者)는 사심(私心)이 없으니, 이 때문에 능히 좋아하고 미워할 수 있는 것이다.”
<이인 3장>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여러 사람이 그를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며, 여러 사람이 그를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위령공 27장-
자공(子貢)이 묻기를 “군자(君子)도 미워함이 있습니까?” 하니,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미워함이 있으니, 남의 단점(短點)을 말하는 자를 미워하며, 하류(下流)에 처하면서 윗사람 비방하는 자를 미워하며, 용(勇)만 있고 예(禮)가 없는 자를 미워하며, 과감하기만 하고 융통성이 없는 자를 미워한다.” -양화 24장-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나이가 40이 되어서도 미움을 받으면 그대로 끝나고 말 것이다.” -양화 26장-
[출전] 『논어-양화 』
토론하기
(1) 공자는 혐오를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도덕적 판단으로 접근 할 것을 강조한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2) 만일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자기의 기준에서 판단하고 미워한다면 나는 어떻게 생각을 할지 정리해보자. 그리고 나는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보자.
(3) 현대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혐오라 할 수 있다. 혐오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해설읽기
좋아함과 미워함은 감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자(孔子)는 고대 중국 유가(儒家) 사상의 중심인물로서, 인간 존재의 본성과 사회적 조화를 탐구하는 데 있어 인(仁)을 핵심 가치로 삼았다. 공자의 윤리 사상은 단순한 도덕적 명제가 아니라, 인간 내면의 감정과 행동, 그리고 사회적 관계를 포괄하는 깊은 실천 윤리였다. 이 가운데 특히 ‘좋아함(好)’과 ‘미워함(惡)’이라는 감정은 단순한 심리 상태를 넘어, 도덕적 판단의 척도로 작용하였다. 공자의 인 사상은 그러한 감정의 방향성과 정당성을 판단하는 중심 기준이었으며, 혐오에 대한 그의 관점 역시 단순한 감정의 표출이 아닌 도덕적 분별로 이해된다.
공자에게 있어 인(仁)은 모든 도덕의 근본이 되는 핵심 개념이다. 그것은 타인에 대한 사랑이자, 인간이 마땅히 지녀야 할 도덕적 본성으로 정의된다. 공자는 “인을 좋아하고 불인을 미워하는 자를 보기 어렵다”고 말하며, 진정으로 인을 사랑하고 불의를 미워하는 삶을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고결한지를 강조하였다. 여기서 ‘좋아함’과 ‘미워함’이라는 감정은 단순한 감성적 반응이 아니라, 도덕적 실천의 결과이자 기준이 되어야 한다. 즉, 인을 실천하는 사람은 인에 어긋나는 것을 반드시 미워해야 하며, 그 미움은 감정적 격정이 아니라 윤리적 거부로서 표현된다.
공자는 혐오 또는 미움(惡)의 감정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무엇을 미워해야 하고, 그 미움이 어떠한 기준 아래 정당화되어야 하는지를 분명히 밝혔다. 『논어』 「양화」편에서 자공이 “군자도 미워하는 것이 있습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있다”고 대답하며 다음과 같은 사람들을 예로 든다. 남의 허물을 들추는 자, 낮은 지위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비방하는 자, 용맹하되 예의 없는 자, 과감하되 융통성이 없는 자. 이들은 모두 공자의 덕목 기준, 특히 예(禮)와 인(仁), 조화(和)의 정신에 위배되는 자들이다. 따라서 군자의 미움은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 도리에 어긋난 행위에 대한 도덕적 거부이며, 이는 사회적 질서를 지키고 공동체의 조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분별력이다.
또한 공자는 미적 기준이 도덕적 기준을 왜곡하는 것에 대해서도 분명히 비판하였다. 『논어』 「공야장」편에서 “자줏빛이 붉은색을 빼앗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는 외면의 화려함이 본질의 순수함을 대체하는 현상을 경계하는 말이다. 이와 같이 공자는 진실과 본질, 도덕성과 외형 사이의 경계를 엄격히 하며, 도덕적 본질이 외형적 매혹에 의해 가려지거나 대체되는 것을 ‘싫어함’으로 표현하였다. 이는 곧 감정적 미움이 아닌, 가치 판단에 따른 거부의 표현이다.
도덕적 판단도 절제와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공자는 인간의 도덕적 감정이 누구에게나 내재해 있다고 보았다. 『예기』 「예운」편에서 유자(游子)가 말하길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하는 마음은 천하 사람의 공통된 심정이다. 그러나 사심에 얽매이면 올바른 분별을 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공자는 이러한 사심이 도덕적 감정의 실천을 방해한다고 진단하며, 오직 인자(仁者)만이 사심 없이 도덕적 판단을 온전히 실현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는 곧 좋아함과 미워함이라는 감정조차 인격 수양을 통해 길러지고 다스려져야 한다는 유교적 윤리 의식을 반영한다.
감정의 절제 또한 공자의 중요한 가르침이다. 『논어』 「헌문」편에서 공자는 “용맹을 좋아하고 가난을 싫어하는 것도 난(亂)을 일으키고, 사람이 인하지 못한 것을 지나치게 미워하는 것도 난을 일으킨다”고 하였다. 이는 도덕적 판단의 기준이 아무리 옳다 하더라도, 그 감정이 지나쳐 분노나 폭력으로 번질 경우 오히려 사회를 해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말이다. 미움도 도덕적 판단 안에서 절제와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이는 공자의 인 사상과 공동체 윤리관이 잘 반영된 부분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공자는 다수의 의견이나 사회적 평가에 휩쓸리지 않고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논어』 「위령공」편에서 “많은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살펴보고, 많은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한 것은, 대중의 감정이나 여론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며, 도덕적 분별력과 신중한 판단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일깨우는 가르침이다.
공자는 나이에 따라 인격이 완성되어야 한다는 인식 또한 갖고 있었다. 『논어』 「자한」편에서 “사람이 마흔이 되었는데도 미움을 받는다면, 그는 결국 그렇게 끝날 것이다”라고 말한 구절은, 사회적 평판과 도덕적 인격은 일정 시기를 거쳐 완성되어야 하며, 이를 이루지 못하면 변화가 어렵다는 경고이다. 이 역시 감정이 아닌, 도덕적 수양의 결핍에 따른 사회적 결과로 보아야 한다.
공자의 인 사상은 단순한 인간애나 선의의 개념을 넘어, 도덕적 분별과 실천의 기준으로서 인간의 감정과 행동을 통합하는 중심 원리였다. ‘미워하다(惡)’라는 감정조차도 무조건적인 배척이 아니라, 도의에 어긋난 것을 도덕적으로 거부하는 실천의 행위로 규정되었다. 공자는 혐오와 같은 감정조차도 도덕적 판단 아래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으며, 그것이 곧 군자의 미덕임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공자의 사상에서 미움이란 감정은 개인적 편견이 아닌 공공성과 도덕성에 근거한 판단의 형태로 이해되어야 하며, 그것이 바로 ‘인의(仁義)’에 기초한 이상적 인간상으로 나아가는 길인 것이다.
키워드
미움, 사회, 예, 인, 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