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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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가 1899년 발표한 장편소설『부활』은 작가의 창작 세계에서 예술적 완성과 도덕적 성찰 양자의 최종 결산을 의미하는 작품이다. 1880년대는 톨스토이가 리얼리즘의 대가로서 천재적인 예술성을 발휘하는 작가에서 도덕적 교훈가로 변모하게 되는 시기로 이야기된다. 톨스토이는 1878년 발표한 장편소설 『안나 카레니나』이후 급격한 정신적 변화를 일으키며 창작에 있어 뛰어난 예술적 묘사보다 자신이 문학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주제인 도덕적 가르침과 종교적 교훈성을 우위에 두게 된다. 『부활』은 이처럼 톨스토이가 창작적 세계관에 큰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1880년대에 구상된 작품으로 그간 작가가 삶과 예술에서 추구해왔던 인간의 도덕적 삶과 종교적 구원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부활』은 1899년 발표되었지만, 이미 십여 년 이전에 구상된 것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의 집필 과정을 거쳤다. 톨스토이는 1887년 자신의 영지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절친한 법률가 코니와 담소를 나누던 중 코니의 법률사건에 대해 듣게 된다. 그것은 한 남자가 자신이 유혹한 결과로 결국 파멸하게 된 처녀의 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했다가 양심의 가책으로 고뇌하던 나머지 그녀와 결혼하였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비극적으로 죽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톨스토이는 코니가 들려준 이야기에 깊은 인상을 받게 되었고 여기서 소설『부활』이 시작되었다. 『부활』은 처음 구상에서 다만 상류사회의 전형적 인간에 불과하던 네흘류도프가 법정에서 카튜샤 마슬로바를 대면하고 정신적 각성을 겪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었다.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감과 양심의 가책으로 인해 네흘류도프의 영혼 속에서 일어나는 깨달음과 그의 도덕적 갱생이 소설의 토대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수년 동안의 집필 과정에서 작품의 주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원래 네흘류도프는 코니의 이야기처럼 카튜샤와 결혼하게 되어 있었지만, 톨스토이는 이러한 구상을 바꾸어 소설을 카튜샤가 유형길에서 만난 정치범과 결혼하는 것으로 결말짓게 되는데, 이는 톨스토이가 부활의 문제를 네흘류도프뿐 아니라 카튜사에게도 투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부활』이 집필되던 1880년대 말~1890년대는 러시아가 엄청난 사회적 격변을 겪던 시기였다. 선대 차르였던 알렉산드르 2세가 1861년에 농노해방을 중심으로 펼친 대개혁으로 인해 러시아 사회에 일어났던 자유와 해방에 대한 기대는 부친의 암살로 인해 잔혹한 탄압으로 돌아선 알렉산드르 3세의 반동정치로 인해 산산이 부서졌다. 황제의 혹독한 억압으로 인해 급진적 혁명의 기운이 지하에서 자라나고 테러와 폭력이 횡행했다.

이러한 정치사회적 혼란의 시기에 톨스토이는 네흘류도프의 내면적 통찰을 통해 동시대 사회의 문제로, 사회적 모순과 혁명의 문제로 나아간다. 이로써『부활』 에는 부활하는 또 하나의 인간, 카튜샤 마슬로바의 형상이 떠오른다. 카튜샤는 단순히 네흘류도프에 의해 구제받는 대상이 아니다. 그녀는 유형길에 올라 동료 죄수들, 정치범들과 교류하면서 정신적으로 새로이 태어나게 되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 된다. 그녀가 하층민의 무지하고 비도덕적인 삶의 타성으로부터 벗어나게 되는 것은 네흘류도프의 사랑과 헌신 때문만은 아니다. 카튜샤는 자기 자신의 정신적 각성을 통해 새로이 태어난다. 그러므로『부활』이 카튜샤 마슬로바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귀족 네흘류도프의 도덕적 성찰을 통해 톨스토이는 민중의 고통과 그 원인, 그리고 해결책이 어디 있는지에 관한 분석과 비판으로 나아가지만, 동시에 카튜샤 마슬로바의 각성과 정신적 갱생의 여정을 통해 민중에게 내재해 있던 강인한 생명력과 건강한 도덕성을 그려보인다. 지식인 네흘류도프로부터 시작된 부활은 민중 카튜샤의 영혼의 부활을 통해 진정한 의미를 가진다. 이는 또한 거대한 시대의 흐름, 즉 귀족의 시대였던 19세기로부터 민중의 시대인 20세기로의 전환을 보여준다.

『부활』에 나타난 사회비판은 톨스토이즘으로 이해되는 문명비판론과 무정부주의로부터 나온 것으로 결국 사회주의 혁명을 가져온 당대 러시아의 심각한 사회적 모순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범죄와 빈곤 등 사회적 모순에 대해 개인보다 공동체가 책임이 있다는 톨스토이의 전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또한 진정한 사회의 개혁이 법이나 제도보다 공동체 대다수를 구성하는 민중 자신의 각성, 정신적 ‘부활’을 통해서만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톨스토이의 깨달음은 인류에게 시공을 초월한 진리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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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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