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베트의 만찬(Babette’s Feast)」은 이자크 디네센의 단편소설이다. 1950년 덴마크어로 출판되었다. 이후 1958년 디네센의 단편모음집 『운명의 일화들 (Anecdotes of Destiny) 』에 수록되었다. 1987년 영화화되어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BAFTA 필름 어워드 외국어 영화상, 런던 비평가협회 외국어 영화상 등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한국어로 번역되기도 했다.
작품의 배경은 노르웨이 피요르드 지역의 조그만 시골마을이다. 금욕적인 청교도 종파 목사의 아름다운 두 딸 마르티네와 필리페 자매는 주변 젊은이들이 마음을 설레게 했다. 마르티네는 멋진 장교와 설레는 사랑의 교감이 있었고,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필리페는 프랑스 파리 오페라계의 거장인 아실 파팽을 만나 노래를 배우기도 했지만, 금욕적인 생활방식에 익숙한 그들은 세속의 욕망과 허영을 버리고 사랑도 명성도 거부한다. 마르티네를 사랑했던 장교도 떠나고, 필리페와 파리 오페라 무대를 정복하는 꿈을 꾸었던 파팽도 떠났다. 두 자매는 세상을 등지고 작은 시골마을에서 수도자처럼 늙어간다.
그러던 어느날 두 자매의 삶 속으로 바베트가 찾아온다. 프랑스의 정치적 격동과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남편과 아들과 모든 것을 잃은 그녀는 파팽의 소개장을 들고 노르웨이 외딴 마을로 피난을 온 것이다. 오갈데 없는 바베트는 두 자매의 집안일을 도우며 함께 지낸다. 바베트는 뛰어난 살림 솜씨로 자매들 뿐 아니라 형제 자매로 살아가는 같은 교단에 속한 이웃사람들에게도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로 자리매김 한다. 그리고 12년이 지난 어느날 바베트는 1만 프랑의 복권에 당첨되는데, 그녀는 두 자매에게 감사의 뜻으로 돌아가신 목사님의 100세 생일 기념 만찬에 자신의 돈으로 제대로된 프랑스 요리를 대접하고 싶다고 제안한다. 검소하고 소박한 생활이 몸에 밴 자매들은 프랑스 요리라는 사치스러운 음식은 거부감이 들었지만, 바베트의 간청에 마지못해 허락한다. 그러자 바베트는 작은 마을 사람들이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재료들을 사들이고 특별한 만찬을 준비한다. 식탁에 둘러앉은 12명의 사람들은 처음 맛보는 특별한 음식에 마법과 같은 변화를 경험한다. 얼어붙은 마음이 녹고, 가슴 속 깊이 감춰둔 이야기를 털어 놓고, 반목하던 형제들은 화해의 말을 건넨다. 바베트가 준비한 만찬 요리에는 과연 어떤 비밀이 숨어 있었을까?