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맥락
쿤은 대부분의 과학 활동은 ‘정상과학’에서 이루어진다고 보았으며, 정상과학에서는 이론을 의심하기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퍼즐 풀이’가 중심이 된다고 설명한다. 포퍼가 말한 것과 같은 반증 시도는 과학에서 매우 드물게 발생하며, 대부분의 과학 활동은 이미 확립된 이론(패러다임)의 규칙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쿤에 따르면, 정상과학 활동에서 과학자들이 문제를 풀지 못할 경우, 이론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의심한다. 과학자들이 풀어야 할 문제가 있고 그에 대한 답이 있다면, 과학자들의 문제 풀이는 어떤 가치를 가지는가? 쿤은 이를 일종의 퍼즐 풀이에 비유한다. 퍼즐 풀이는 과학 활동의 가장 근본적인 특징이다. 퍼즐 풀이에 참여하는 과학자들은 기준과 규칙을 공유하며, 이를 통해 문제 해결의 방향을 설정한다. 이 과정에서 시험은 퍼즐을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될 뿐, 이론 자체를 뒤집으려는 목적은 아니다. 쿤은 정상과학과 퍼즐 풀이의 유무가 천문학과 점성술의 결정적인 차이라고 보았다. 천문학은 예측에 실패했을 때 주전원, 이심원 등 수학적 도구를 보정하고 발전시키는 퍼즐 풀이 활동을 계속해 왔다. 반면, 점성술이 예측에 실패했을 때 퍼즐 풀이 전통이 없었기 때문에, 예측 실패를 설명할 수는 있었지만, 실패를 통해 점성술 자체를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연구 과제를 제공하지 못했다.
고전본문
[...] ‘정상과학’(normal science)은 과거에 있었던 [...] 과학적 성취에 기반한 연구 활동을 뜻하는데, [...] 이러한 성취들은 초급 및 과학 교과서에서 설명된다. 이러한 교과서들은 수용된 이론의 핵심을 자세히 설명하고, 성공적인 응용 사례를 해설하며, 이러한 응용을 범례적 관찰 또는 실험과 비교한다. 교과서들이 널리 퍼지기 전에는 과학 분야의 유명한 고전들이 교과서와 비슷한 기능을 맡았다. [...] 이러한 저술들은 두 가지 특성을 공유했다. 하나는 경쟁하는 과학 활동의 옹호자들을 그 집단에서 떼어내서 자기 쪽으로 끌어올 만큼 [과학적] 성취가 놀라웠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재편된 연구자 집단에게 온갖 종류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남겨놓을 만큼 충분히 융통성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두 가지 특성을 가지는 성취를 ‘패러다임’(paradigm)이라고 부르자. [...] 패러다임에 대한 학습은 과학도가 [...] 과학자 공동체의 구성원이 될 준비를 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학습을 통해서 과학도는 [...] 그들 분야의 기초를 익혔던 사람들과 만나게 되므로, 이후 계속될 그의 [과학] 활동에서 기본 개념에 대한 [...] 의견 충돌은 드물 것이다. 공유된 패러다임에 근거하여 연구하는 사람들은 과학 활동에 대한 동일한 규칙과 표준에 개입하게 된다. [...]
[...] 오늘날의 물리학 교과서는 학생들에게 빛은 광자(photon)이며, 이는 파동과 입자의 특성을 아울러 나타내는 양자역학적 실체라고 가르친다. [...] 그러나 [...] 20세기 초에 플랑크, 아인슈타인 등이 이런 생각을 발전시키기 전까지, 물리학 교과서는 빛을 횡파 운동이라고 가르쳤는데, 이는 19세기 초 광학에 대한 영과 프레넬의 저술에서 유도되었던 패러다임에 기초한 것이었다. 그런데 파동 이론도 광학 분야의 거의 모든 과학자들이 수용한 첫 번째 학설은 아니었다. 18세기 내내 광학 분야의 패러다임을 제공한 것은 뉴턴의 『광학』이었으며, 빛을 물질 입자들이라고 가르쳤다. [...]
물리광학에서 패러다임의 전환들은 과학혁명이며, 하나의 패러다임이 혁명을 거쳐 다른 패러다임으로 연속적으로 이행하는 것은 성숙한 과학에서 나타나는 통상적인 발달 양태다. 그러나 뉴턴의 연구가 출현하기 이전은 그렇지 않았다. [...] 고대로부터 17세기 말까지 빛의 본질에 관해서 널리 수용된 단일한 견해가 나타난 적은 없었다. 그 대신 경쟁하는 학파들과 그 분파들이 널려있었다. [...] 해당 학파들은 각각 특정 형이상학적 사고와 관련을 맺으면서 세력을 키웠으며, 자신들의 이론이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특정한 광학 현상을 모범적인 관찰 사례로 강조했다. 그 밖의 관찰은 임시방편적인 설명을 하거나, 나중에 연구할 문제로 남겼다.
[...] 뉴턴 이전에 나온 물리광학의 개요를 검토해 본 사람이라면, 해당 분야의 종사자들이 과학자였더라도, 이들 활동의 총체적 결과는 과학 이하의 무엇이었다고 결론내릴 것이다. 당연하게 받아들일 공통된 믿음의 핵심이 없었기 때문에, 모든 물리광학의 저자는 각자 자기 분야를 기초부터 새로 개척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저자들은 관찰과 실험을 비교적 자유롭게 선택했는데, 이는 설명해야 하는 방법이나 현상에 대한 표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출판된 책의 논의는 [...] 다른 학파의 학자들을 향했다. [...] 이것은 뉴턴 이후의 물리광학, 그리고 다른 자연과학에서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그러한 발달 유형이 아니다.
-토머스 S. 쿤, 『과학혁명의 구조』, 「2장. 정상과학에로의 길」 중에서
토론하기
(1) 쿤이 말하는 ‘패러다임’의 두 가지 핵심 특성은 무엇이며, 왜 이 두 특성이 정상과학의 기반이 되는지 설명해 보시오.
(2) 교과서와 수업 내용이 하나의 ‘패러다임’처럼 작동한다고 느낀 경험이 있는가? 그 안에서 문제를 푸는 과정이 퍼즐 풀이와 어떻게 비슷했는지 이야기해 보시오.
(3) 쿤은 천문학과 점성술의 차이를 ‘퍼즐 풀이 전통’의 유무에서 찾았다. 오늘날 사회에서 과학과 사이비 과학을 구분할 때, 퍼즐 풀이 전통이라는 기준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하는가? 그 이유를 토론해 보시오.
해설읽기
이 글에서 토머스 쿤은 과학이 발전하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정상과학”(normal science)과 “패러다임”(paradigm)이라는 두 가지 핵심 개념을 소개한다. 정상과학은 이미 과학자들이 폭넓게 받아들인 이론과 방법을 바탕으로 하는 연구 활동이다. 이러한 과학적 성취는 단순히 한 번의 발견이 아니라, 앞으로의 연구를 위한 공통의 틀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오늘날 물리학 교과서가 빛을 ‘광자’(photon)라고 가르치는 것은, 이미 이 개념이 과학자들 사이에서 충분히 인정받아 교과서에 실릴 만큼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쿤은 이러한 과학적 성취를 “패러다임”이라고 부른다. 패러다임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연구자들이 공유하는 문제 해결 방식, 실험과 관찰 방법, 무엇이 좋은 설명인지 판단하는 기준을 모두 포함한다. 패러다임을 배우는 것은 과학자가 될 준비를 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동료들과 공통의 언어와 규칙을 갖게 되고, 연구 방향과 판단 기준을 공유하게 된다. 하나의 패러다임이 다른 패러다임으로 바뀌는 과정을 쿤은 “과학혁명”(scientific revolution)이라고 부른다. 성숙한 과학에서는 이런 전환이 순차적으로 일어나지만, 공통된 패러다임이 없는 상태에서는 연구가 분열되어 발전이 더디다. 뉴턴 이전의 광학에서는 여러 학파가 각기 다른 이론을 주장했다. 각 학파는 자신들의 이론이 잘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을 대표 사례로 삼고, 다른 현상에 대해서는 임시로 설명하거나 설명을 나중으로 미루었다. 공통된 규칙이나 표준이 없을 때는 연구자들이 각자 처음부터 연구를 새로 시작해야 하고, 서로의 연구를 발전적으로 연결하기 어렵다. 쿤은 이를 두고 “당시의 광학은 과학 이하의 무엇이었다”고 평가한다. 왜냐하면 과학은 단순히 관찰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된 기준에 따라 지식을 쌓아 가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 쿤이 말하려는 핵심은, 과학이 단순히 사실을 모으는 활동이 아니라, 공통된 패러다임 속에서 퍼즐을 풀어 가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패러다임이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같은 규칙 아래에서 문제를 풀고, 설명되지 않는 현상이 쌓일 때 비로소 혁명적인 전환이 일어난다. 과학의 발전은 꾸준한 정상과학 활동과 드물게 일어나는 과학혁명이 번갈아 나타나는 흐름 속에서 이루어진다.
키워드
과학 혁명, 공약 불가능성, 변칙 현상, 정상 과학, 패러다임, 퍼즐 풀이
전후맥락
쿤은 대부분의 과학 활동은 ‘정상과학’에서 이루어진다고 보았으며, 정상과학에서는 이론을 의심하기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퍼즐 풀이’가 중심이 된다고 설명한다. 포퍼가 말한 것과 같은 반증 시도는 과학에서 매우 드물게 발생하며, 대부분의 과학 활동은 이미 확립된 이론(패러다임)의 규칙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쿤에 따르면, 정상과학 활동에서 과학자들이 문제를 풀지 못할 경우, 이론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의심한다. 과학자들이 풀어야 할 문제가 있고 그에 대한 답이 있다면, 과학자들의 문제 풀이는 어떤 가치를 가지는가? 쿤은 이를 일종의 퍼즐 풀이에 비유한다. 퍼즐 풀이는 과학 활동의 가장 근본적인 특징이다. 퍼즐 풀이에 참여하는 과학자들은 기준과 규칙을 공유하며, 이를 통해 문제 해결의 방향을 설정한다. 이 과정에서 시험은 퍼즐을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될 뿐, 이론 자체를 뒤집으려는 목적은 아니다. 쿤은 정상과학과 퍼즐 풀이의 유무가 천문학과 점성술의 결정적인 차이라고 보았다. 천문학은 예측에 실패했을 때 주전원, 이심원 등 수학적 도구를 보정하고 발전시키는 퍼즐 풀이 활동을 계속해 왔다. 반면, 점성술이 예측에 실패했을 때 퍼즐 풀이 전통이 없었기 때문에, 예측 실패를 설명할 수는 있었지만, 실패를 통해 점성술 자체를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연구 과제를 제공하지 못했다.
고전본문
[...] ‘정상과학’(normal science)은 과거에 있었던 [...] 과학적 성취에 기반한 연구 활동을 뜻하는데, [...] 이러한 성취들은 초급 및 과학 교과서에서 설명된다. 이러한 교과서들은 수용된 이론의 핵심을 자세히 설명하고, 성공적인 응용 사례를 해설하며, 이러한 응용을 범례적 관찰 또는 실험과 비교한다. 교과서들이 널리 퍼지기 전에는 과학 분야의 유명한 고전들이 교과서와 비슷한 기능을 맡았다. [...] 이러한 저술들은 두 가지 특성을 공유했다. 하나는 경쟁하는 과학 활동의 옹호자들을 그 집단에서 떼어내서 자기 쪽으로 끌어올 만큼 [과학적] 성취가 놀라웠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재편된 연구자 집단에게 온갖 종류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남겨놓을 만큼 충분히 융통성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두 가지 특성을 가지는 성취를 ‘패러다임’(paradigm)이라고 부르자. [...] 패러다임에 대한 학습은 과학도가 [...] 과학자 공동체의 구성원이 될 준비를 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학습을 통해서 과학도는 [...] 그들 분야의 기초를 익혔던 사람들과 만나게 되므로, 이후 계속될 그의 [과학] 활동에서 기본 개념에 대한 [...] 의견 충돌은 드물 것이다. 공유된 패러다임에 근거하여 연구하는 사람들은 과학 활동에 대한 동일한 규칙과 표준에 개입하게 된다. [...]
[...] 오늘날의 물리학 교과서는 학생들에게 빛은 광자(photon)이며, 이는 파동과 입자의 특성을 아울러 나타내는 양자역학적 실체라고 가르친다. [...] 그러나 [...] 20세기 초에 플랑크, 아인슈타인 등이 이런 생각을 발전시키기 전까지, 물리학 교과서는 빛을 횡파 운동이라고 가르쳤는데, 이는 19세기 초 광학에 대한 영과 프레넬의 저술에서 유도되었던 패러다임에 기초한 것이었다. 그런데 파동 이론도 광학 분야의 거의 모든 과학자들이 수용한 첫 번째 학설은 아니었다. 18세기 내내 광학 분야의 패러다임을 제공한 것은 뉴턴의 『광학』이었으며, 빛을 물질 입자들이라고 가르쳤다. [...]
물리광학에서 패러다임의 전환들은 과학혁명이며, 하나의 패러다임이 혁명을 거쳐 다른 패러다임으로 연속적으로 이행하는 것은 성숙한 과학에서 나타나는 통상적인 발달 양태다. 그러나 뉴턴의 연구가 출현하기 이전은 그렇지 않았다. [...] 고대로부터 17세기 말까지 빛의 본질에 관해서 널리 수용된 단일한 견해가 나타난 적은 없었다. 그 대신 경쟁하는 학파들과 그 분파들이 널려있었다. [...] 해당 학파들은 각각 특정 형이상학적 사고와 관련을 맺으면서 세력을 키웠으며, 자신들의 이론이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특정한 광학 현상을 모범적인 관찰 사례로 강조했다. 그 밖의 관찰은 임시방편적인 설명을 하거나, 나중에 연구할 문제로 남겼다.
[...] 뉴턴 이전에 나온 물리광학의 개요를 검토해 본 사람이라면, 해당 분야의 종사자들이 과학자였더라도, 이들 활동의 총체적 결과는 과학 이하의 무엇이었다고 결론내릴 것이다. 당연하게 받아들일 공통된 믿음의 핵심이 없었기 때문에, 모든 물리광학의 저자는 각자 자기 분야를 기초부터 새로 개척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저자들은 관찰과 실험을 비교적 자유롭게 선택했는데, 이는 설명해야 하는 방법이나 현상에 대한 표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출판된 책의 논의는 [...] 다른 학파의 학자들을 향했다. [...] 이것은 뉴턴 이후의 물리광학, 그리고 다른 자연과학에서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그러한 발달 유형이 아니다.
-토머스 S. 쿤, 『과학혁명의 구조』, 「2장. 정상과학에로의 길」 중에서
토론하기
(1) 쿤이 말하는 ‘패러다임’의 두 가지 핵심 특성은 무엇이며, 왜 이 두 특성이 정상과학의 기반이 되는지 설명해 보시오.
(2) 교과서와 수업 내용이 하나의 ‘패러다임’처럼 작동한다고 느낀 경험이 있는가? 그 안에서 문제를 푸는 과정이 퍼즐 풀이와 어떻게 비슷했는지 이야기해 보시오.
(3) 쿤은 천문학과 점성술의 차이를 ‘퍼즐 풀이 전통’의 유무에서 찾았다. 오늘날 사회에서 과학과 사이비 과학을 구분할 때, 퍼즐 풀이 전통이라는 기준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하는가? 그 이유를 토론해 보시오.
해설읽기
이 글에서 토머스 쿤은 과학이 발전하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정상과학”(normal science)과 “패러다임”(paradigm)이라는 두 가지 핵심 개념을 소개한다. 정상과학은 이미 과학자들이 폭넓게 받아들인 이론과 방법을 바탕으로 하는 연구 활동이다. 이러한 과학적 성취는 단순히 한 번의 발견이 아니라, 앞으로의 연구를 위한 공통의 틀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오늘날 물리학 교과서가 빛을 ‘광자’(photon)라고 가르치는 것은, 이미 이 개념이 과학자들 사이에서 충분히 인정받아 교과서에 실릴 만큼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쿤은 이러한 과학적 성취를 “패러다임”이라고 부른다. 패러다임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연구자들이 공유하는 문제 해결 방식, 실험과 관찰 방법, 무엇이 좋은 설명인지 판단하는 기준을 모두 포함한다. 패러다임을 배우는 것은 과학자가 될 준비를 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동료들과 공통의 언어와 규칙을 갖게 되고, 연구 방향과 판단 기준을 공유하게 된다. 하나의 패러다임이 다른 패러다임으로 바뀌는 과정을 쿤은 “과학혁명”(scientific revolution)이라고 부른다. 성숙한 과학에서는 이런 전환이 순차적으로 일어나지만, 공통된 패러다임이 없는 상태에서는 연구가 분열되어 발전이 더디다. 뉴턴 이전의 광학에서는 여러 학파가 각기 다른 이론을 주장했다. 각 학파는 자신들의 이론이 잘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을 대표 사례로 삼고, 다른 현상에 대해서는 임시로 설명하거나 설명을 나중으로 미루었다. 공통된 규칙이나 표준이 없을 때는 연구자들이 각자 처음부터 연구를 새로 시작해야 하고, 서로의 연구를 발전적으로 연결하기 어렵다. 쿤은 이를 두고 “당시의 광학은 과학 이하의 무엇이었다”고 평가한다. 왜냐하면 과학은 단순히 관찰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된 기준에 따라 지식을 쌓아 가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 쿤이 말하려는 핵심은, 과학이 단순히 사실을 모으는 활동이 아니라, 공통된 패러다임 속에서 퍼즐을 풀어 가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패러다임이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같은 규칙 아래에서 문제를 풀고, 설명되지 않는 현상이 쌓일 때 비로소 혁명적인 전환이 일어난다. 과학의 발전은 꾸준한 정상과학 활동과 드물게 일어나는 과학혁명이 번갈아 나타나는 흐름 속에서 이루어진다.
키워드
과학 혁명, 공약 불가능성, 변칙 현상, 정상 과학, 패러다임, 퍼즐 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